15-16일 새생명나눔회 해파랑길 ‘신기한 동행’
신장기증인 44명, 신장이식인 7명… 51명 참여
2015년 신장 기증 집사와 이식받은 목사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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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신장기증인 이영천 집사를 만난 이식인 김동조 목사. ⓒ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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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조 목사는 7년 전 자신에게 소중한 신장 하나를 나누어준 기증인 이영천 집사를 만나 푸르른 바다가 일렁이는 해파랑길 99.9km를 함께 걸으며 눈물을 삼켰다.
김 목사는 신장이 모두 망가져 2009년부터 혈액투석 치료를 힘겹게 받아오다, 지난 2015년 7월 얼굴도 이름도 모르던 이영천 집사에게 신장을 이식받으며 새 삶을 선물받았다.
기증 당시 이영천 집사는 타인을 위한 생존 시 순수 신장기증 연령 제한인 이순을 앞두고, 더 늦기 전에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참된 사랑을 전하고자 생명나눔을 결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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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을 기증한 후에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리며 해파랑길 걷기에 나선 신장기증인들. ⓒ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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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사랑의교회와 함께하는 신기한(신장을 기증하고 이식받은 한가족의 릴레이 걷기) 동행’에서는 죽도정에서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 41-49코스를 이어 걸은 신장기증인과 이식인의 표정이 밝았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걷는다는 감격이 내리쬐는 가을볕과 세찬 바닷바람도 이겨냈다.
이날 김동조 목사를 만난 기증인 이영천 집사 역시 반가운 마음에 그를 안으며 “하나님을 믿는 분께 기증하고 싶었는데, 목사님께 신장 하나를 드릴 수 있어 정말 기뻤다”며 “건강한 목사님을 뵈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고,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 밖에 ‘신기한 동행’에는 신장을 기증한 목회자 8명도 함께했다. 이들 중 이태조, 최정식, 표세철 목사는 신장기증에 이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타인에게 간까지 기증하며 두 번의 생명나눔을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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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대가 없이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한 콩팥선교단 목회자들. ⓒ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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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말, 우리나라 고형장기(심장, 간, 폐, 신장, 췌장, 췌도, 소장) 이식대기자는 3만 9,261명으로, 이 중 75%인 2만 9,631명이 신장 이식을 대기하고 있다. 신장이식 대기자는 지난 2016년 1만 7,959명 수준에서 5년 만에 2만 9,631명으로 증가했을 만큼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2020년 장기이식 통계연보에 따르면 신장 이식인의 평균 대기기간 역시 2,222일에 달할 정도로 길다. 오랜 기간 대기하더라도 장기를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이식대기자 중 매일 6.8명이 숨지는 상황에서 내일을 기약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 2020년 생면부지 타인을 위한 순수 신장기증은 2017년 7건, 2018년 3건, 2019년 1건으로 계속 감소하다 2020년에는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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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 해맞이공원에 모여 신기한 동행에 나서는 생존 시 신장기증인과 이식인들. ⓒ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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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44명의 생존 시 신장기증인들과 7명의 신장이식인들이 동해안을 따라 99.9km를 걷는 릴레이 걷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번 1박 2일 걷기에 참석한 신장기증인 대다수가 60-70대이고, 80대 기증인도 다수 참석해 또래보다 앞선 건강을 자랑하며, 생존 시 장기기증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데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