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 문화, 캔슬 컬쳐, cancel culture
ⓒUnsplash
미국 복음주의 지도자의 절반 가량이 기독교적 관점이나 이에 따른 ‘연좌제’(guilt by association)로 불이익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힌 새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지난 7, 8월 전미복음주의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 NAE)가 복음주의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48%가 “지도자나 지도자의 관점에 대한 불만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서 ‘취소당하는’ 일을 경험한 적 있다”고 했다.

이 결과는 교단의 CEO와 선교부, 대학, 출판사 및 교회와 같은 다양한 복음주의 조직의 대표를 포함한 NAE 이사회의 월간 설문조사의 일부다.

NAE의 월터 김 회장은 “‘취소 문화’(Cancel Culture)란 거절의 방식으로 어떤 사람이나 조직·사역을 배제하는 관행”이라며 “용납할 수 없는 행동과 정통적이지 않은 입장에 대해 분명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우리가 직면한 실제 도전에 대해 의미있는 열린 대화를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지도자들은 “취소 문화가 일상이 됐기 때문에,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거절을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NAE는 그러나 “취소 문화에 따른 보복 때문에 복잡한 문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텍사스 그레이프바인에 위치한 펠로우십교회(Fellowship Church)의 에드 영(Ed Young)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와 관련된 설교 영상을 올렸다가 유료 광고가 삭제됐다고 밝혔다.

처치리더스(Church Leaders)에 따르면, 에드 영 목사는 “이번 주에 페이스북이 나를 ‘취소’했다. 우리의 놀라운 미디어팀이 이 광고들을 모아서 보여 줬다. 그리고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CEO)와 그의 친구들은 어떤 이유에선지 그것들을 파헤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CP는 “많은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열린 마음으로 존중하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 동참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보수회중기독대회(Conservative Congregational Christian Conference, CCCC) 론 해밀턴 목사는 “나는 의견을 환영하며, 토론을 정책으로 삼았다. 나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은 이들은 우려사항을 공유하기 위해 연락했다”고 말했다.

“거절(취소)당한 적 없다”고 말한 이들 역시 자신의 신념이나 참여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어딘가에서 거절당했거나 초대받지 못했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바인야드 콜럼버스(Vineyard Columbus)의 창립자인 리치 네이선(Rich Nathan) 목사는 “내가 아는 바로는 그렇지 않다! 처음부터 강연에 초대받지 못한 이유가 나의 견해 때문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부 지도자들은 ‘연좌제’도 취소의 근거가 됐다고 말했다. 스트레티직 리뉴얼(Strategic Renewal)의 다니엘 헨더슨(Daniel Henderson) 회장은 “나는 주요 기독교 대학에서 (약 9년간) 연례 행사의 주요 연사로 봉사해 왔다. 내 성역은 일관되게 유지됐고 내 견해는 전혀 바뀌지 않았으나, 그들의 교리적 특징을 벗어나는 이들과의 관계성 때문에 거부당했다”고 했다.

월터 김 회장은 “개인과 단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지만, 다른 신념을 가졌다는 이유로 처벌돼서는 안 된다. 우리는 차이점을 넘어 대화를 장려해야 한다. 대화의 문을 열고, 차이점을 가진 이들에게 대화를 요청하자. 결국 그것이 예수님의 길이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