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대책‧목회데이터연구소 TFT 구성 및 기획
조사와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진단과 예측 시도
SBNR·하이브리드 처치·몰라큘 라이프 등 선정

 ‘한국교회 트렌드 2023’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1층 그레이스홀에서 ‘한국교회 트렌드 2023’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송경호 기자

2000년대 이래 한국 기독교의 성장은 정체되다가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기독교에 대한 반사회적 분위기는 커졌고, 코로나19를 거치며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확산됐다. 한때는 교회를 세우기만 하면 급성장했지만, 지금은 수많은 교회가 규모에 상관 없이 유지에 급급할 지경이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이때, 국내 최초로 한국교회 트렌드를 분석한 <2023년 한국교회 트렌드>가 발간됐다. 조사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한국교회 진단과 예측을 시도해, 목회자들의 2023년 목회 방향을 계획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는 19일(월)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 기념관 1층 그레이스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번 저서는 양 기관이 함께 TFT를 구성·기획하고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조사와 집필을 주관했다. 또 기아대책은 ‘목회자미래비전네트워크’를 통해 연구협력과 출판에 따른 프로세스 및 모든 예산을 지원했다.

1부 예배에서는 기아대책 전응림 부회장의 사회로 한교총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가 설교했다. 류 목사는 “지금은 지구촌 전체가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빛의 속도로 그 위기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라고 예외일 수 없다.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계획과 길을 만들어내야 할 때”라고 했다. 이후 김덕선 목사(예람교회)의 축도로 예배를 마무리했다.

2부 기념식에서는 기아대책 박재범 부문장의 사회로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이 발간사를 전하고 김형국 목사(나들목교회네트워크), 변창배 목사(CTS 부사장)가 축사했다. 3부 기자간담회에서는 지용근 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와 각 트렌드 키워드별 집필자가 소감을 전했다.

기아대책과 목회데이터연구소는 2033년 초부터 7월까지 담임목사, 부목사, 개신교인,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와 관련된 총 6개의 조사를 광범위하게 진행했다. 전문 리서치 데이터에 기반, 한국교회 최초 트렌드 분석서로 꼽히는 이번 저서는 10가지 트렌드 키워드를 한국교회에 제안했다.

“이전의 패턴 버리면서도 신앙 포기 않아”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SBNR 증가
단절되되 최소의 관계 갖는 ‘몰라큘 라이프’
‘쫓아가면 도망’ MZ세대, 영적 필요 채워야

이들은 첫 번째로 ‘플로팅 크리스천(Floating christian)’의 등장에 주목했다. 이는 ‘붕 떠 있는 크리스천’이라는 뜻으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상당히 많은 크리스천들이 온라인이나 방송을 통해 예배를 드리거나 일시적으로 예배에 참석하지 않고 있는 현상을 빗댄 신조어다. 넓은 의미에서 여러 교회의 예배를 떠돌고 있지만, 코로나 이전 신앙생활의 고정된 패턴을 버리면서도 신앙생활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한국교회 트렌드 2023’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은 “한국교회는 유례없는 변화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고, 더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목회 환경의 분석에 대한 필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경호 기자
 ‘한국교회 트렌드 2023’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이 책의 특징은 진단과 예측이다. 개교회 리더들이 내년도 목회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송경호 기자

두 번째로 꼽은 키워드는 SBNR이다. ‘Spritual But Not Religious’의 약자로,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다’는 말이다. 종교적인 것은 교회라는 조직과 더 연관이 있고, 영적인 것은 교회와는 상관이 없다. 서구 유럽 기독교 국가에서는 기독교가 쇠퇴하는 것을 보고 종교가 없어질 줄 알았는데, 다른 형식의 종교적 흐름이 생겼다. 교회는 쇠퇴하고 SBNR은 증가한 것이다. 한국 역시 SBNR의 두드러진 증가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해야 할 시점으로 봤다.

세 번째는 ‘하이브리드 처치(Hybris Church)’다.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재미와 효율’을, 오프라인에서는 ‘의미와 경험’을 추구한다. 하이브리드 교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한 장소에 우선성을 두지 않고 두 영역 모두를 매우 진정성 있게 돌보고 동일한 관심을 살핀다. 집필자는 “하이브리드 교회는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다. 유기적인 옴니채널을 통해 복음을 변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네 번째는 ‘몰라큘 라이프(Molecule Life)’다. 사회관계는 더 단절됐지만, 최소한의 사람들과 모임을 갖는 것을 뜻한다. 삶의 방식은 ‘언택트’로 변했지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오늘날과 같이 복잡한 사회에서는 모든 조직과 개인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서로가 서로를 의지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의 행태가 교회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여섯 번째로 꼽은 ‘쫓아가면 도망가는 MZ세대’는 자기중심적이고, 공정한 보상에 민감하며, 자기 성장과 개발에 열정적이다. 더욱 진실하고 깊고 의미있는 관계를 갈망하는 그들에 교회만큼 필요를 채워 줄 수 있는 곳도 없다. 그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와 영적 필요를 살펴봤다.

이 외에도 ‘액티브 시니어’, ‘올라인(All Line) 목회’, 사회에 대한 공적 책임의식을 강조한 ‘퍼블릭 처치(Public Church)’, ‘격차교회 서바이벌목회’, ‘기후교회(Climate Church)’를 제시했다.

 ‘한국교회 트렌드 2023’
▲출판기념회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참석자들. ⓒ송경호 기자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은 “한국교회는 유례없는 변화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고, 더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목회 환경의 분석에 대한 필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지역과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변화하는 목회 환경에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데 좋은 참고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그간 목회자들로부터 한국교회도 이제는 트렌드 책이 나올 때가 됐다며 출간에 대한 요청을 많이 받았다”며 “이 책의 특징은 진단과 예측이다. 개교회 리더들이 내년도 목회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