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제11차 총회에 기대하는 4가지 신앙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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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성 칼럼] 예수님께서 WCC 총회에 참석하면, 뭐라고 하실까?

“하나님의 구원에 제한이 없다”는 그들에게

▲독일 카를스루에에서 열린 WCC 제11차 총회 사전 행사 모습. ⓒWCC

▲독일 카를스루에에서 열린 WCC 제11차 총회 사전 행사 모습. ⓒWCC
1.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1차 총회가 독일 카를스루에(Karlsruhe)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끈다’는 주제로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현지시간) 개최된다. 140여 개국 회원 교회 총대 약 5천 명과 기타 인사들이 참가한다.

2. WCC 총회는 프로테스탄트 기독교인들만 아니라 로마가톨릭교회 신자, 불자, 무슬림, 힌두교인, 기타 종교인들도 가담한다. 회원교회 대표자들과 비회원교회 멤버들 그리고 타종교인들이 참가한다. 마치 세계 종교인 총회같은 인상을 준다.

3. WCC 제11차 총회는 참가자들에게 참가비를 받는다. 세계은행 분류에 따라 한국,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참가자 개인은 300유로(한화 약 40만원)의 참가비를 낸다. 총회를 초대하는 독일과 스위스 ‘호스트’ 교회들의 재정 상태가 넉넉하지 않은 듯하다.

4. WCC는 오랫동안 한국교회의 뜨거운 감자였다. 최근 기독교계 모 일간지는 아직도 WCC에 대한 적잖은 오해와 의심이 있다면서, 이 단체를 변호하는 기사들을 게재했다. WCC는 용공주의 집단이 아니다, 단일교회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개종전도를 금하지 않는다, 자유주의 신학을 지향하지 않는다고 한다. WCC를 “예수라는 한 뿌리에 달린 여러 개의 가지들의 연합체”로 선전한다.

5. 예장 통합 제106회 총회(2021)는 “WCC는 종교다원주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특임교수이며 전 WCC 선교전도위원회 총무 금주섭 박사가 쓴 글, 곧 위 내용을 담은 보고를 받아들여 이를 공식화했다.

6. WCC가 종교다원주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함은 사실과 다르다. 기만적인 사실 호도이다. WCC 부산총회(2013)가 선포한 ‘선교전도 선언서’는 “하나님의 구원에 제한이 없다”고 명시한다. 이는 명백한 종교다원주의 진술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구원의 길이지만, 그 밖에도 여러 가지 구원의 길들이 있다는 뜻이다.

7. WCC 제11차 총회에 기대한다.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신학자들이 오랫동안 애써 변호하고 ‘오해’라고 하는 여러 가지들을 바로잡는 아래와 같은 내용을 선언문을 선포해 달라.

(1) WCC는 예수 그리스도가 구원의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 종교다원주의주의를 표방하지 않는다.

(2) WCC는 개종전도금지를 반대한다. 선교유예를 지지하지 않는다. 이신칭의 구원론 중심의 선교를 금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의 대속적 사역을 통한 하나님의 구원 메시지 선포를 선교로 보는 선교관을 유지한다. 복음이 있어야 할 자리에 세상사 곧 인간사 해결을 위치시키지 않는다.

(3) WCC는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다. 성경이 우리의 신앙과 행위의 유일한 최종적 규범이라고 믿는다.

(4) WCC는 용공주의나 인본주의를 거부한다.

8. 이상 네 가지 핵심은 2013년 ‘한국교회 4대 선언문’ 내용이기도 하다. 한국 에큐메니칼 신학자들과 그룹들은 이 신앙고백문서를 ‘쓰레기’라고 비난하고 배격했다. WCC가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일 까닭이 없다.

한국의 언론사들과 에큐메니안들은 더 이상 WCC에 대하여 한국교회가 오해를 한다느니, 억측이라느니 하는 따위의 변명은 하지 말라. 금주섭 박사를 포함한 에큐메니칼 신학자들은 한국교회를 기만하는 사실호도를 중단하라.

▲과거 WCC 총회 모습. ⓒ크투 DB

▲과거 WCC 총회 모습. ⓒ크투 DB
9. WCC 제11차 총회는 세상사 해결을 ‘선교’로 앞세우며, 환경보호, 인권, 억압, 경제적 빈곤, 사회적 불안, 인종 갈등 등의 현실에 주목한다. 기후위기, 팬데믹, 전쟁, 평화, 정의, 세계 전역에 나타나는 인종주의로 증폭되는 우리 사회와 세계의 구조적 경제 불평등, 성 차별, 기타 여러 가지 유형의 불의들을 다룬다.

10. WCC 제11차 총회에서 실종된 것이 있다. ‘예수 구원의 복음’이다. 카를스루에 총회에 상정된 토론 주제 93가지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원의 복음이 포함돼 있지 않다. 국가연합(UN)이나 비정부기구가 해결해야 할 세상사 곧 ‘하나님의 선교’ 과제들만 다룬다.

11. WCC 총회 참가자들을 위한 토론 주제들(workshop topics)은 WCC의 유일한 관심사가 무잇인지 확인시켜 준다. 십자가 구원의 복음, 곧 예수께서 땅 끝까지 이르러 증언하라고 한 복음전도와 그 증언의 메시지 주제는 상정되지 않았다.

12. WCC가 상정한 토론 주제 93가지 중 한국과 관련되 것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한국전쟁 종식을 위한 종교 및 시민사회 연합’이다. WCC는 “한반도의 당사자들은 기술적으로 서로 전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질책한다.

두 번째는 ‘청년 빈곤 문제’이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세상을 하나님 나라로 바꾸는 모험을 하겠다고 한다. 돈이 지배하고, 모든 난제를 개인의 문제로 몰아가는 세상을 바꿀 지략을 모색한다.

13. WCC가 상정한 93가지 토론 주제들은 모두 세상사 곧 ‘하나님의 선교’와 관련된 것들이다. 첨부 기사 목록을 참고하라.

14. 토론 주제 93가지 가운데 제4항은 ‘복음화와 선교’를 언급한다. “우리의 에큐메니칼 소명에 대한 시험으로서의 복음화: 국경 초월, 관계 구축, 증거 강화, 교회 일치, 전도, 공동 증거, 수용적 일치 운동, 여성, 장애, 정교회”를 다룬다. WCC가 언급하는 복음화, 전도, 증거는 성경과 역사적 기독교의 개념과 같지 않다.

15. WCC가 말하는 복음화와 전도는 만남, 대화, 관계구축, 진실 말하기, 화해 등이다. 불의와 갈등과 폭력에 저항하는 일이다. “그리스도의 자기 비움의 사랑의 본을 따라 교회와 기독교인 개개인은 성령의 능력을 통한 선교와 전도의 지속적 사역에서 화해와 일치로 감동을 받는다”, “선교와 전도의 은사를 받는 것이 불의와 갈등과 폭력으로 찢겨진 세상에서 기독교인의 공통된 증거뿐만 아니라 교제를 구축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16. WCC 제11차 총회의 93개 워크샵 주제들은 다음의 사실들을 시사한다.

첫째, WCC 총회 논의 주제들은 그리스도의 복음과 무관하다. 이 단체에는 복음주의자의 말이 먹혀들거나 관점이 비집고 들어설 공간이 없다. 온통 이른바 ‘하나님의 선교' 관련 주제들만 다룬다. ‘하나님의 선교’란 하나님이 하고 있는 세상 일에 교회가 적극 가담하여 돕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WCC의 관심과 선교의 폭은 매우 넓다. 인류와 온 세상을 포함한다. 칼빈주의 문화관이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삶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셋째, WCC의 기본구도는 역사적 기독교 신앙이 아니다. 해방신학, 혁명신학, 자유주의 신학 일변도이다. 주객이 전도되어 있다. 예수 복음이 설 자리에 세상사 해결이 차지하고 있다. 앙꼬 없는 찐빵, 노른자위 없는 계란과 같다.

십자가 복음과 구령의 열정을 간과한 이 단체는 세상사 해결을 복음사명 수행으로 여긴다. 교회로 하여금 제한된 에너지를 세상사 해결에 소진하도록 유도한다.

넷째, 만약 예수님이 카를스루에 총회에 참가하면 뭐라고 하실까? 주객의 전도 곧 십자가, 복음, 구원의 진리가 서야 할 자리에 세상사가 자리 잡고 있음을 탄식할 것이다.

알곡 밭에 가라지들이 무성한 것을 가슴 아파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나의 성육신, 대속적 죽음, 하나님과 인간의 화해, 거룩한 접붙임, 칭의, 영생은 어디 있는가?”, “너희가 이렇게 하고서도 나의 제자됨을 언급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통곡할 것이다.

17. 예수 그리스도는 9년 전 부산(2013)에서 통곡하셨다. 독일 카를스루에(2022)에서도 통분해하실 것이다. WCC에 도성인신(道成人身, 말씀이 육신이 되시다), 대속적 죽음, 육체적 부활의 진리는 어디에 있는가 하고 질책하실 것이다. 교회의 제한된 에너지를 국가, 국가연합, 비정부기구들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들에 쏟아붓는 데 대하여 분노하실 수도 있다.

18. WCC 제11차 총회 주제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끈다’이다. WCC가 인용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은 사도 바울이 설명하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불일치한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 하나님과의 화목, 다시 살아남, 화목의 직분 수행과 관련시켜 말한다.

(1)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 우리가 생각하건대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었은즉 모든 사람이 죽은 것이라(고후 5:14).

(2) 그가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살아 있는 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그들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오직 그들을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이를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라(고후 5:15).

(3)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서 났으며 그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주셨으니(5:18).

(4)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5:19).

(5)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사신이 되어 하나님이 우리를 통하여 너희를 권면하시는 것 같이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간청하노니 너희는 하나님과 화목하라(5:20).

(6)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5:21).

19. ‘그리스도의 사랑’은 하나님 사랑의 반영이다. 요한은 말씀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3:16).

20.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은 기초 다지기이다. 기초기 튼튼한 건물이 견고하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포용주의·다원주의·신앙 무차별주의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니다. 십자가 없는 세계교회협의회,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보자를 조건으로 하지 않는 그리스도의 사랑은 인본주의의 선을 넘지 못한다.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끌지 못한다.

21. WCC 제21차 총회에 바란다.

(1) 앞에서 요청한 4가지 사항을 공식 선언하라.

(2) 복음으로 돌아오라. 십자가에 달린 예수 없는 앙꼬 없는 찐빵 기독교를 만들지 말라.

(3) 주객을 전도시키지 말라. ‘하나님의 선교’를 버리라.

(4) “WCC 따라가면 교회가 죽는다”는 말에 귀를 기울이라.

(5) WCC 초대 총무 비셔트 후프트 박사와 초대 선교전도위원회 총무 레슬리 뉴비긴 박사의 이 단체에 대한 반성과 탄식을 기억하라.

▲최덕성 박사. ⓒ크투 DB

▲최덕성 박사. ⓒ크투 DB
최덕성 박사
브니엘신학교 총장
전 고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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