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거도 없이 ‘코로나 오염 시설’이라며 폐쇄는 부당”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상주시청의 행정명령 집행 막아선 인터콥 선교사에 ‘무죄’

공무집행방해죄, 공무원의 직무집행 적법한 경우 한해 성립
당시 열방센터, 바이러스에 오염된 장소였다고 보기 어려워
시 측, 열방센터 측에 의견·자료 제출 기회 충분히 주지 않아

당국이 명확한 증거도 없이 코로나19에 오염된 시설이라고 판단해 일시 폐쇄 조치를 취한 것은 부당하며, 그 같은 집행을 물리적으로 막아선 것은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판사 최동환)은 최근 인터콥선교회 장모 선교사에 대해 무죄 판결(2021고단153)을 내렸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장 선교사는 2021년 1월 7일 오전 인터콥선교회 BTJ열방센터 입구에서, 해당 센터에 대한 일시적 폐쇄 및 교통일부차단 행정명령 집행을 막았다.

당시 상주시장 강영석 및 상주시청 공무원들이 방문목적을 알리고 열방센터로 들어가려고 하자, 장 선교사는 그들의 앞을 가로막고 “영장을 가져왔느냐”고 따졌고, 이에 상주시장은 “영장이 필요 없는 정당한 공무집행”이라며 그대로 열방센터로 들어가려 하자, 장 선교사는 양손으로 상주시장의 손과 팔을 잡고 가슴을 밀쳤다.

그러나 법원은 이에 대해 “형법 제136조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여기서 적법한 공무집행이라 함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이러한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공무원에게 대항하여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공무집행방해죄로 다스릴 수는 없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4도4731 판결 참조)”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침익적 행정행위의 근거가 되는 행정 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행정행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안 되며,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전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그 해석이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6두64982 판결 등 참조)”고 했다.

특히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상주시장이 BTJ열방센터에 대하여 한 일시적 폐쇄 및 진입로 등에 대한 교통 일부차단 조치(이하 '이 사건 조치'라 한다)가 적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은 “상주시장은 BTJ열방센터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 바이러스’라 한다)에 오염된 장소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조치를 하였다고 할 것인데,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치 당시 BTJ열방센터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장소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이 사건 조치가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와 자료에 기인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또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보더라도 이 사건 조치 당시 BTJ열방센터 자체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오염되었는지 여부 및 BTJ열방센터 방문자 중 확진자 발생의 원인과 그 상관관계 등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만한 구체적인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법원은 상주시 공무원 등 증인들도 모두 BTJ열방센터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오염되었다고 판단한 이유와 근거에 대하여 분명한 답변을 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 밖에도 ▲중앙방역대책본부·중앙사고수습본부와 서울시가 배포한 안내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략)… 체외배출 시에는 에어로졸 상태로 3시간, 천과 나무에서 1일, 유리에서 2일, 스테인레스와 플라스틱에서 4일, 의료용 마스크 겉면에서 7일까지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점 ▲이 사건 집합금지명령의 시작일인 2020. 12. 27.부터 이 사건 조치가 결정된 2021. 1. 7.까지 사이에 BTJ열방센터 측에서 …(중략)… 이 사건 집합금지명령에 위반하여 집회를 개최하는 등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의 우려가 있는 추가적인 행위를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부족한 점 ▲BTJ열방센터의 코로나 바이러스 오염 여부에 대한 충분한 역학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BTJ열방센터 방문자들 사이에서 다수의 확진자들이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조치 당시 BTJ열방센터 자체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상태였다고 인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점 등을 판결 이유로 들었다.

법원은 상주시 측이 열방센터 측에 의견이나 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은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당국은 당시 열방센터 전체가 코로나19에 오염됐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도 없이 수십 명의 경찰을 동원해 두 차례나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그 뒤 아무런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설 폐쇄 등을 진행했었다. BTJ열방센터는 5개 동으로 구분되며 대지면적은 82,941m2, 연면적은 약 26.259m2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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