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장애인 구제와 봉사 의무로 힘써 수행 역사
장애인 차별과 편견 반대 신념, 기독교적 기원 확실
기독교 이웃사랑과 긍휼·돌봄 정신, 사회에 필요해
자폐인들 극복 수기, 기독교적 돌봄 덕 내용 압도적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아스퍼거 신드롬과 서번트 증후군을 지닌 변호사의 장애 극복 서사를 선보이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욱주 박사님의 이번 칼럼 대상은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역삼역 우영우 똑바로 읽어도 우영우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를 외치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천재 변호사 우영우(박은빈)와 아버지 우광호(전배수)를 중심으로 로펌 법무법인 한바다의 ‘서브아빠’ 정명석 변호사(강기영)와 ‘국민 섭섭남’ 송무팀 이준호(강태오), ‘권모술수’ 권민우(주종혁) 변호사와 ‘봄날의 햇살’ 최수연(하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태산의 태수미(진경), 친구 동그라미(주현영)와 김민식(임성재) 등이 출연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자폐성 장애와 서번트 증후군: 극소수의 장애 극복사례를 선보이는 <우영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변호사의 특별한 활약을 그린 법정 드라마로 케이블 방송가에서는 근래 보기드문 높은 시청률(전국 15.1%)을 기록한 작품이다.

첫 회 시청률은 불과 1%에도 이르지 못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을 타며 시청자들과 언론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의 어떤 점이 시청자의 마음을 붙들었을까?

무엇보다 아스퍼거 신드롬(비교적 경미한 편에 속하는 자폐성 장애)을 지닌 사회적 약자가 변호사로 일하면서 정상인 동료들이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의뢰인들의 억울함과 고민을 풀어주는 장면들이 선사하는 카타르시스가 가장 큰 인기 요인일 것이다.

다음으로는 아스퍼거 신드롬과 서번트 증후군(자폐성 장애의 보상기제로 뇌의 특정 부분이 특별히 발달해 탁월한 기억력이나 예술적 재능을 보이는 증상)을 동시에 갖고 있는, 한편으로는 비정상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천재적인 당찬 젊은 여성 이미지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박은빈 배우의 훌륭한 연기가 흥행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런 이미지는 성평등과 여성의 자주적인 삶을 바라는 이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우영우>와 같이 아스퍼거 신드롬과 서번트 증후군을 동시에 갖고 있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은 과거에도 종종 발표되어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영화 편에서는 <레인 맨>(1987), 드라마 편에서는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하고 미국과 일본에서 리메이크된 <굿 닥터>(2013)가 있다.

이처럼 서번트 증후군을 소재로 삼는 영화나 드라마는 주인공이 장애의 반대급부로 주어진 천재성에 힘입어 세상의 편견과 멸시를 극복하고, 장애가 없는 이들조차 달성하기 어려운 성취를 이룬다는 점에서 독창적이고 감동적인 서사를 전하기 마련이다.

실제 현실에서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자폐성 장애인의 위대한 성공사례가 여럿 존재한다. 토마스 위긴스(1849-1908)나 코디 리(1996-) 같은 이들은 한 번 들은 선율을 그대로 기억해 즉석에서 피아노로 재현해 유명해졌다.

야마시타 기요시(1922-1971)와 스티븐 윌트셔(1974-) 등은 한 번 본 장면을 사진처럼 그대로 기억하며 화가로 대성했고, 대니얼 태멋(1979-)은 11개국 언어에 능통하고 원주율을 22,500자리까지 암송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우영우>에서처럼 서번트 증후군에 기인한 천재성으로 자폐성 장애를 극복한 사례는 현실에서 극소수만 존재한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이런 서번트 증후군의 사례가 모든 자폐성 장애를 앓는 이들에게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거의 찾아보기 힘들 만큼 희박하다.

자폐성 장애를 앓는 이들 대다수는 분명 아무런 천재성을 보이지 못하거나, 아니면 혹시 그런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사회에서 특별한 성취를 이룰만한 능력을 계발하는 데 이르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실 <우영우>에서 우리가 떠올려야 할 사실은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이들의 낭만적인 성공담이 아니라, 자폐성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상당한 관심이 쏠릴만큼 우리 주변에 발달장애나 지적장애, 혹은 ADHD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폐성 장애와 기독교적 돌봄: 정신의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자폐성 장애인의 돌봄

자폐성 장애를 비롯해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과 행동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서적, 정신적 병증 사례는 특별히 선진국에서 그 비율이 높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주된 원인은 아무래도 만혼과 노산의 증가에 있다는 분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부모 가운데 남성 편의 나이가 많으면 자녀가 경증이든 중증이든 간에 이런 장애를 가지게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아직 정설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통계적인 증거로 볼 때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듯하다. 물론 전혀 다른 데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부모의 유전적 문제나 영유아기 아동의 환경 등 다양한 다른 요인이 존재하므로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 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를 뜻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나라의 산업과 인구구조가 선진화될수록 만혼이 일반화되고, 그와 동시에 자폐성 장애를 비롯한 각종 발달장애, 지적장애 아동 비율은 늘어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점이 우리 사회가 <우영우>에 주목하는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우리 주변에 의외로 많은 수의 자폐아동, 발달장애아동, 그리고 지적장애아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현안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우영우>의 인기는 현재 한국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자폐성 장애, 발달장애, ADHD 증상에 대한 자각과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한국도 최근 들어 자폐성 장애나 발달장애, 혹은 ADHD 증상을 보이는 아동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출생아 수가 워낙 급격하게 줄어들어 절대적인 수치는 감소세를 보이지만, 비율 자체는 확연한 증가세를 보인다.

물론 과거에 비해 검진의 필요성에 대한 부모들의 인식이 강화되고 그것이 실제 진단 사례로 이어지면서 관련 장애아동 수가 빠르게 증가된 것일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향후 관련 장애에 대한 아동 검진 비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때, 자폐성 장애나 ADHD 증상 진단이 줄어들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기독교계는 전통적으로 모든 종류의 장애인들에 대한 구제와 봉사를 사회에 대한 의무로 여기고 힘써 수행해 왔다. 비록 현대 정신의학 의료계처럼 임상적인 데이터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자폐성 장애인을 비롯한 병자와 약자에 대한 영적인 긍휼함 측면에서는 그 어떤 세속의 기구나 전문가 집단보다 앞서 있었다.

하나님 앞에서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기독교의 가르침은 오늘날 세속적 차별철폐 이념의 뿌리를 이룬다. 동성애나 극단적 젠더 평등사상, 그리고 종교다원주의는 기독교인들이 수긍하기 어렵지만,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그리고 장애를 가진 이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은 분명한 기독교적 기원을 갖고 있다.

현대 정신의학은 자폐성 장애나 발달장애에 대해 탁월한 검진 및 진단 능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막상 관련 장애를 진단받은 아이들이나 성인들의 치료와 관리, 복지를 위해 필요한 것은 어떤 획기적인 약물치료나 정신의학적 시술이 아니라 주변인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에 바탕을 둔 인간관계이다.

그리고 이는 기독교의 이웃사랑의 가르침과 약자에 대한 긍휼과 돌봄의 책임감을 통해 어느 정도 이룩할 수 있는 것이다. 자폐성 장애인에 대한 돌봄의 선진국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 사실은 분명하게 확인된다.

자폐성 장애를 이겨나가며 살아가는 이들의 증언과 수기를 살펴보면 기독교적 돌봄과 교회 공동체 안에서의 교제에 힘을 얻었다는 내용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계속>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우영우>에서 전하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철폐 메시지는 역사적으로 볼 때 분명한 기독교적 기원을 갖고 있다.

박욱주 박사(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겸임교수)

연세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조직신학 석사 학위(Th.M.)와 종교철학 박사 학위(Ph.D.)를, 침례신학대학교에서 목회신학 박사(교회사) 학위(Th.D.)를 받았다. 현재 서울에서 목회자로 섬기는 가운데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기독교와 문화의 관계를 신학사 및 철학사의 맥락 안에서 조명하는 강의를 하는 중이다.

필자는 오늘날 포스트모던 문화가 일상이 된 현실에서 교회가 보존해온 복음의 역사적 유산들을 현실적 삶의 경험 속에서 현상학과 해석학의 관점으로 재평가하고, 이로부터 적실한 기독교적 존재 이해를 획득하려는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최근 집필한 논문으로는 ‘종교경험의 가능근거인 표상을 향한 정향성(Conversio ad Phantasma) 연구’, ‘상상력, 다의성, 그리스도교 신앙’, ‘선험적 상상력과 그리스도교 신앙’, ‘그리스도교적 삶의 경험과 케리그마에 대한 후설-하이데거의 현상학적 이해방법’ 등이 있다.

브리콜라주 인 더 무비(Bricolage in the Movie)란

브리콜라주(bricolage)란 프랑스어로 ‘여러가지 일에 손대기’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용어는 특정한 예술기법을 가리키는 용어로 자주 사용된다.

브리콜라주 기법의 쉬운 예를 들어보자. 내가 중·고등학교에 다니던 학창시절에는 두꺼운 골판지로 필통을 직접 만든 뒤, 그 위에 각자의 관심사를 이루는 온갖 조각 사진들(날렵한 스포츠카, 미인 여배우, 스타 스포츠 선수 등)을 덧붙여 사용하는 유행이 있었다. 19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냈다면 쉽게 공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