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교회
건강한 교회

도널드 J. 맥네어, 에스더 L. 미크 | 유정희 역 | 개혁된실천사 | 320쪽 | 20,000원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고, 참석자가 혜택을 얻어가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은사를 가진 사람이 모여 자기 은사로 서로를 섬기는 유기적인 조직이다. 그래서 교회에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말이 굉장히 모순처럼 느껴진다.

가령 교회가 성경적으로 건전한 교리를 매주 강단을 통해 가르치고 있는지 혹은 배우고 있는지 여부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사항으로 가면 더 복잡하다. 성도의 교제가 충분히 친밀하게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무엇을 근거로 판단할 수 있을까? 성도의 영적 성장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보통 컨설팅을 많이 하는 기업은 여러 가지 수치로 기업 가치가 평가될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교회는 그렇지 않다. 보이지 않는 영적 영역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성전과 같은 교회에 내주하시는 성령님의 역할과 능력을 간과할 위험도 높다. 그래서 교회의 역사와 배경과 문화를 조금도 알지 못하는 외부 사람이나 기관이 교회를 이런 변수 많은 기준으로 컨설팅하는 것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컨설팅의 원래 뜻인 ‘조언을 주는 것’이 교회에 필요한가 묻는다면, 모든 교회가 그렇다고 대답해야 한다. 교회는 성경적 조언이 필요하다. 구체적 실천과 적용은 달라질 수 있어도, 성경이 요구하는 거룩한 교회, 진리의 기둥인 교회, 예배가 넘치는 교회, 그리스도의 사랑을 기억하고 실천하는 교회 등 교회에 관한 성경의 청사진에 자기 모습을 자주 비출수록 교회는 더욱 머리이신 그리스도에게까지 힘 있게 자라갈 수 있다.

보통 교회론을 다룬 책들이 이 점에서 매우 유익하다(물론 성경적인 기준을 제대로 말씀을 근거로 제시한 경우). 하지만 많은 독자, 특히 교회를 인도하는 일꾼들에게 교회론을 어떻게 실제로 적용할지는 큰 과제이다. 원론과 함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해줄 수 있는 컨설팅(조언)이 필요하다.

도널드 맥네어와 에스더 미크가 <건강한 교회>를 통해 하려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두 사람은 교회 건강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그 중요성을 설명한다.

교회를 ‘이 땅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임재’라고 정의하면서, 교회가 성경이 요구하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실천해야 할 6가지 건강한 실천사항과 함께, 성경적인 근거와 구체적인 적용을 제시한다.

실천사항 1: 교회는 성경에 대한 헌신을 확고하게 유지해야 한다.

실천사항 2: 교회는 개인적, 공동체적 성장을 위한 궁극적 동기부여로서 활력이 넘치는 공예배를 드려야 한다.

실천사항 3: 교회는 목자 리더십을 계속 훈련하고 구현해야 한다.

실천사항 4: 교회는 장로의 책임성을 유지하면서 은사를 받은 멤버의 주도성을 활용하기 위한 장치가 있어야 한다.

실천사항 5: 교회는 지속적으로 수정되는 비전과 액션 플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 비전은 그 시점에 그 지역사회 안에서 그 교회에 주어진 그 교회만의 비전으로서 교회의 목적과 사명을 구현하는 데 집중한다.

실천사항 6: 교회는 성경적 건강에 헌신하기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해야 한다.

저자들은 이 실천사항을 요점으로 교회가 지속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것에 관한 모니터링과 평가를 할 것을 요구한다. 또 교회 사역의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로 살아있는 예배를 제시한다.

초대교회
▲함께 떡을 떼는 초대교회 가정 예배 모습.
그리스도를 닮은 목자 리더십을 구축하고, 무엇보다 장로의 책임 아래 모든 성도가 성령께 받은 은사로 주도적으로 섬길 수 있도록 도우라고 요청한다.

지역 교회의 특수성을 고려한 비전과 액션 플랜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세울 것인지 자세히 설명하면서 사역 센터를 통해 성도가 교회의 목적과 사명을 구현하는 일에 실제로 참여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특히 비전을 세우는 법과 사역 센터를 운영하는 방법, 그 일에 있어 성도와 장로의 역할이 무엇인지 매우 구체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이 부분에 도움이 필요한 교회에게는 적실한 도움과 유익을 줄 것이다.

오늘날 교회는 점점 개인주의적으로 변질되고 있다. 교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다니는 소비자가 늘어난다. 강력한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가지고 조직적으로 운영되는 교회에서는 본질이 빠지고 반복되는 봉사와 섬김만 남아 열심을 내기는 하는데, 예배의 기쁨을 상실한 경우도 있다.

건강한 교회를 찾는 것은 쉽지 않고, 건강을 오래 유지하는 교회는 더더욱 찾기 힘들다. 그래서 교회는 성경적인 조언이 항상 필요하다. 건강을 위해 정기검진을 하듯 성경적인 근거로 교회가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 말씀하신 건강한 기준에 얼마나 가까운지 혹은 멀어져 있는지 자주 점검하고 확인해야 한다.

이 땅에서 완벽함에 이르는 교회는 없겠지만, 하나님 은혜로 교회는 성령의 능력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맥네어와 미크가 이 책 <건강한 교회>를 통해 전하는 성경적인 조언에 귀를 기울이라. 그러면 지금보다 조금 더 건강한 교회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건강한 교회가 되려는 시도를 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건강을 회복하는 교회가 될 것이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