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아인슈타인. ⓒ픽사베이
자기 패배감을 가진 아이들이 있다. 자기 존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당당하지 못해, 존재감이 낮다. 자기 주장을 펴지 못하고 언제나 남의 뒤를 따르는 약한 아동이다.

성장해야 하는 아동으로서 건강하지 않다는 점에서 개선해야 한다. 자기 패배감을 가진 아동은 수동적인 아동, 회피적인 아동, 희생적인 아동이다. 자기 패배감을 가진 아동은 다음 특징을 갖고 있다.

1. 자기희생적 결과

자기 패배감을 가진 아동은 자기희생적 성격이 강하다. 자기 존재에 대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자기희생적 아동은 적극적이지 않다.

적극적인 아동은 자기 존재에 대해 긍정적이다. 이것은 자신이 가진 능력과 그다지 상관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적극성이 없어도 능력이 많은 아동이 있다. 그런가 하면 적극성이 많아도 능력이 없는 아동이 얼마든지 있다.

적극성은 어떤 일을 스스로 능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도 연결된다. 자신감을 가진 아동은 자신의 존재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적극성은 초등학교 시기에 대체로 형성된다고 보고 있다.

적극성은 학습과 대인관계, 그리고 일을 처리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이 시기 아동의 주요한 발달과업이다.

적극성이 없으면서 자립심이 부족한 아동의 행동 특성이 있다. 이들은 너무 순종적이고, 너무 의존적이다. 혼자 무엇인가 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실패를 두려워한다. 의욕을 내지 않고 움츠러들거나 책임을 회피하고 타인에게 전가하려 한다.

적극성 부족을 나타내는 아동들은 어려울 것 같거나, 실패할 것 같으면 중도에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상황에 맞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거나 강한 의존성을 보인다. 다른 사람에게 해달라고 하거나 남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적극성을 가진 아동은 자기 존재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 능력이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 능력이 뒷받침될 때 존재에 대한 확신을 더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2. 억압되어 있는 상태

자기 패배감을 가진 아동의 심리는 억압돼 있는 상태이다. 내면의 부정성으로 자신감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아동의 마음은 활발하지 않다. 남이 보지 않는 장소에서는 힘들어 하면서 혼자서 많은 외로움을 느낀다.

이는 부모가 자신의 심리를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결과이다. 부모의 기준은 아동이 해낼 때만 인정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동은 은근히 억압당하고 있다.

부모가 아동을 많이 야단치는 경우나 큰소리로 혼내는 때가 있다. 이런 경우 아동에게 억압의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부모의 큰소리에 아동은 눌림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런 억압은 자신이 남보다 못하다고 느끼게 된다.

때문에 아동은 자신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향상시키려는 노력도 없다. 아인슈타인은 대단한 천재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그의 아들은 그에게 눌려 정신분열증, 아내는 우울증이 걸렸다.

이는 알게 모르게 눌림을 당한 경우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부모는 잘하는데 아동은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열등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3. 죄책감을 경험한 결과

자기 패배감을 가진 아동은 부모로부터 죄책감을 자주 경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존재의 비하가 자신감을 갖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다.

여기서는 당당함을 들어 설명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당당함으로 인해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은 존재의 가치가 1차적이다. 존재 가치는 아동이 자신을 판단하는 현상이다. 이는 순전히 아동이 생각하는 것으로 실제와는 다른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아동이 객관적으로 보면 상당한 능력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는 실제 현실과 다르다는 점에서 매우 주관적인 생각이다. 아동이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관적 생각에 근거하여 평가를 내린 결과인 것이다.

우리는 아동의 당당함과 함께 우월감을 생각할 수 있다. 우월감은 아동이 자신의 존재가 타인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이런 현상도 알고 보면, 전술한 당당함과 동일하게 매우 주관적인 것일 수 있다.

그러니까 아동이 실제로는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얻어낸 결과가 아니다. 순전히 자신의 생각에 의해서만 내린 결과라는 점에서다.

물론 아들러가 말하는 우월감이 있다. 일반적으로 인식된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획득하거나 지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만이 아니다. 이는 그가 의미하는 우월감이란 진정한 의미에서의 존재론적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자기 자신의 단계를 뛰어넘으려는 역동적인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역동적인 힘은 아동에게 있어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일정한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경향이다. 이는 당당하지 못하고 죄책감을 가진 아동의 차이로 볼 수 있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4. 정리

자기 패배감을 가진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거기에는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