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복음서 성경 말씀 전부 지문과 대사로 사용해
예수님 삶 명징하게 직조해낸 유쾌 감동 만화책
30대 청년부 리더, 교회 오빠처럼 묘사 노력해
하나님이시지만, 우리처럼 고통 경험하신 인간

만화 예수님의 생애
만화 예수님의 생애(전 3권)

김동순 글·그림 | 생명의말씀사 | 총 808쪽 | 세트 53,000원

“만화 작가를 꿈꾸던 시절 성공하면 노년에는 꼭 성경 만화를 그리겠다고 다짐했는데, 하나님은 가장 젊고 힘 있는 30대를 온전히 성경 만화로 보내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40대 6년을 쏟아부어 《만화 예수님의 생애》를 출간하게 하셨습니다. 저보다 더 좋은 계획이 있으신 하나님으로 인해, 인생의 황금기에 성경을 만화로 제작하는 크나큰 복을 누렸습니다. 이제 독자님들과 그 영광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만화 예수님의 생애》는 사복음서 속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3권의 올 컬러 만화로 묶은 작품이다. 복음서마다 제각각 나열된 주요 사건들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성경 이해를 돕는다.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사복음서’라는 부제처럼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불신자나 초신자부터 기존 신자까지 읽을 수 있다. 성경 구절을 그대로 대사와 지문에 넣어 왜곡을 방지하면서도, 스마트폰이 등장하는 등 그림은 재치와 유머를 가미해 무겁지 않게 접하도록 했다.

이번 작품은 김동순 작가가 글과 그림을 모두 맡았다. 9년 동안 구약 전체를 7권에 정리한 만화 《성경 2.0(CM creative)》의 글 작업을 거친 후, 6년간 이번 사복음서 만화를 완성했다. 다음은 김동순 작가와의 일문일답.

-이번 작품을 한 마디로 소개하신다면.

“4복음서 성경 말씀 전부를 지문과 대사로 사용해 예수님의 삶을 명징하게 직조해낸, 유쾌함과 감동을 담은 만화라고 감히 소개해 봅니다.”

-성경 만화 전에는 주로 어떤 작품을 하셨고, 가장 좋아했거나 영향을 많이 받은 만화나 만화가는 누구였나요.

“좋은생각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웹툰 ‘김동순의 만화 타임’, 웹진 ‘만끽’에서 웹툰 ‘WISH’를 연재했습니다. 이후 여러 편의 학습만화 스토리 작업을 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일본 만화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드래곤볼, 시티헌터, 슬램덩크 등의 작품들에 열광했는데, 그 중 시티헌터라는 작품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가벼움 속에 깊이 배어 있는 진중하고 매력 있으며 누구나 진가를 알면 좋아하게 되는 주인공 사에바 료를 좋아해서 엄청 따라 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웃음).”

만화 예수님의 생애
▲김동순 작가 자신이 그린 캐리커쳐. ⓒ김동순 작가 제공
-어떻게 성경 만화의 길로 접어들게 되셨는지요.

“2007년, 웹툰을 그만두고 만화 기획사에 입사해 학습만화 일을 하던 중, 대표님이 어떤 만화를 하고 싶은지 물으셨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성경을 만화로 만들면 좋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어서 그 부분을 말씀 드렸는데, 대표님도 성경을 만화로 하는 일에 항상 관심이 많았다며 같이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의기투합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책 앞부분에 준비 과정이 조금 나오는데, 어떤 준비를 얼마나 하셨나요.

“《만화 예수님의 생애》를 시작하기 전, 전체적인 틀을 생각해야 했습니다. 예수님 관련 만화, 영화와 드라마를 최대한 많이 구해서 봤습니다. 그리고 그림에 참고할 수 있는 성경 관련 각종 일러스트 북과 신약 지도책을 구했고요.

또 사복음서 속 예수님의 일대기를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모았고, 자료마다 다른 순서로 나온 사건들은 주석 설명을 참고해 하나로 만들었는데, 이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렸고 힘들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면 성경 만화를 만들어 보자고 생각한 어린 시절부터 신앙생활 전체가 준비 과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작업 내내 깨달았던 것은 연구도 준비도 너무 부족했다는 것이고,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감사함입니다.”

만화 예수님의 생애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을 표현한 장면. ⓒ김동순 작가 제공
-목표나 주안점을 어디에 두셨고, 그 목표가 어느 정도 성취되셨는지요.

“《만화 예수님의 생애》 속 예수님 캐릭터를 잡는데 가장 영향을 받았던 일은 예수전도단 간사이셨던 이병호 목사님의 설교였습니다. 굉장히 오래 전 들었던 설교였는데, 목사님께서 맛동산 과자를 먹으면서 예수님이 나오는 영상을 보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상 속 예수님이 제자들과 뛰며 물장구 치는 것을 보고 분노해서, 맛동산을 집어던지며 예수님을 경박하게 표현한 것에 대해 화를 내셨다고 합니다. 그때 목사님은 ‘영상처럼 예수님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셨구나, 우리와 같이 웃고 우시는 분이시구나,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를 안다고 하실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시간이 오래 흘러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내용의 설교였는데,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 역시 예수님은 경건하고 완전하며 고결한 분이라고만 생각했고 당연히 그렇게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에 대한 만화를 하게 된다면, 평소 우리처럼 울고 웃으며 뛰노시는 모습으로 표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30대 청년부 리더, 교회 오빠같은 사람으로 묘사하려 노력했습니다. 물론 예수님은 우리와 구별된 고귀하고 거룩하신 하나님이시지만, 저는 이 땅에 계신 동안 낮아지셔서 우리가 느끼는 것과 같은 고통과 한계를 경험하신 인간인 예수님께 주목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그분이 당하신 십자가 고난이 신이기에 감내할 수 있는 당연한 것이 아님을,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서 그분도 너무나 힘드셨지만 그 고통을 나 때문에 다 받아내셨음을, 그래서 그 십자가가 얼마나 감사한지 깨달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표현했는데, 어느 정도 성취됐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만화 예수님의 생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표현한 장면. ⓒ김동순 작가 제공
-신학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부담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네, 그래서 저는 개인적 의견을 만화에 담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책에 나오는 모든 설명은 성경 주석 내용을 인용했고, 오해가 있을 법한 부분은 무리하게 그림으로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간혹 대사가 길게 나오는 부분들이 있는데, 몇 차례 그림으로 표현했다가 해석상 문제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 포기한 곳들입니다. 물론 그림으로 표현하기 쉽지 않기도 했고요.”

-반대로 소명에 따른 사역이지만, 일종의 ‘업무’처럼 다가올 때 스트레스와 신앙적 갈등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생애를 만화로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은 문서선교 사역으로서 제겐 너무 영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즐겁게 하려 했으나,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작업하다 보니 결과물이 없는 상태에서 꾸준히 한다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휴가도 없었고, 주말도 없었고, 휴일도 없이 그냥 그림을 그리고 원고를 쓰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들었을 때, 지인들이 책에 대해 물을 때마다 뭐라 할 말이 없어 난감하기도 했습니다.

만화 예수님의 생애
▲김동순 작가. ⓒ김동순 작가 제공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어서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 ‘나는 이 일을 위해 태어났나? 이것이 나의 운명인가?’ 싶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할 사람은 너 뿐’이라고 여기시고 태초부터 계획하신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면서부터, 신기하게 계속 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