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 추구할 핵심 가치 사랑에 두고 있어
선교적 사명 강조, 예표·모형론 해석학 회복시켜
구속 사역 가운데, 설교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
켈러, 에드워즈 자주 인용, 복음 전파 사역 공통점

조나단 에드워즈 컨퍼런스
▲컨퍼런스 기념촬영.

제9회 조나단 에드워즈 컨퍼런스가 ‘위대한 전통, 조나단 에드워즈,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6월 2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삼광교회(담임 성남용 목사)에서 개최됐다.

조나단 에드워즈 컨퍼런스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영광과 한국교회를 세우기 위해,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를 통한 청교도적 개혁주의 경건의 신앙, 목회를 사모하는 동역자와 차세대를 격려하고, 갱신과 개혁을 도모하기 위해 매년 마련되고 있다.

컨퍼런스에서는 이상웅 교수(총신대)가 ‘어거스틴과 에드워즈 비교: 성령 역사 분별 방법을 중심으로’, 정성욱 교수(미국 덴버신학교)가 ‘칼빈과 에드워즈 비교: 두 신학 거인에게 배운다’, 심현찬 원장(미국 워싱턴 트리니티연구원)이 ‘에드워즈와 로이드 존스 비교: 설교론을 중심으로’, 이윤석 원장(서울기독교세계관연구원)이 ‘에드워즈와 팀 켈러 비교: 신학 체계를 중심으로’를 각각 강의했다.

◈어거스틴과 에드워즈 비교

먼저 이상웅 교수는 “조나단 에드워즈는 미국 식민지 시대 청교도 신학자이자 독창적인 사상가였다. 그런 그도 독서를 통해 선대의 영향을 받았고, 특히 1,350년 전 교부 어거스틴(Augustine, 354-430)과 비교하는 학자들이 많다”며 “에드워즈의 저술들에는 어거스틴에 대한 언급이 희소하지만, 둘의 신학 사상에는 친화성 또는 공통점이 매우 많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두 거장이 공통으로 해설을 남긴 요한일서 4장 주석을 통해 둘의 영적 분별에 대해 비교했다. 먼저 어거스틴의 <요한서간 강해>에 대해 “성령 역사 분별 방법이라는 주제의식보다는 당시 반도나투스 논쟁 상황 속에서 요한서신 주제어인 ‘사랑(caritas, dilectio, amor)’의 해설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는 사랑은 실천에 의해 증명되어야 하고, 그 사랑은 하나님과 형제 사랑을 넘어 원수 사랑에까지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조나단 에드워즈의 요한일서 4장 해설에 대해선 “1차 대각성이라는 교회사적 대사건 현장에서 일어난 열광주의와 반부흥주의 사이, 성령 역사로서 참된 부흥과 거짓된 영의 역사 간 분별을 요청하고 있다”며 “성령은 신자들이 예수님을 사랑하게 하고, 죄를 멀리하게 하고 거룩을 사모하게 하며, 기록된 성경을 존귀히 여기게 하고, 진리와 교리를 사랑하게 하며,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영으로서 역사하신다 등 5가지 영 분별 기준을 제시했다”고 했다.

이상웅 교수는 “어거스틴과 에드워즈 모두 성령을 사랑의 영으로 이해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를 사랑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연속성이 있다”며 “그럼에도 사랑이라는 키워드 하나에 집중해 강설했던 어거스틴에 비하면, 에드워즈는 요한일서 4장 전체를 세밀하고도 균형있게 잘 해설해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해방 이후 한국교회는 불건전한 성령운동, 은사운동, 신사도운동에 휩쓸려 신비·은사 체험 등 비본질적 일들에 함몰된 경향이 있기에, 에드워즈의 중립적·소극적 표지론은 그 일들이 개인이나 교회가 추구해선 안 된다는 점을 깨우쳐 준다”며 “둘이 강조한 대로 성령은 사랑의 영으로 우리 가운데 역사하셔서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과 원수)을 사랑하게 하고, 성경과 진리를 사랑하게 한다는 점에서 개인과 교회가 성령의 나타남을 사모하고 성령 충만을 간절히 구해야 함을 재확인시키고 있다”고 정리했다.

◈존 칼빈과 에드워즈 비교

정성욱 교수는 존 칼빈(John Calvin, 1509-1564)과 조나단 에드워즈 신학의 특징을 비교하면서 두 신학자 간의 대화를 시도하고, 둘로부터 한국교회가 배울 점을 제시했다. 그는 “에드워즈는 여러 면에서 칼빈을 닮아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에드워즈과 칼빈은 모두 명석한 두뇌의 사람이었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계시된 하나님 은혜의 복음에 푹 빠진 사람이었으며, 당대의 신학자들과 이전의 교부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며 “둘 모두 성경과 신학뿐 아니라 당대의 철학과 일반 학문까지 통달했고, 당시 신학적 오류를 철저하게 파헤치고 비평했던 변증가였으며, ‘오직 성경’과 함께 실천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차이점에 대해선 “에드워즈는 당시 청교도 신학의 중심 화두였던 신앙의 체험적 측면에 더 깊은 관심을 기울였고, 아내를 통해 신비한 체험을 좀 더 직접적으로 관찰·분석할 수 있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에드워즈 신학은 신앙 체험에 대한 과도한 강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오늘날 한국교회에 참된 은혜의 체험과 신앙감정을 안내한다”고 전했다.

둘째로 “에드워즈는 칼빈이 교회개혁에 정열을 쏟다 놓치던 교회의 선교적 사명을 강조했다. 그는 스스로 인디언 선교사가 되어, 인종과 문화가 다른 종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의 사명을 감당했다”며 “그리고 <데이비드 브레이너드 생애와 일기>를 쓰면서 선교적 열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점에서 에드워즈가 칼빈 보다 좀 더 진전된 선교적 관심을 지녔던 신학자”라고 분석했다.

셋째로 “칼빈이 중세 가톨릭의 알레고리적·풍유적 해석학을 비판하면서 문법적·역사적 해석학을 회복시켰다면, 에드워즈는 선대 종교개혁자들과 청교도 신학자들의 공헌에 기초해 다시 예표론·모형론 해석학을 회복시켰다”며 “한국교회는 문법적·역사적 해석에 머무르는 극단, 이를 무시한 채 영적 비유풀이에 몰입하는 또 다른 극단 모두를 거부하고, 건강하고 균형잡힌 중간 길을 걸어가야 한다. 그것이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를 건강하게 회복하고 갱신하는 길”이라고 제언했다.

넷째로 “에드워즈는 칼빈보다 폭넓게 일반 학문과 철학에 대한 관심을 유지했다. 그는 ‘개신교의 아퀴나스’라 불릴 만큼 위대한 지성의 소유자인 동시에, 철학과 신학을 인격 속에 통합하며 ‘어거스틴의 기독교적 플라톤주의, 아퀴나스의 기독교적 아리스토텔레스주의’를 넘어서고 있다”며 “오늘날 한국교회는 신학과 일반 학문을 통합하려 했던 에드워즈로부터 신학의 근본주의화, 신앙의 게토화를 넘어서야 한다는 중요한 사명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성욱 교수는 “한국교회 140년 역사 속에서 칼빈 신학은 많은 관심과 사랑의 대상이었고 그 성경적 유산을 소개하려 진지하게 노력했지만, 지역교회 현장에서는 여전히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건강한 복음적 개혁신앙보다 기복주의 신앙이나 율법주의, 방종주의가 더 넓고 깊게 퍼져있다는 부정적 분석이 옳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칼빈과 칼빈 신학을 사랑하는 복음주의자라면, 에드워즈와 에드워즈 신학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칼빈을 읽고, 에드워즈를 읽자. 칼빈과 에드워즈를 통해 말씀의 더 깊은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자”며 “주님의 영광과 나라와 의를 위해 자신을 날마다 개혁하고, 그 위에서 우리 조국 교회를 개혁하자. 이것이 신앙 선배들로부터 배운 신앙적 교훈을 삶의 자리에서 적용하고 실천하는 아름다운 길”이라고 역설했다.

조나단 에드워즈
▲청교도이자 부흥사였던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

◈에드워즈와 마틴 로이드 존스 비교

심현찬 목사는 조나단 에드워즈와 마틴 로이드 존스(Martyn Lloyd Jones, 1899-1981)의 설교를 주로 비교하면서 그들의 설교가 ‘성도를 위한 구원의 교향곡’임을 살폈다.

심 목사는 “제임스 패커의 지적처럼, 마틴 로이드 존스는 20세기 최후의 청교도, 가장 위대한 설교자, 마지막 칼빈주의자로서 회개, 청교도, 성경의 권위 등을 강조한다”며 “그는 설교를 통해 청교도주의와 칼빈주의를 회복시킨 개혁신학의 후예이다. 아울러 단순한 신학자가 아닌, ‘말씀의 대중화’에 공헌한 위대한 신학인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청교도적 설교의 회복을 촉진시켰다”고 소개했다.

그는 “포스트모던 시대를 사는 현대인과 교회는 설교자와 설교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는 듯 하지만, 에드워즈와 로이드 존스는 설교와 설교자를 매우 중요시한다”며 “에드워즈는 구속 사역에서 설교를 최고 중요한 것으로 여겼다. 로이드 존스도 설교의 우선성을 강조하고, 설교를 사람이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강단에 서는 것으로 여겼다”고 했다.

심 목사는 “에드워즈와 로이드 존스는 모두 설교 형식에서 청교도 설교의 전형인 3형식, 즉 ‘성경-교리-적용’의 균형을 보여주고 있다. 설교 주제에서는 통일성과 총체성, 우주성의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며 “둘은 모두 성도의 영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성경적 안내를 제공했다. 지성과 열정의 균형, 성령의 나타나심과 능력 등도 강조했다”고 전했다.

심현찬 목사는 “에드워즈와 로이드 존스는 위대한 개혁주의 전통에서, 청교도적 설교 형식과 주제와 요소 등을 통해 성도의 구원을 위한 교향곡적 설교를 증거한다”며 “이들은 청교도적 강해설교를 통해 성경과 교리와 실천을 보여준다. 둘의 설교는 한국교회에 귀중한 대안과 모델을 제시한다. 둘의 설교가 다소 호흡이 길고 현미경적이라 현대인의 정서와 다를 수 있지만, 그들의 교향곡적 설교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정리했다.

◈에드워즈와 팀 켈러 비교

끝으로 현존 목회자인 팀 켈러(Timothy Keller, 1950-)와 250여년 전의 에드워즈를 비교한 이윤석 원장은 “켈러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교회를 성공적으로 개척해 성장시켰을 뿐 아니라, 자신의 목회철학과 경험을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교회 개척에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노력해 개척과 도시 선교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냈다”고 운을 뗐다.

이윤석 원장은 “흥미로운 점은 켈러가 자주 인용하는 인물들 중 에드워즈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라며 “에드워즈는 미국 역사 초기 대부흥 시기 활동했고, 켈러는 그리스도인의 비율이 매우 낮은 복음의 황무지 맨해튼 지역에서 효과적으로 사역해, 둘 모두 복음 전파 사역을 통해 활동해 상당한 신학적 공통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켈러는 <팀 켈러, 하나님을 말하다>에서 자신의 신학 ‘기본 구조’ 형성에 에드워즈가 큰 영향을 미쳤고, 에드워즈가 개혁신학을 알려줬다고 말한다. 긍정적 측면에서만 인용하기 때문에, 켈러가 에드워즈의 신학을 존중하고 계승하는 자세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켈러의 단행본 28권을 분석해 신론부터 인간론, 종말론과 신자의 삶까지 크게 8가지로 분류해 에드워즈를 인용한 사례들을 두루 살폈다.

이후 “켈러는 신론에서는 삼위 하나님 안에 있는 사랑이 충만한 것을 춤으로 묘사한 것, 인간론에서는 죄를 우상숭배라는 개념을 파악한 것, 기독론에서는 그리스도의 탁월성을 말하며 능동적 수동적 순종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것, 구원론에서는 참된 신자란 지성적이며 체험적인 지식을 갖는다는 것 등을 계승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윤석 원장은 “교회론에서는 특히 기도를 그리스도와의 연합 안에서 갖는 교통으로 보는 것, 종말론에서는 천국이 하나님과 성도들이 사랑이 충만한 가족을 이룬다는 점 등을 켈러가 계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다만 종말론에 있어 현 세상 문화와 문명의 미래에 대해 켈러는 에드워즈와 달리, 연속성을 인정하는 변혁주의 관점을 갖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