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나이지리아 기독교 박해 외면… 적극 대응 나서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기독교 박해감시단체 ‘포 마터스’ 에밀리 본트래거 지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Whitehouse.gov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Whitehouse.gov

지난 19일 주일 나이지리아 카두나주에서 무장한 괴한들이 성모세가톨릭교회와 마라나타침례교회 성도들에게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3명의 기독교인이 목숨을 잃고 30명 이상이 납치됐다.

2주 전 주일에는 무장괴한들이 나이지리아 서북부 오오에 위치한 가톨릭 교회 예배 도중 교회를 향해 발포하고 폭발물을 터뜨렸다. 초기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과 많은 아이들을 포함해 최소 50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확인된 사망자 수만 40명이다. 이보다 더 많은 이들이 부상을 입었다. 의사와 자원 봉사자들은 서둘러 구호를 제공하고, 지역 사회에 헌혈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기독교 박해감시단체 ‘포 마터스’(For Martyrs)의 에밀리 본트래거(Emily Bontrager)는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게재한 칼럼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한 폭력적인 박해를 외면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현재 나이지리아 정부 내무장관은 공격의 배후로 이슬람국가(ISWAP)를 지목했으나, 이들은 아직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지 않고 있다.

본트래거는 “최근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 사태는 허공에서 발생한 일이 아니다.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10년이 넘도록 총격, 폭력, 이슬람 무장세력, 교회 방화, 납치가 매일 발생하고 있으며, 종종 보고되지 않은 공격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공격은 주로 기독교 인구가 많은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발생해 왔다”고 지적했다.

박해감시단체 오픈도어는 나이지리아가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폭력적인 곳이라고 판단했다. 이 나라에서 2021년에만 4,000명이 넘는 기독교인들이 살해당했다.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례는 국제뉴스에서 작은 파장을 일으킬 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대략 절반이 기독교인, 나머지 절반은 무슬림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남부에는 기독교인이, 북부에는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ISWAP 및 보코하람과 같은 이슬람 무장단체는 유목민 풀라니 목자들 외에 토지, 자원, 몸값 등의 다양한 이유로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종교적 요인이 더욱 크다. 그리스도인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공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기독교인 대학생 데보라 사무엘이 왓츠앱(What'sApp) 메시지에서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무슬림 폭도들에게 구타를 당하고 불태워지는 사건이 있었다. 그녀가 실제로 한 말은 “예수 그리스도는 가장 위대하십니다. 시험에 붙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였다. 그녀가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모습은 영상에 담겼다.

감리교 사무엘 카누-우체 목사와 같은 교회 지도자들은 때로 갱단이나 이슬람 무장세력에게 납치돼, 일부는 높은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나거나 일부는 살해를 당한다.

▲나이지리아 기독교 여성과 소녀들은 납치, 강제 개종, 성폭력 피해자가 될 위험에 처해 있다.     ⓒACN 제공
▲나이지리아 기독교 여성과 소녀들은 납치, 강제 개종, 성폭력 피해자가 될 위험에 처해 있다. ⓒACN 제공

수천 명의 기독교 여성과 소녀들에게 이와 같은 일들이 매일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다. 14세에 납치된 젊은 기독교인 여성 레아 샤리부는 이슬람 개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4년 이상 보코하람의 포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의 가족과 NGO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 정부는 그녀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심지어 나이지리아 상원은 최근 납치 피해자 가족이 아들이나 딸의 몸값을 지불할 경우 15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본트래거는 “그러나 레아 샤리부의 경우처럼, 정부의 구조 시도에 대한 확신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납치 피해자 가족은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했다.

나이지리아 기독교 지도자들은 부하리 대통령과 정부의 무대응을 거듭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에마뉘엘 바데조(Emanuel Badejo) 주교는 최근 오오 지역 대학살 희생자들을 위한 장례식에서 “정부가 기독교를 보호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본트래거는 “변화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와 국무부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자국 종교 자유의 상황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한 상황을 오히려 역추적했다. 11월 국무부는 나이지리아를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에서 제외한 것이다.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될 경우, 그 국가의 종교 자유 조건의 개선을 위한 제재가 동반된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지난 2009년부터 매년 나이지리아를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 목록에 추천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2020년 나이지리아를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했으나, 1년 후 어떤 설명이나 개선도 없이 곧 제외됐다.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러한 결정에 대한 실질적 이유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국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나이지리아가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될 만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바데조(Badejo) 주교는 성명을 내고 “기독교인들이 오늘날 나이지리아에서 1~2년 전보다 신앙생활을 하기가 더 쉬워졌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미 국무부에 재평가를 요청했다. 또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의 고통을 간과하는 것은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목록의 신뢰성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했다.

본트래거는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폭력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오오 대학살과 주일 대량 납치에서 볼 수 있듯이, 산적과 극단주의자들이 기독교인들을 테러, 납치, 살해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그들의 외침을 들을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나서야 한다. 최근 사건과 계속되는 폭력 사태의 경로와 결과는 명확하다. 나이지리아를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하고 나이지리아 정부가 조취를 취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국무부는 미국이 10년의 유혈 사태에 대한 관심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이지리아에 보여줄 기회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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