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도 예배에서 말씀 듣고 은혜 체험해야
스스로 찬양하며 말씀 반응하도록 철저히 준비
어린이 귀에 들리는 ‘의미와 재미’ 있는 설교를
씨 뿌리고 물 주면, 하나님께서 열매 맺게 하셔

김정훈
▲도서관 주석서들 가운데 김정훈 목사는 “어린이 설교가 살아야 다음 세대가 살아난다”며 “말씀으로 다음 세대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 설교 바이블

김정훈 | 브니엘 | 216쪽 | 12,000원

“어린이 설교자는 어떤 설교자가 되어야 할까요? 성경 본문의 의미를 잘 밝히면서, 동시에 어린이의 귀에 들리는 설교, 감동을 주는 설교, 어린이를 끌어당기는 설교를 해야 합니다. 어린이 설교자는 설교를 위해 노력하고 수고하는 것과 더불어 성령님의 역사가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다음 세대의 신앙 습관과 예배 태도가 무너졌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감염 위험 등으로 주일학교 예배에 아직 선뜻 참석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남아 있다.

교회학교 사역자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이때, 지난해 코로나 중 <어린이 설교 바이블>을 펴낸 김정훈 목사(수영로교회)에게 ‘어린이 설교’에 대해 청취했다.

‘아이들을 감동시키는 어린이 설교의 모든 것’이 부제인 <어린이 설교 바이블>은 ‘어린이 설교’에 대해 육하원칙으로 정리한 뒤 성경 인물, 교회 절기, 성경 주제 등으로 분류된 실제 설교문을 통해 다양한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가정에서 신앙교육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대가 됐지만, 함께 모여 드리는 어린이 공적 예배도 소홀히 하거나 포기할 수 없다”며 “어린이 설교를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 어린이들도 장년처럼 예배에서 말씀을 통해 은혜를 받고, 성경을 재미와 의미 있게 배우며, 설교 가운데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정훈 목사와의 일문일답.

-코로나로 어린이들 예배 습관이 흐트러졌습니다. 복안이 있으실까요.

“지금은 무엇보다 어린이 현장 예배 전반을 정직하게 평가하고 점검해야 합니다.

어린이 예배 안에 흘러넘치는 은혜가 있는지,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어린이들의 참여가 있는 예배인지 살펴야 합니다.

찬양, 대표기도, 광고, 소그룹 분반모임 등 예배 순서가 전반적으로 심플해야 합니다. 하나의 주제로 흘러가야 합니다.

어린이가 스스로 찬양하며 말씀에 반응하는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예배가 되도록, 교역자와 교사들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때 설교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펼쳐놓지 말고, 하나의 중심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합니다. 어린이들도 예배에서 말씀을 듣고 은혜를 받아야 합니다.”

-어린이 설교를 하실 때 또 다른 원칙이 있으신가요.

“어린이가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진리의 사람으로 자라도록 돕기 위해,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설교의 ‘내용’입니다.

어린이 설교는 무엇보다 내용이 좋아야 합니다. 성경적이어야 합니다. 어린이에게 유익해야 합니다. 들을 거리가 있고, 어린이의 흥미를 끌어야 합니다.

어린이도 성경적인 설교를 들어야, 영적 양식을 먹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부족하지만 성경적 설교, 영양가 있는 설교, 의미와 재미가 있는 설교, 어린이의 시선을 끄는 매력적인 설교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부분은.

“아무리 설교 내용이 좋고 어린이에게 유익하더라도, 그 설교가 어린이의 귀에 들리지 않는다면 아쉬움이 남는 설교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린이 설교자는 어린이들이 설교에 집중하고 말씀이 잘 들리도록 하는 ‘설교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저는 성경적이면서, 어린이의 귀에 들리게 하는 ‘의미’와 ‘재미’가 있는 설교를 준비하는 일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들리는 설교’를 위해서는 성령님의 역사가 중요합니다. 설교는 사람의 말로 전달되는 것이지만, 성령님의 역사가 있을 때 어린이를 진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김정훈
▲어린이들 앞에서 설교하고 있는 김정훈 목사.
-교역자가 부족해 교사가 설교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어린이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장년 설교 내용과 방식으로 설교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성경 동화를 들려주거나 동영상을 틀어주는 것으로 어린이 설교를 대체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성경 본문 말씀을 잘 드러내면서도, 간결하고 명확하게 준비해서 설교하면 좋겠습니다. 특히 어린이 사역 전문 기관에서 양질의 자료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 내러티브 설교를 말씀하셨는데, 성경 내용 자체를 그저 이야기식으로 들려주면 되는 걸까요.

“어린이들은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이야기는 어린이의 관심을 끌고, 설교에 집중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로만 설교를 채워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되면 설교가 성경 동화 수준에 머물고 말게 됩니다.

내러티브 방식으로 설교할 때, 3가지 정도를 고려하면 좋겠습니다.

첫째, 성경 본문 메시지가 잘 드러나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설교 주제가 선명해야 합니다. 어린이들이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마음에 남는 설교의 중심 문장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 설교의 적용이 포함돼야 합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말씀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분명한 적용 거리를 던져야 합니다.”

-어린이 설교 본문은 인물이나 절기 중심으로 다소 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린이 설교로 잘 선택하지 않는 본문 중 추천할 만한 새로운 본문이 있으시다면.

“어린이를 말씀 앞으로 인도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설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경 인물, 교회 절기 외에 ‘성경주제 설교’를 시도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성경주제 설교는 성경적 가치와 기독교적 세계관을 심어주는 설교입니다. 성경의 핵심 가치와 개념이 어린이들의 영혼과 더불어 전 인격을 사로잡고 변화시키는 설교가 좋은 설교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본문을 중심으로 주제 설교를 할 수 있습니다.”

1. 기도: 나도 기도할 수 있어요
요한복음 15:7, 데살로니가전서 5:17

2. 십자가: 믿음의 눈으로 십자가를 바라보아요
민수기 21:9, 요한복음 3:14-15

3. 교만: 교만하면 큰일 나요
다니엘 5:20, 잠언 16:18

4. 용서: 친구가 미워질 때 어떻게 할까요?
사무엘상 24:10, 마태복음 5:44

5. 섬김: 으뜸이가 되고 싶어요
마태복음 20:27, 마가복음 10:45

6. 회개 : 회개하면 회복되어요
사무엘하 12:13, 요한일서 1:9

7. 희망: 그들은 우리의 밥이다
민수기 13:30, 요한복음 16:33

-자칫 쉽게 설명하는데 치중하다, 성경 내용보다는 ‘교훈’ 중심으로 설교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균형을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린이 설교 내용을 단순히 윤리적 교훈과 율법적 명령으로 채우지 않아야 합니다. 복음적인 설교를 해야 합니다.

복음적인 설교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시며,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하셨는지를 말하는 ‘예수님 중심의 설교’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인간 중심적 설교가 전해집니다.

물론 설교에 윤리적 교훈과 율법적 명령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예수님을 구원자로 아는 구원의 감격에서 흘러나오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설교자는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말씀과 행동을 선포하고 가르쳐야 합니다. 그와 더불어 균형적으로 우리의 역할과 우리의 행동이 강조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위해 설교자는 성경 본문만이 아니라, 기독교 교리 및 성경의 핵심 주제를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어린이의 생활 문제와 적용 거리를 잘 살펴야 합니다.”

어린이 설교 바이블
-시청각 자료를 어디까지 활용해야 하고, 설교와 연계한 2부나 분반공부 활동에 대한 꿀팁이 있으시다면.

“많은 어린이들이 게임과 영상 문화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런 흐름에서 어린이의 눈과 귀와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적절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야 합니다. 시청각 자료는 설교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보조 역할을 합니다.

다만 시청각 자료가 예배와 설교의 중심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설교 내용이 좋아야, 시청각도 의미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시청각 자료는 화려하고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데, 설교 내용이 부실하면 어린이가 영적인 허전함을 느끼게 됩니다. 계속해서 더 화려하고 눈을 끄는 시청각을 보여주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설교와 연계한 2부 순서 또는 소그룹 분반모임 활동에서, 설교 내용과 같은 주제가 이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주제가 있는 원포인트 어린이 설교와 2부 순서 및 소그룹 분반모임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설교 후 실천사항을 결심하는 어린이의 고백과 결심을 듣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리고 설교의 핵심 주제를 가지고 합심기도를 하는 시간도 좋습니다.

어린이가 좋아하는 ‘퀴즈, 게임, 만들기, 글쓰기’ 등의 분반 활동도 2부 순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설교에 맛을 더하는 예화 사용법’이라는 책을 저술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책은 설교 예화를 연구한 저의 신학석사 논문을 쉽게 풀어 쓴 책입니다. 설교 예화를 모은 예화집이 아니라, 예화를 어떻게 사용해서 설교 전달의 효율성을 높일까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예화는 설교 강단을 살리는 ‘비타민’입니다. 설교에 맛을 더하는 ‘조미료’입니다. 설교의 ‘윤활유’와 같습니다. 예화는 청중이 선포된 말씀을 잘 깨닫고, 기억하고, 적용하도록 도움을 주는 도구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현장 예배의 온전한 회복을 앞두고, 적절한 예화 사용을 통해 청중의 변화를 일으키고자 열망하는 설교자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힘든 상황에서 분투하고 있는 어린이 설교자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신다면.

“어린이 설교자는 하나님과 어린이를 말씀으로 연결하는 다리와 같습니다. 말씀으로 어린이 영혼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우는 놀라운 특권과 책임을 부여받았습니다.

야구 선수가 한 경기, 한 타석마다 최선을 다하듯, 어린이 설교 사역의 자리를 지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씨를 뿌리고 물을 주지만,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열매를 맺게하실 것을 믿고 기대하며 섬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국교회 생명의 불씨는 하나님의 말씀에 붙들린 다음 세대에 달려 있습니다. 어린이 사역에 헌신하시는 모든 어린이 설교자들, 교사들, 부모님들께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김정훈 목사는 대구동부교회(김서택 목사), 대구동신교회(권성수 목사)에서 사역하고, 현재 수영로교회(담임 이규현 목사) 부목사로 재직하고 있다.

책 <어린이 설교 바이블>은 저자가 어린이 사역을 할 때 직접 사용했던 실제적인 설교 원고를 바탕으로, 다음 세대 설교자를 위해 어린이 설교에 관한 모든 것을 알기 쉽게 담아냈다. 앞서 밝힌대로 <설교에 맛을 더하는 예화 사용법(브니엘)>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