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교회 총격 가해자, ‘증오범죄’ 혐의로 기소돼

▲중국계 미국 이민자 데이비드 추(68). ⓒABC 뉴스 보도화면 캡쳐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교회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가해 남성이 증오범죄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 남성의 이름은 데이비드 추(68)이며, 중국계 미국 이민자로 라스베이거스에 정착해 거주해 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오렌지카운티 지방검찰청은 17일(이하 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추는 인종, 피부색, 종교, 국적, 출신 국가 등을 이유로 고의로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증오범죄 혐의를 추가하기 위해 고소장을 수정했다고 발표했다.

토드 스피처 오렌지카운티 지방검사는 “이 사건에 대한 추가 증거를 검토한 뒤 증오 범죄 혐의를 포함하도록 수정된 형사 고사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토드 스피처 검사는 추의 가족들이 1948년 이후 중국에서 대만으로 강제 이주했으며, 추는 대만에서 자신이 학대를 받았다고 느꼈던 것으로 전했다. 또 사건 당일 그의 차 안에서는 대만이 독립국가임을 부정하는 내용과 증오가 담긴 메모가 발견됐다.

데이비드 추는 오는 8월 19일에 기소 인정 여부 절차를 밟은 뒤 보석 없이 구속된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사형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총격 사건이 벌어진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라구나우즈 제네바장로교회 전경. ⓒ동영상 캡쳐

오렌지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지난달 15일(이하 현지시각) 추는 제네바장로교회가 대만에서 귀국한 목사를 환영하는 점심 모임 자리에 들어가 출입문을 걸어 잠근 뒤 교인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40여 명의 교인들이 함께 식사 중이었는데, 총격으로 교인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추를 진압하기 위해 최초로 몸을 던진 스포츠 의사인 존 쳉(52)은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후 교인 여러 명이 그의 몸을 바닥에 쓰러뜨려 진압하는 데 성공했다.

오렌지카운티경찰서는 증오범죄 혐의가 확정되기 전인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에서 범행 이유가 “중국과 대만 사이의 정치적 긴장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돈 반스 오렌지카운티 경찰서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동기의 증오가 이번 사건을 촉발시켰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주리주의 대만계 미국인 교회 ‘그레이터 세인트루이스 장로교회’를 담임하는 피터 우 목사는 지난달 CP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교인들이 라구나 우즈 성도들과 개인적인 유대 관계가 깊다고 말했다.

우 목사는 “우리 교인 대부분이 슬픔에 잠긴 채 애도하고 있다”며 “대부분이 총격 사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계 미국인 교회가 라구나 우즈 총격에 대응해 희생자와 사건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중국과 대만 교회 사이에 대화와 협력의 계기가 될 줄로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