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월드비전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라 난민들을 위해 장기적 긴급구호 활동으로 전환한다. 루마니아 해피버블센터 모습. ⓒ월드비전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이 세계 난민의 날(6월 20일)을 앞두고, 난민들의 삶에 관한 글로벌 보고서 <기아와 방임 속의 아이들: 잊혀진 난민들>을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브라질, 콜롬비아, 콩고민주공화국, 요르단, 페루, 터키, 우간다, 방글라데시, 과테말라, 온두라스, 말리 등 11개 국에 거주하는 난민 중 특히 난민 아동들의 삶의 질이 심각하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비전이 시리아·남수단·베네수엘라 같은 분쟁국에서 피란한 난민과 국내 실향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2%가 식량·의료·주거비 등 아이들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응답자의 35%는 성장기 자녀가 지난 12개월 동안 체중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국제월드비전 앤드류 몰리 총재는 “전 세계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고 볼 수 있는 취약 국가의 난민 아동과 국내 실향민을 포함해 난민들은 심각한 기아에 직면하고 있다”며 “월드비전이 최악의 상황을 막고자 대응하고 있지만 식량 가격의 급등, 기후 변화, 분쟁, 코로나19 등으로 더 많은 지원과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베네수엘라, 시리아, 우크라이나에서 자신이 살던 곳을 탈출할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이런 비극적인 상황에 있는 모든 아동에게 더욱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길 바란다. 월드비전은 계속해서 아이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난민 아동은 스스로 생존을 위한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계속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아동보호는 인도적 지원에서 가장 적은 자원이 투입되고 있으며, 전체 지원에 필요한 예산의 약 4% 수준이다.

난민 아동의 절반은 위험한 주거지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44%는 주요 아동 보호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작년 대비 13% 증가한 수치며, 자녀를 학교에 보낼 비용이 없다고 답한 가정도 2배로 늘었다. 그 결과 많은 학교 밖 난민 아동들은 교육의 기회뿐 아니라 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울타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국제월드비전 인도주의 책임자인 저스틴 바이워스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불행하게도 수백만 명의 난민 아동들은 등교 대신 조혼과 아동 노동이라는 비극에 직면했고, 선진국들은 점차 코로나19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수백만 명의 난민들은 여전히 백신에 접근조차 여려운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월드비전
▲<기아와 방임 속의 아이들: 잊혀진 난민들>. ⓒ월드비전
이번 보고서에 의하면 많은 난민들의 건강이 악화됐으며, 4명 중 1명은 지난해 가족 구성원의 죽음을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의 절반은 코로나19 백신 접근의 불평등에 의한 것이었다.

세계 최빈국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용 가능한 백신 중 1.4%만을 공급받았으며, 소량의 백신 공급량 중에서도 매우 적은 분량만이 아동들에게 할당되었다.

한국월드비전 조명환 회장은 “감사하게도 우크라이나 분쟁에 많은 분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셔서 1,400만 명 넘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한 장기 지원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곳곳에 잊혀져서 소외된 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모든 생명과 인권이 평등하게 소중한 만큼 잊혀져 가고 있는 난민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도적 위기가 심화되고 형태가 복잡해짐에 따라, 월드비전을 비롯한 아동 중심 NGO들은 지원이 필요한 인구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지원 자원은 아직 부족하다고 전한 바 있다. 또 우크라이나 위기와 같은 신규 재난뿐 아니라 예멘,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남수단과 같이 장기화된 위기들이 잊혀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