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교와 통일, 탈북민 교회 중심으로 시선 맞춰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정형신 목사, 기독교통일포럼 6월 월례포럼 발표

지난 3년 간 코로나에도 탈북민 교회 수 20% 증가
대부분 자비량, 탈북민 목회자 가정 심각한 어려움
탈북 목회자 리더십 경험하는 역동적 선교 훈련지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기독교통일포럼 2022년 6월 월례포럼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반포동 남산교회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정형신 목사(뉴코리아교회)가 ‘전국 탈북민 교회 기본 현황과 담임목회자 출신 지역에 따른 목회 상황 비교’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정 목사가 집계한 통계 발표 중 ‘탈북민 교회’란 담임목사가 북한 출신이거나, 남한 출신 목회자가 탈북민 사역을 주 목표로 개척된 교회, 성도 대부분이 탈북민인 교회를 통칭한다. 탈북 목회자가 탈북민 사역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경우는 제외했다. 그는 지난 2021년 제1회 ‘탈북민 교회 통일준비 포럼’에서도 탈북민 교회 현황을 발표한 바 있다.

정형신 목사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한국교회는 예고 없이 찾아온 탈북민들을 사랑으로 품고 끌어안았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오늘날 국내 3만여 탈북민들 중 40%에 달하는 탈북민복음화를 이뤄냈다”며 “200명 가까운 탈북 신학생·목회자들을 배출하고, 전국에 80곳 이상 탈북민 교회가 세워져 사역의 토양을 만들었다. 부인할 수 없는 한국교회의 기도와 수고의 열매”라고 운을 뗐다.

정 목사는 “코로나19 속 지난 3년 간 탈북민 교회 수는 20% 이상 증가했고, 내부 상황도 79%의 교회가 출석 성도가 늘어나는 등 안정을 찾는 추세”라며 “교인 숫자 증가는 그만큼 재정 적자가 커짐을 의미하지만, 재정 상황이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담임목사 사례는 명목상 금액인 경우가 많고, 대부분 자비량으로 헌신과 수고를 감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발표에 따르면, 2022년 5월 말 현재 탈북민 교회 개척은 전국에서 82곳 이뤄졌다. 이는 정 목사가 작년 포럼에서 발표한 지난 2021년 3월 말 현재 68곳에서, 무려 14곳이나 증가한 숫자다. 현재 82곳 중 14곳이 사라졌고, 현재 68곳이 최북단 연천에서 제주도까지 남한 땅 전역에 자리잡고 있다.

현재 존재하는 교회 68곳을 기준으로 목회자 출신 분포는 북한 출신 40명, 남한 출신 27명, 중국 출신 1명이다. 초기 남한 출신 목회자들이 개척을 주도했으나, 2015년부터 역전돼 전체의 61%가 북한 출신이며 이 비율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정형신 목사는 “탈북민 교회에서 탈북민 성도들이 건강하게 자리잡으면서 남북한 성도 구분이 희미해지고, 교회의 짐을 함께 나눠지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많은 탈북민 교회들이 탈북민이라는 특정 대상을 주요 사역 목표로 삼았던 초기 사역에서 벗어나, 남북 통합 목회의 큰 틀에서 남북한 출신 성도들의 하나 됨을 이루어내는 쪽으로 사역이 변화하고 있다”며 “탈북민 교회 역사가 아직 20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이러한 흐름은 많은 진통과 은혜의 흔적을 남기며 묵묵히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교회 소재지는 서울이 31곳(46%)으로 절반 가까이 되고, 경기 17곳(25%), 인천 5곳(7%) 등 수도권이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서울에서는 양천구가 8곳, 노원구 4곳, 강서구·송파구 3곳 순이었는데, 이 세 지역에는 탈북민이 1천 명 이상 거주하고 있다. 경기는 고양과 김포가 3곳, 안산과 의정부가 2곳이었다.

경상권은 대구가 3곳, 경북 포항 2곳, 경남 창원과 부산, 울산 각 1곳이었다. 전라권은 광주 2곳, 제주 3곳, 충청권은 세종(천안·아산)에 2곳이었다. 대전, 강원, 충북 전북, 전남 등에는 아직 탈북민 교회가 없다. 그는 “앞으로 탈북민교회를 새롭게 개척할 경우, 지역별 안배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고 했다.

▲정형신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정형신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탈북민 교회 소속 교단은 장로교가 50곳으로 74%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통합이 16곳으로 가장 많고, 합동 13곳, 백석 4곳, 합동개혁 3곳, 고신 2곳, 합신 2곳 순이었다. 이 외에 개혁, 개혁정통, 보수합동, 서울총회, 예정, 웨신, 합동보수, 합동중앙 등이 분포했다. 이 외에 감리회 7곳, 기하성 4곳, 기성 3곳, 나사렛 1곳, 카이캄 3곳이었다.

목회자 성별은 남성 41명, 여성 27명이었다. 남한 출신은 남성 23명과 여성 4명, 북한 출신은 남성 18명과 여성 22명으로 달랐다. 현재 탈북 신학생들도 여성 비율이 높다고 한다.

담임목사 연령대는 30대 1명(2%), 40대 15명(25%), 50대 28명(47%), 60대 13명(22%), 70대 2명(3%) 등이었다. 북한 출신 목회자의 경우 30대 1명, 40대 11명, 50대 15명, 60대 6명이었고, 남한 출신 목회자는 40대 4명, 50대 12명, 60대 7명, 70대 2명이었다. 둘 모두 50대 비중이 가장 많고, 평균연령은 남한 출신이 더 높았다.

그러나 부교역자가 없는 교회가 32곳, 항존직(장로)이 없는 교회가 51곳(86%)이나 차지했다. 정 목사는 “탈북민 교회는 성도들의 신앙뿐 아니라 탈북민들의 한국 사회 정착, 교육, 취업, 진로, 가정, 상담 등 전방위적 사역을 감당해야 하는, 담임목사 혼자 이 모든 것을 소화해 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며 “함께 수고를 감당하며 짐을 나눠질 수 있는 동역자가 절실하다. 부교역자의 경우 교회 재정 문제와도 직결되는 만큼, 훈련된 평신도 사역자들의 유입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했다.

교세 현황은 20명 미만이 17곳(29%), 20-40명 22곳(37%), 41-59명 12곳(20%), 60명 이상 8곳(14%) 등이었다. 그는 “통계에 포함된 59개 교회 전체 교인 숫자는 성인 1,635명, 아동 458명으로 총 2,103명인데, 교회별로 나눠보면 교인은 평균 36명”이라며 “교인수가 100명을 넘는 교회도 4곳이었다. 작년과 비교할 때, 평균 2명씩 증가했는데, 2021년 한 해 새로 등록한 교인 평균이 4명이었으므로, 1년 사이 4명이 들어오고 2명이 빠져나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목사는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9곳까지 대략 잡으면, 전국 68곳 탈북민 교회 교인은 2,400여 명으로 추정된다. 이중 탈북민 성도는 북남 간 비율을 최대 8:2 정도로 보면 1,900여 명, 최소 6:4 정도로 보면 1,400여명”이라며 “국내에서 신앙생활하는 탈북민 숫자를 대략 1만 명으로 잡았을 때, 전체 탈북민 인구 중 14-19%가 탈북민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추산했다.

탈북민 교회 59곳의 한 달 재정수입은 100만 원 이하 21곳(36%), 101-200만 원 19곳(32%), 201-300만 원 4곳(7%), 301-400만 원 5곳(8%), 401-500만 원 5곳(8%), 501만 원 이상 5곳(8%) 등으로, 상당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담임목사 사례는 ‘없음’ 24곳(41%), 50만 원 이하 8곳(14%), 51-100만 원 11곳(20%), 101-150만 원 11곳(19%), 151-200만 원 4곳(7%) 등이었다. 201만 원 이상은 한 명도 없었다.

정형신 목사는 “담임목사 사례를 중위 값으로 환산할 경우 대략 53만 원으로, 2022년 1인 가족 최저생계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라며 “특히 코로나 이후 교회 재정이 악화되고 후원 교회들과의 관계도 느슨해졌다. 북한선교 초청 강의 등 외부사역도 거의 중단돼, 탈북민 목회자 가정은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목사는 “탈북민 교회 사역의 특징은 일반 교회 사역과 더불어, 탈북민 정착지원을 위한 NGO 사역, 북한선교 동원을 위한 선교회 사역, 그룹홈, 대안학교 혹은 방과 후 학교, 북한 내지사역, 구출사역, 해외 양육사역 등을 병행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탈북민 교회의 주요 모토 중 하나는 ‘북한에 세워질 교회의 못자리 혹은 모델이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북한선교뿐 아니라 민족복음화와 복음통일, 그리고 열방선교를 비전으로 삼고, 북한 어느 지역에 어떤 형태의 교회를 세울지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렇듯 결코 쉽지 않은 환경임에도 탈북민 교회가 계속 개척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탈북민 목회자들이 자비량 사역을 감수하면서도 묵묵하게 자리를 지켜가는 근거는 이들의 소명에 있다”며 “탈북민 목회자들은 남한 땅에서, 북한 사람들과 함께, 남북이 하나 되는 특별한 공동체를 이룬다. 동시에 북한 땅에 세워질 십자가를 보는 사람들이다. 탈북민 목회자들은 통일 그 이후를 본다. 하나님이 우리 민족을 통해 세계 열방을 바라보고 계시듯”이라고 정리했다.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이후에는 탈북민 교회와 목회자들을 위한 제안을 전했다. 먼저 ‘탈북민 목회자 가정 살리기 운동’을 제안했다.

정형신 목사는 “아직까지 탈북민 교회는 탈북민 성도가 자라서 교회의 형편을 분담하는 구조가 아니라, 담임목회자 가정이 전적으로 교회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며 “탈북민 성도가 늘수록 재정적자가 커지고 목회자의 헌신이 배가되는 구조이다. 이런 상황에서 목회자 가정은 항상 2순위로 밀려난다. 사모들은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자녀들은 방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3인 가구 최저생계비가 250만 원이 조금 넘는다. 아이 하나 있는 가정이 한 달에 최소 이 정도는 필요하다는 말이다. 작년 말 기준, 탈북민 교회 평균 교인 숫자가 36명인데, 한 달 평균 수입이 200만 원이 채 안 된다”며 “탈북민 목회자들은 3인 가구 최저생계비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입으로 평균 36명의 자녀(교인)들을 돌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로 ‘탈북민 교회와 목회자들을 <선교>의 범주에서 보자’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지금까지 탈북민 교회는 국내 특수 목회 영역으로 이해돼 왔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회는 미자립교회(미래자립교회)로 구분된다”며 “탈북민 교회 사역이 국내 개척교회의 범주에서 이해되기에, 지리와 문화를 넘어 북한 땅 전역에 이르는 북한선교의 영역까지 잘 연결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교는 일반적으로 타문화권을 전제로 하는데, 탈북민 사역이야말로 대표적인 타문화권 사역”이라며 “탈북민 교회는 선교지 주민들이 모여 있는 선교지 교회다. 탈북민 교회의 존재 의의는 북한에 세워질 교회에 있다. 북한 땅에 세워질 교회를 생각하면서 일시적으로 남한 땅에 세워진 교회가 바로 탈북민 교회”라고 근거를 댔다.

셋째로 ‘탈북민 교회는 북한 <선교> 현장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북한 선교가 상당히 위축된 이유는, 북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라며 “통일 준비는 사람 준비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교회는 ‘탈북민 목회자들’을 ‘남한 목회자화’하고 ‘탈북민 성도들’을 ‘남한 성도화’하는데 열심을 냈다. 앉아서 배워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앉혀놓고 가르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북한과 남한은 토양이 전혀 다르다. 전혀 다른 토양에서 전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창조적 목회를 하는 곳이 바로 탈북민 교회”라며 “북한 사람들의 기질이 이해되고, 전혀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가 형성되는 과정, 그리고 북한 출신 목회자들의 리더십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탈북민 교회이다. 이런 역동적인 선교 훈련의 장들이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탈북민 교회 개척운동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정형신 목사는 “남한 교회는 오랫동안 독립된 탈북민 교회 전에 건강한 탈북민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집중해 왔는데, 이제는 파송을 계획할 때”라며 “이 과정에서 탈북민 성도들이 주도적 역할을 해서 스스로 본인들의 교회를 세워갈 수 있도록 격려하자. 수년 내 분립개척을 목표로 하고, 탈북민 신학생들을 부교역자로 초청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탈북민 교회 개척 운동의 유익에 대해서는 △교회가 생기는 일: 교회가 교회를 세우는 본질에 충실한 운동 △모든 성도들을 기도와 섬김의 자리로 초청하는 일: 이 과정에서 성도들은 성장하고 성숙해진다 △탈북민 성도들이 실질적인 동역자로 세워지는 일: 탈북민 교회 안에서 탈북민 출신 장로, 권사, 안수집사의 비율은 남한 교회 내 탈북민 공동체의 경우보다 높다 △남북한 성도들의 하나 됨을 이뤄내는 효과적인 일 △북한 선교의 현장이 생기는 일 등을 꼽았다.

끝으로 “탈북민 교회는 한국교회와 동역하기 위해 시작했다. 탈북민 교회는 한국교회 북한 선교의 분명한 열매이고, 현장이며, 실제이자, 통일 준비의 길잡이”라며 “이제 저 멀리 있는 북한 땅만 바라보지 말고 우리 곁에 와 있는 북한 사람들과, 이들이 모여 남북의 하나 됨을 이뤄가고 있는 탈북민 교회로 북한 선교와 통일 준비의 시선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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