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 지옥 땔감 아닌, 섬기며 복음 전할 대상
민주당 좋아하지 않아, 몇 명 빼면 부패 기득권 세력
차별금지법, 차별하지 말자는 것… 가짜뉴스 공방도

청교도목사회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청교도목사회 주최 청목토론회가 ‘기독교 내 진보 vs 보수’를 주제로 첫 모임 ‘진보에게 듣는다’를 5월 30일 오후 고양 삼송제일교회(담임 정대운 목사)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총신대 출신 양희삼 목사(카타콤교회)가 참석해 개혁주의 목회자 모임인 청교도목사회 회원들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고 질문에 답했다.

당초 청교도목사회는 진보와 보수 측 패널 1인씩을 내세우는 ‘맞짱 토론’을 계획했으나, 형식이 변경돼 초청강연 식으로 진행되면서 아쉬움도 남겼다. 그러나 서로의 생각을 밝히고 나누는 이러한 시도 자체가 신선하고 이 시대에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소위 ‘조국 수호 집회’를 주도하기도 했던 양희삼 목사는 이날 보수 목회자들 앞에서 ‘부드러운 남자’가 됐다. 그는 “예수님 시대에 진보와 보수가 있었는가? 기득권과 약자만 있었을 뿐”이라며 “예수를 믿고 따르는 사람은 기득권이 아니라 약자를 위해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 목사는 “어느 진영에 서고 싶은 게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이뤄지게 하고 싶을 뿐”이라며 “대한민국 정치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그나마 조금 나아서 우호적일 뿐, 민주당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요즘은 특히 더 그렇다. 민주당도 몇 명의 의원들을 빼면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기독교를 왜 비난할까? 종교적·신앙적 이유뿐 아니라, 기독교인들의 행태 때문”이라며 “세상 사람들은 지옥의 땔감이 아니라, 우리가 섬기면서 복음을 전해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양 목사는 “주님께서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대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문제가 있는가”라며 “내 교회, 내 교인들만 강조하며 우리만의 성을 쌓는 것이 오히려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교도목사회 양희삼
▲양희삼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관련 공방도 오갔다. 양희삼 목사는 “동성애자에는 세 부류가 있다. 쾌락만을 위한 동성애는 인정할 수 없지만, 세상에서 후천적으로 상처받은 이들과 선천적으로 그런 분들도 존재한다. 존재하는 사람을 어떻게 부정하겠는가”라며 “저도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것과 존재를 인정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동성애를 금한) 성경을 부정해도 되느냐는 물음에는 “현 방식의 퀴어축제를 비롯해 일반인들이 쾌락만을 위해 즐기는 것에는 무조건 반대한다”며 “법이 만들어지면 동성애를 옹호·조장하게 된다는 주장은 양쪽에 개념 차이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 목사는 “차별금지법은 말 그대로 차별하지 말자는 것이다. 정의당에 직접 확인했는데, 법 통과돼도 설교 시간에 성경대로 ‘동성애=죄’라고 설교할 수 있다. 처벌당한다는 건 가짜뉴스”라며 “교회에서 종교적 발언을 하는데 누가 뭐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현재 상정돼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에는 소위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양 목사의 ‘가짜뉴스’ 주장 자체가 가짜뉴스라는 지적이다.

양희삼 목사는 “성경이 지지하지 않는 법이라는 것은 교회의 논리일 뿐이다. 저는 차별금지법안을 제정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동성애자들을 차별하지 않는데도 법안 제정을 시도하는 이유는 교회를 표적 삼아 무너뜨리려는 것’,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 동성애가 정상처럼 여겨져 조장되는 건 사실 아닌가’, ‘동성애를 해도 된다는 말씀이신가’ 등 우려와 반대를 표시하며 격렬한 토론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