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 소리, 중보기도
▲지난 5월 1일, 마리우폴 곤다거리침례교회에 모인 성도들과 새 방문객들(국제복음주의기독교침례교회연합회의 허락을 받아 게재). ⓒ국제복음주의기독교침례교회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시 의회가 현지에 남아 있는 시민 17만 명 가운데 1만 명이 올해 말까지 질병과 불안전한 환경으로 인해 사망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발표한 가운데, 죽음과 파괴에 관한 사진과 영상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포위된 도시에서, 한국순교자의소리가 입수한 사진과 영상에는 전혀 다른 모습들이 담겨 있다. 소그룹으로 모여 계속 예배를 드리고, 성만찬에 참여하고, 세상을 떠난 성도들의 장례를 치르면서, 교회의 사명을 계속 감당하고 있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전쟁과 자연 재해가 발생했을 때 교회가 가장 먼저 대피했다가 가장 늦게 돌아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일반적으로 기독교인은 머무르는 사람들이다. 기독교인은 가장 먼저 폐허가 된 현장에서 하나님을 예배한다. 그런 다음에는 이웃을 위해 기도하고, 가진 모든 것을 나눠 주고, 심지어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현장에서 이웃을 섬긴다”고 했다.

순교자의소리는 ‘골로스 무치니카프 꼬레야(олос Мучеников – Корея, 한국순교자의소리)’라는 제목으로 핍박받는 기독교인에 관한 러시아어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12,000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다수인 7,000명 가량이 우크라이나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 페이스북 사이트를 통해 소통하고 순교자의소리와도 교류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소리가 마리우폴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역의 기독교인 및 교회들과의 개별적인 소통 창구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중보기도
▲지난 4월 26일 블라디미르 집사의 장례를 치르는 곤다거리침례교회 성도들(국제복음주의기독교침례교회연합회의 허락을 받아 게재). ⓒ국제복음주의기독교침례교회
현숙 폴리 대표는 “그 성도들은 분명 가진 것이 거의 없다. 그래도 그들은 자신들을 신실하게 보살펴 주시는 하나님을 찬양하기 원하고, 또한 자신들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하나님을 섬기고 있다는 사실을 ‘외부’의 기독교인 형제자매들에게 알리기를 원한다. 언론 보도는 마리우폴 시민들이 외부 세계와 ‘단절’되어 있다는 점만 강조한다. 물론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마리우폴의 성도들은 자신들이 세상과는 ‘단절’되었어도 하나님과는 단절되지 않았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신실하게 보살펴 주신다는 사실을 외부 사람들에게 알려 주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마리우폴의 한 미등록 침례교회가 보내준 사진들이 이러한 진실을 강력하게 증명한다고 했다. 그 사진들에는 지난 5월 첫째 주 일요일에 성만찬을 행하고 예배가 끝난 뒤에 성도들과 음식을 나누는 교회의 모습이 담겨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마리우폴 곤다 거리에 있는 ‘기도의 집’에서 보내 온 보고서에도 ‘외부에서 온 방문객들’, 즉 비기독교인들이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고 몇 사람은 회개 기도를 통해 주님께 돌아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그 교회 블라디미르 레드코카신 집사가 그리스도를 신실하게 증거한 결과로 생명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 교회 성도들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 충돌이 일어나자 많은 사람이 그 지역을 떠났는데, 블라디미르 집사는 그 교회의 사역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현지에 남아서 교회 성도들 뿐 아니라 이웃들을 위해서도 지하실을 마련했고, 찾아오는 사람을 다 받아주고 사랑으로 정성껏 보살폈다”고 전했다.

그 교회 성도들은 순교자의소리에 “블라디미르 집사의 생전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지난 3월 19일이다. 우리는 사람들을 (우리 교회로) 데려온 다음, 이 도시에서 대피시킬 계획을 세웠다. 블라디미르 집사는 도로 위에서 기도하며 사람들이 가는 길을 축복했다. 저녁에 집사가 자신의 가족을 방문하러 갔는데 그가 차고를 닫고 있을 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포탄이 날아왔고 집사님은 복부에 상처를 입었다. 그는 그날 밤을 집에서 지내고 다음날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의료진에 따르면 그는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수술대 위에서도 기도했고, 결국 하나님 품에 안겼다”고 했다.

그 교회 성도들에 따르면, 관계자들이 병원에서 시신을 가져다가 영안실에 안치하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고 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마리우풀 교인들의 상황은 인간적인 관점에서 보면 끔찍하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그들은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마리우폴의 성도들이 전해준 한 보고서에는 어떤 교회가 주민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음식을 나눠주었고 그 교회 성도들은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간단히 기록돼 있다. 미르니 지구의 한 교회는 지난 5월1일 일요일에 세 사람이 회개하고 주님께 돌아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보고서에는 리보베레즈니구의 한 교회 건물이 폭파된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그 보고서 자체는 그 동안 그 교회를 위해 기도해 온 모든 성도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보고서에는 성도들로 가득 찬 작은 예배당에서 아름다운 특별 찬양을 드리는 여성 성도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도 포함되어 있었다. 극심한 고난에도 불구하고 회개하고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리며 신실하게 예배하는 것은 주님을 더 기쁘시게 하는 예물”이라고 했다.

현재 순교자의소리는 러시아와의 군사적 충돌 속에서도 신실한 증인의 사명을 계속 감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개교회와 개별 성도들을 긴급하게 지원하고 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중보기도
▲마리우폴에 남아 있는 ‘곤다거리침례교회’ 성도들이 예배당 문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국제복음주의기독교침례교회연합회의 허락을 받아 게재). ⓒ국제복음주의기독교침례교회
현숙 폴리 대표는 “지금 전 세계 여러 기독교 단체와 교회들이 빵과 의약품을 가득 실은 트럭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고, 피난 자금과 난민 거주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활동은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순교자의소리의 소명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오늘 하나님이 허락하신 장소에서 하루하루 그리스도의 교회로 살기 위해 신실하게 노력하는 우크라이나의 작은 교회들을 섬기는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매일 우리는 우크라이나 현지 교회 및 기독교인들과 접촉하고 있다. 재정적인 도움도 분명히 필요하지만 그분들과 대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기도하거나,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필요한 때도 있다. 때로 그분들은 핍박과 순교에 관한 자료를 우리에게 요청한다. 그분들은 현재 겪고 있는 일들을 성경적으로 이해하고 기독교 역사에 비추어 이해하기 원한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서 여전히 그들에게 신실하시고, 그들도 하나님께 여전히 신실하다는 사실을 전 세계 형제자매들이 알기 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