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침례회 총회장 J.D. 그리어 목사.
▲2019년 10월 3일 텍사스 그레이프 바인에서 열린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 콘퍼런스에서, 남침례회 전 총회장이자 서밋교회 목사인 J. D. 그리어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 제공
미국 남침례회가 교단 내 성학대 혐의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법적 책임을 피하려 했다는 독립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교단 지도부가 침통한 심경을 밝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남침례회는 성학대 조사를 위해 수사전문회사인 ‘가이트포스트 솔루션스’(Guidepost Solutions)를 고용해 혐의를 조사해 왔으며, 관련 보고서는 오는 6월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교단 총회에 앞서 전달될 예정이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는 “지난 20년 동안 성학대 피해자가 믿을 만한 주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침례회는 교단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는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는 동안 다른 목회자의 아내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니 헌트 전 남침례회 회장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교단 내 성학대 대책위원회에 보고된 288쪽의 보고서는 “일부 고위급 지도자들이 몇 년 동안 외부 고문과 함께 이러한 학대 보고에 대한 대응을 크게 통제했다. 그들은 학대 혐의와 소송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보호하고, 다른 고려 사항을 제외하며 교단의 책임을 피하는 데 특히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도부는) 학대를 신고한 생존자들을 무시하고 불신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대해 남침례회 집행위원회 롤랜드 슬레이드 의장과 윌리 맥로린 임시 대표는 “위원회가 보고서를 검토하고 비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CP와의 인터뷰에서 “생존자 구성원들에게 이 조사 결과에 대한 비통한 심경을 전한다”며 “교회에서 앞으로 일어날 성추행 사건을 예방하고, 우리의 대응과 돌봄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남침례회 성학대 대책위원회는 CP에 “우리는 열린 마음과 무거운 마음으로 이 보고를 받는다. 우리는 학대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애도한다. 자격심사위원회는 앞서 실패한 모든 것을 회개하고 생존자들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 광범위한 보고서와 권장 사항을 듣고 알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는 권장 사항을 구현하고 자격위원회의 일을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조사는 텍사스주 대형 언론사 휴스턴 크로니클과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가 2019년까지 기록한, 남침례회 성폭력 피해 기록 보고서에 의해 촉발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년간 380여 명의 남침례회 소속 목사와 봉사자들에 의해 최소 700명의 성학대 피해자들이 발생했으며, 그 중 대부분이 미성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19년 교단 지도부가 성학대 위기를 축소 조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