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레미션 김광헌 대표
▲이레미션의 김광헌 대표 역시 중증장애인이다. 홀로 거동은 물론 말조차 할 수 없고 오직 ‘헤드포인트’ 기구에 의존해야만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사람의 냄새를 무척이나 그리워한 순간이 있습니까. 우리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도 ‘장애인’이라는 낙인으로 그럴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장애인인권단체들의 시위 방식을 두고, 사회 안팎에서 논쟁이 펼쳐졌다. 하지만 이도 잠시일 뿐, 장애인들이 처한 현실에 대한 진지하고도 근본적인 논의에 대한 소식은 좀처럼 접하기 어려웠다.

이레미션은 소외된 이웃들에게 물품을 지원하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생활비를 지원한다. 또한 최중증장애인들에게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같은 상황에 놓인 이들이 직접 나서 강연하는 ‘야베스캠프’로 삶의 길을 모색하고, 유튜브로 고품격 음악축제 더 클래식 콘서트도 진행한다.

단체를 이끄는 김광헌 대표 역시 중증장애인이다. 홀로 거동은 물론 말조차 할 수 없고 오직 ‘헤드포인트’ 기구에 의존해야만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그늘진 곳에서 신음하고 있는 수많은 장애인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헤아릴 수 있다. 불편하고 때론 억울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벌써 13년째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동역자가 없어 각종 홍보물, 홈페이지 디자인을 파워포인트와 그림판을 이용해 홀로 제작하고 있다. 이렇게 하루 10시간 업무하며 목과 허리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의 아픔을 생각하며 멈추지 않았다.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공통적으로 극심한 외로움을 겪는다. 그 외로움 뒤에 따라오는 성적인 욕구와 그에 따른 고통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일반인들이 헤아리기 어렵다. 활동지원사, 심지어 가족을 통해서 그 욕구를 해결하고 자신의 추한 모습을 저주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레미션은 이들의 그릇된 가치관을 바로잡아 주고,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 특수성교육 및 케어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이레미션 회원들이 매월 보내주는 정기 후원금은 약 45여만 원. 부족한 재정으로 사역이 중단되는 경우도 많다. 협력교회가 제공한 8평 규모의 방을 임대해 사무실 삼아 사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도와 줄 곳이 더 많은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며 관심을 요청했다. 다음은 서면으로 진행한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일상복지사업 및 연구사업으로 나눠 진행
중증장애인 문화체험과 강연 통해 길 모색
특수학교 졸업 후 비참함과 초라함에 낙담
21세 때 장애인 위한 하나님의 단체 사명

-이레미션에 대한 사역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레미션은 일상복지사업 및 연구사업으로 나눠 사역하고 있습니다. 일상복지사업은 소외된 이웃들에게 물품을 지원해주는 이웃물품지원사업, 생활이 어려우나 정부지원대상자에 요건이 안 되는 사람에게 생활비를 지원해주는 생활비지원사업, 코로나로 잠시 중단하고 있으나 최중증장애를 갖고 있는 청년들이 모여서 문화체험을 매체로 유대관계를 쌓아가는 장애청년문화증진사업,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이들의 강연을 통해 마음의 위안과 문제대처방법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는 야베스캠프(강연프로그램)사업. 그리고 고품격 음악프로그램 더 클래식 콘서트를 유튜브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사업은, 요즘 성다양성, 성평등, 동성애주의자들이 공교육에 들어가서 아동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성인식과 그릇된 성 가지관을 심어주어 갈등과 혼란 속에서 성을 자신의 마음대로 행해도 된다는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또 장애인들이 성적인 욕구를 해소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심리적인 자기비하, 불화, 자해 또한 너무 심한 나머지 부모나 친형제자매와 근친상간하는 문제들까지 발생하고 있어, 성교육 측면으로 다스릴 수 있도록 히브리적 사고로 바른 성교육을 진행하고,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특수성교육 및 케어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표님 스스로 중증 장애인이시라고 들었습니다. 이레미션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지요.

“인천에 있는 은광특수학교에서 초·중·고등과정을 졸업하고 정든 학교를 떠난 후 책상 앞에 앉아서 비참하고 초라했습니다. ‘이렇게 될 거면서 왜 열심히 공부했지’라고 후회했습니다.

하나님이 내 길을 인도하신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도 없는 제가 학교를 떠나 거대한 세상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말을 한 마디만이라도 뱉을 수만 있다면 그나마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답답한 마음에 골방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기에 매번 용기를 갖고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자기최면을 하면서 하루하루 보냈습니다. 어느 날 아는 선배에게 제가 일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물어보고 수소문 끝에 자립생활센터를 알게 되어 채용을 문의했습니다. 며칠 뒤 집으로 찾아온 센터직원이 함께 일하자고 했지만 얼마 안 되어 연락을 두절했습니다. 자립생활센터조차 심하게 불편한 사람은 채용하지 않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선배가 다니는 자립생활센터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돈을 벌고 싶었지만 그보다는 무능력하게 집에만 있는 것이 싫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부탁하는 자료를 찾아 주는 것이 저의 일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불편한 사람들이 사회에 참여하고 본인들의 권리와 인권을 찾아가는 과정을 알게 되었고 그 과정 속에 투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알게 되면서 사회 속에서 불편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저를 잘 케어해주시던 활동지원사분이 자립생활센터에서 시위가 있다며 저에게 동참을 권유했습니다. 어머니가 심하게 반대했지만, 자립생활의 개념을 기독교 신앙과 접목시켜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섬기던 교회의 장애인부 담당목사님께서 자립생활에 대한 말씀을 하셨고, 목사님이 근무하시던 부자보호시설에서 장애인 단체 창립을 논의하게 됐습니다.

한번은 저희 어머니가 길거리에서 휴지를 파는 지체장애 소년과 마주쳤습니다. 들어가는 가게마다 문전박대와 모진 욕을 들어야 하는 소년을 보며 주머니에 있던 전 재산을 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나님의 단체를 세워야겠다는 사명이 생겼습니다. 그때 저의 나이가 만 21세였습니다. 장애인들 안에 불평과 교만, 비장애인들에 대한 적대행동, 음란, 이기심 등을 경고해 하나님께 돌아오라고 하는 예언자적 사역을 감당하게 하셨습니다.”

우울감과 외로움에 시달리다 성에 집착해
섬김받다 보니 자기밖에 모르는 교만함도
정기 후원 45만원 전부… 8평 방 사무실로
여성장애인 이해할 여성사역자 도움 필요

-이레미션을 운영하시면서 12년 동안 집필한 두립신학 책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요즘 사람들은 개인주의화되어가면서 자신만을 누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 개인주의에 대해 히브리사고와 구약신학과 조직신학, 그리고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의 입장으로 오늘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책입니다.”

-이 땅을 살아가는 장애인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비장애인들과 깊은 관계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교회에 가서 예배하고 사람들과 사역함으로 하나님과 사람들과의 관계가 형성이 되는데, 장애인들은 섬김만 받고 주는 기회가 없으니 몸은 교회에 와 있어도 마음 자기만의 공간과 세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나님께 ‘올인’하지 못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갖지 않으니 우울합니다. 우울하니 외로워집니다. 외로우니 성적으로 위로받으려 하기 시작하면서 하나님을 원망하고, 어느 순간 영적 흉악한 자로 죄를 짓게 됩니다.

사탄이 먼저 넘어뜨리는 이들은 장애인들과 혼자 있는 자들입니다. 하와도 아담과 떨어져서 있을 때에 사탄이 왔다고 창세기 3장 1절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로운 장애인들이 성적인 집착이 심해지고 자기비하를 하면서 자기밖에 모르는 영적 패역이 일어나게 되죠. 그런데 교회는 마냥 착하다고 말하면서 섬겨 주려고만 합니다. 착하지 않습니다. 악하고 미련하며 교만이 하늘을 찌릅니다. 그 영적 교만을 회개시키는 것은 강한 말씀과 성도 간 교제, 그리고 하나님의 사역을 할 때 차오르는 감사와 만족감입니다. 그런 면에서 영적 무력감이 가장 힘든 점입니다.”

이레미션
▲이레미션이 최근 진행한 이웃 물품 지원사업 '나눔은 두 배로 다시 돌아온다'.
-현재 이레미션의 상황과 현실은 어떠한지요. 한국교회에 부탁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저는 복음주의자입니다. 하나님보다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인간의 모습으로 낮추셔서 십자가 위에 친히 달려 물과 피를 다 쏟으시고 돌아가신 후 우리를 위해 3일 만에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살아나시고 40일 후 하늘로 올라가셔서 하나님 우편에 앉으신 예수님께 매일매일 자신을 회개하고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고백한 제가 성을 연구한다는 이유만으로 쾌락을 시키는 이단이라고 정죄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성으로 인해 하나님께 자신의 연약함을 더 깊게 고백하고 도우심을 구하면서 자기 사명에 더 집중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운 ‘사회교회’입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원도 하면서 성적인 문제들을 복음 안에서 해결해 주려 노력합니다. 그러니 유사 업소라고 오인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단 5만 원의 후원금이라도 큰 힘이 됩니다. 정회원들의 소중한 회비(헌금)로 월 45만원 정도의 재정으로 운영하다 보니 사역들이 중단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더 도와주고 싶은데 안타깝습니다. 또한 저희 단체명으로된 사무실이 없습니다. 협력교회에 8평짜리 방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저 들어오는 재정으로 이웃들을 도와주고 의롭게 하기 위해서 사용할 뿐입니다.

다른 곳과 달리 회비의 액수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고린도후서 9장 6~7절에 ‘이것이 곧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 하는 말이로다. 각각 그 마음에 정한대로 할 것이요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는 사도바울의 말처럼 어찌 정할 수 있나요. 이레미션의 모든 후원은 거룩한 성물이며 보내주신 여러분이 감사해서 드리는 은혜의 표상인데 임의로 정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기도하시고 금액을 정하신 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남성이고 또 아무리 비장애인의 마음으로 사역하고 있지만 비장애인들의 자세한 생활도 잘 모릅니다. 뵈뵈같은 사역자가 필요합니다. 저는 손도 못쓰고 말도 못하고 움직여 돌아다닐 수가 없는, 꼼짝할 수 없는 자입니다. 다만 머리에 ‘헤드포인터’라는 보조기구를 착용해 회계와 홍보, 사업진행, 설교문 작성을 합니다. 업무를 하면 목과 허리가 몹시 아픕니다. 그래서 장애인의 마음을 잘 알고, 느리지만 천천히 함께하는 여성사역자의 도움이 있었으면 좋겠고, 여성장애인들과 여아들의 심리와 욕구를 이해할 여사역자와 함께했으면 합니다.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그러나 누구나 기준을 세워야 세상이 따라오기에 바리새인들이 안식일에 병든 자를 왜 고치냐고 욕했던 예수님처럼, 저와 이레미션은 음지에서 울고 있는 영혼들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자유케 하고자 합니다.”

연락처 010-7357-9731
후원 농협 301-0158-4794-71 이레미션
홈페이지 http://jireh2931.org
대표 인사 https://youtu.be/4PDQqDWqcC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