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차 선발권 교육청 강제 위탁, “몰랐다” 70%
‘교육감 투표 기준’에 72%가 ‘후보자의 정책’ 꼽아
실제 투표, 정책 아닌 정당 중심 정치선거 모습 보여
기독교 관점 15개 질의 후보들에 전달… 26일 공개

한국교육을 위한 한국교회 어머니기도회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와 한국교회총연합이 공동으로 다음세대와 한국교육을 위한 한국교회 어머니기도회를 20일 오후 3시 영락교회에서 개최했다. 참석한 학부모들이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교육감 권한 설문
▲기독교 학교의 교원 임용 교육감 1차 필기시험 위탁에 대한 설문.
교육감 권한 설문
▲교육감의 인사권한에 대한 설문.
지난 3월, 사립학교들의 교사 신규 채용 절차 중 1차 필기시험 과정을 교육청에 강제로 위탁하게 하는 내용이 담긴 사립학교법 개정이 이뤄졌다. 이는 종교사학들이 건학이념에 부합하는 교사들을 채용하는 데 심각한 제약을 주고, 자연스레 사학의 정체성 훼손으로까지 이어지리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종교사학의 총체적인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기독 학부모들도 이를 잘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오는 6월 1일에 시행될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 현장에서 교육감이 인사권·재정권 등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도 낳는다.

‘2022 전국 교육감 선거 한국교회 유권자 운동’을 펼치고 있는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는 20일 오후 3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공동으로 영락교회에서 ‘한국교회 어머니기도회’를 열고, 성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감 선거 관련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중 자녀가 있다고 대답한 ‘학부모’는 85% 가량이었다. 응답자들에게 교육감의 인사권한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은 결과 ‘모른다’는 답변이 47.2%(전혀 몰랐다+몰랐다)였다.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긍정적 답변은 36.1%였으며, 그 중에서도 “잘 알고 있다”는 7.1%에 불과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됐던, “기독교학교의 교원을 교육감이 1차 선발하는 것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선 10명 중 7명이 ‘몰랐다(71.7%)’고 답했다. ‘알고 있다’는 긍정적 답변은 22.9%에 불과했다. 교육계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이 정작 학부모들에게는 거의 전달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줬다.

“교육감의 재정 권한에 대해 알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 있다’는 긍정적 답변은 25.9%에 불과했으며, ‘모른다’는 답변은 60.3%였다. “교육감의 학교 관련 권한”에 대해선 ‘알고 있다’는 답변은 34.9%였지만, 잘 알고 있다는 답변은 5.2%에 불과해 구체적인 이해도는 상당히 낮았다.

10명 중 8명은 교육감이 선거로 선출되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10명 중 3명은 교육감 선거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자의 28%는 올해 교육감 선거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교육감 선거에서 투표의 기준에 대한 질문(복수 응답)에 72.7%가 후보자의 ‘정책’을 꼽았으며, 도덕성(47.8%), 후보자의 정치 배경(30.7%), 종교(29.1%)가 뒤를 이었다. 선거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나의 ‘교육적 신념’(82.8%)과 ‘종교적 신념’(68%)이 ‘정치적 신념’(26.1%)보다 훨씬 높았다.

교육감 선거가 기독교인에게 중요한 가장 큰 이유로는 기독교적 가치관 교육(세계관, 윤리관, 성교육 등)이 필요하기 때문(78%)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으며, 한국교회의 역할로 기독교 관점에서 교육감 후보를 평가하는 것에 92.4%가 필요하다고 했다. 교육감 선거를 위한 유권자 운동에도 83.3%가 동의했다.

한국교회에는 후보들의 교육 정책에 대한 평가서 제작 및 배포, 교육감 선거를 위한 학부모 기도회, 후보초청 공청회/간담회 개최 등을 요청했다. 후보의 종교와 상관없이 기독교적 가치를 드러내는 교육감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답변이 82.2%에 달했다.

하지만 이를 발표한 함승수 교수(숭실대)는 그간의 교육감 투표 사례를 분석한 결과, 교육감 선거가 정책보다는 정당이 중심이 된 정치선거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정치가 아닌 정책 중심의 선거를 위해 한국교회 학부모들에게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한국교육을 위한 한국교회 어머니기도회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와 한국교회총연합이 공동으로 다음세대와 한국교육을 위한 한국교회 어머니기도회를 개최했다. ⓒ송경호 기자
한국교육을 위한 한국교회 어머니기도회
▲다음세대와 한국교육을 위한 한국교회 어머니기도회에서 성도들이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한편 이날 기도회에서 설교를 전한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는 “선교사들이 세운 기독교 학교들이 점점 정체성을 잃고 세속화되고 있다”며 “학교가 더 이상 신앙을 전수할 수 없고 교육을 하나님의 진리와 연결시킬 수 없는 법적 제한, 재정적 어려움, 세속화의 물결로 위기에 처해 있다. 학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울어야 하는 때”라고 촉구했다.

이 외에도 이정숙 장로(기감 여선교회 전국연합회장), 최효녀 장로(예장 통합 여전도회 전국연합회 회장), 김종준 목사(예장 합동 증경총회장), 신평식 목사(한교총 사무총장), 김순미 장로(한장총 부회장), 정길진 목사(학교법인 진선학원)가 순서를 맡았다.

이어 변창배 목사(전 예장통합 사무총장)가 ‘한국교회와 다음세대를 위한 우리의 역할’을, 함승수 교수(미션네트워크 사무총장)와 이종철 박사(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가 한국교회 유권자 인식조사 및 유권자 운동 계획을 발표했다.

3부 기도회에서는 김은호 목사(오륜교회)가 한국교회와 성도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고, 김충렬 교목·백순실 기침 총무가 교육 회복을 위한 참회의 기도를, 김종화 교목·서정숙 회장이 공교육과 교육감 선거를 위한 기도를, 전병호 교목·윤효심 총무가 한국교회와 다음세대를 위한 기도를 인도하고 김운성 목사(영락학원)의 마무리 기도로 모든 순서를 마쳤다.

한편 미션네트워크는 지난 13일 교육감 후보자 등록 마감과 동시에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후보자들에게 기독교 교육 관점에서의 3대 영역 15개 정책 질의서를 전달했다. 19일까지 후보자들의 답변을 회신받아 취합한 뒤 26일(목) 공개할 계획이다.

한국교육을 위한 한국교회 어머니기도회
▲다음세대와 한국교육을 위한 한국교회 어머니기도회에서 성도들이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한국교육을 위한 한국교회 어머니기도회
▲다음세대와 한국교육을 위한 한국교회 어머니기도회에서 성도들이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