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노우 콘서트
▲김준용 교수의 연주 모습.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돕고 있는 체코 프라하 생명나무교회 곽용화 선교사가 지난달 국경 인근 슬로바키아에서 두 차례 개최한 콘서트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미국 시카고에서 독일 베를린으로 1년 동안 교환 교수로 온 김준용 집사 가정은 체코 프라하에 가족여행을 와서 프라하 생명나무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해, 곽용화 선교사의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 사역에 대해 듣게 됐다.

베를린으로 돌아간 후 유튜브에서 곽용화 선교사의 인터뷰 영상을 보고, 30시간이 걸리는 긴 거리에도 운전으로 함께 하고 싶어 연락했고 함께 사역을 준비하던 중, 가족들이 함께 가서 난민들을 위해 ‘We Stand with Ukraine Concert’를 열기로 결정했다. 준비 시간은 불과 11일이었다.

피아니스트인 아들 김노아 군이 모든 곡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슬로바키아 브라노우(Vranov)에서 피아니스트를 구했다. 고등학생인 15살 마틴(Martin)이 섭외됐다.

1. 4월 12일 슬로바키아 브라노우(Vranov) 콘서트

콘서트가 열리기 1주일 전 미할로비체 인근 브라노우(Vranov)에 사는 파블로 원로목사님의 도움으로, 우크라이나 난민 130여 명이 목공직업전문학교 건물을 임시 피난처 삼아 지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파블로 목사님은 이들을 위한 콘서트를 슬로바키아 브라노우 문화회관(Vranov Mestský dom kultúry)에서 열 수 있도록 예약해 주셨다. 덕분에 우리는 4월 12일 저녁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한 클래식 콘서트를 할 수 있었다.

브라노우 콘서트
▲첫 콘서트에서 김준용 교수 가족과 함께한 곽용화 선교사. 왼쪽에서 두 번째가 첫 피아니스트 데뷔 무대를 가진 김노아 군.
바흐(J. S. Bach)의 Benedictus from B minor Mass로 시작된 콘서트는 쇼팽(F. Chopin)의 Nocturne in C# minor Op.Posth, 모차르트(W. A. Mozart)의 Laudate Dominum from Vesperae solennes de confessore, K.339, 마스네(J. Massenet)의 Meditation from Thaïs, 스트라우스의 Morgen (Tomorrow) Op.27, No.4 등을 잔잔하게 연주했고, 참석한 관중들의 마음에 깊은 위로와 평안을 주었다.

마지막 곡이 연주되기 전 우크라이나의 14세 소녀인 아냐가 무대에 올라 ‘하나님은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자작시를 낭송했다.

우크라이나 리브네(Rivne)에 있는 부활교회를 다니는 아냐는 이날 참석한 동방정교회 난민들 중 유일한 개신교인이었다. 전하은 우크라이나 선교사에 의하면 우크라이나 교회의 예배는 3시간 동안 계속되는데, 찬양과 기도와 말씀과 시를 낭송한다고 한다.

아냐의 시 낭송이 끝난 후 김유성 교수가 편곡한 찬송가 ‘내 평생에 가는 길(When Peace like a river)’이 연주되었다. 마지막으로 김준용 교수의 인사말이 있었고, 우크라이나 전만규 선교사의 부활주일 예배에 대한 광고가 이어졌다.

브라노우 콘서트
▲브라노우 콘서트를 위해 많은 도움을 준 파블로 원로목사 가정에서 함께 찍은 사진.

콘서트의 마지막 순서로 우크라이나 찬양인 ‘Моя молитва нехай лине(Prayer for Ukraine)’를 함께 불렀다.

콘서트 후 파블로 목사님 내외가 준비한 케이크와 음료수로 관중들과 참가자들이 문화센터 로비에서 리셉션을 가졌다.

문화센터 직원들은 “이곳에서 수준높은 콘서트를 열어 주어서 고맙고, 특히 난민들을 위로해 주어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난민 중 한 사람은 “평생 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콘서트는 처음이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미할로브체 형제교회 콘서트
▲4월 13일 미할로브체 형제교회 콘서트.

2. 4월 13일 슬로바키아 미할로비체 형제교회(Zbor Cirkvi bratskej v Michalovciach) 콘서트

이날 오전 미할로비체 난민센터를 둘러본 연주자들은 점심 식사 후에 오후 콘서트를 준비했다.

미할로비체 형제교회 페터(Peter) 목사님의 친절한 도움으로 모든 순서들이 준비될 수 있었다.

오후 7시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교회 성도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부분 슬로바키아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난민들도 오기 시작했다.

콘서트가 시작되자마자 교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이 많은 할머니 한 분을 부축하고, 두 명의 여성이 걸어왔다.

미할로브체 형제교회 콘서트
▲폭격을 당한 기차역에 있던 난민 여성 두 명과 함께한 곽용화 선교사.

할머니는 고령에 너무 지친 나머지 교육관에 들어가 소파에 누우셨고, 함께 온 여성 두 명은 콘서트에 함께 했다.

콘서트를 마친 후 우리는 그들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알게 되었다.

그들은 4월 8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을 폭격해, 민간인들을 살상했던 현장에 있던 분들이었다.

발랴 조야 나자 할머니와 두 명의 여성은 폭격의 충격과 정신적 트라우마, 그리고 오랜 시간의 이동으로 인해 무척 지쳐 있었다.

미할로브체 형제교회 콘서트
▲콘서트장에 들어오자마자 피곤해 누워버린 할머니.

콘서트를 마친 후 두 여성은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여기까지 오느라 너무 힘들었는데, 오늘 콘서트를 통해 큰 위로를 받았다. 정말 고맙다”고 인사하셨다.

두 번의 콘서트는 김준용 집사 가정의 짧은 프라하 여행과 프라하 생명나무교회 주일예배 참석으로 시작됐지만, 하나님은 그분의 계획을 따라 난민들을 위한 콘서트로 열매를 맺게 하셨다.

김준용 교수는 “이번 콘서트의 의미와 가치는 정말 많지만, 그 중 한 가지를 나누고 싶다”며 “12일 브라노우 첫 번째 콘서트는 아들 노아의 유럽공식 데뷔 연주였다. 어린 아들이 난민들을 위로하는 콘서트에서 연주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번 콘서트 후 곽용화 선교사는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클래식 음악가들과 함께 다시 난민들을 위로하는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브라노우 콘서트
▲두 번째 콘서트에서 박수를 받고 있는 김준용 교수 가족.

곽용화 선교사는 5월 15일 오후 다시 폴란드와 슬로바키아로 3차 사역을 떠난다. 한국에서 보내온 후원금으로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급히 필요하다고 연락이 온 물품들을 차에 싣고 간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사이즈의 양말들과 속옷들, 군인들이 작전 때 사용하는 휴대용 응급키트들과 화상연고, 수술에 필요한 살균 거즈들과 미국에서 주문한 지혈제, 미숙아들을 위한 특수 분유, 산모들을 위한 약품들 진통 해열제 등 다양한 물품들을 갖고 간다.

우크라이나 내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 발전기 다섯 대를 주문해서 이미 보냈고, 이번 3차 사역 기간에 국경지대에서 난민들과 함께 그들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해 난민센터와 우크라이나 내 피난민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전달하게 된다.

곽용화 선교사는 프라하에서 난민들을 돕고 있는 교회에 매주 필요한 생필품들과 어린아이들을 위한 분유 등 다양한 물품들을 계속 보내고 있다.

곽용화·김혜정 선교사
후원: 씨티은행 321 46790 269 01 곽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