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엽 유채훈
▲R&B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리더 정엽과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의 리더 유채훈. ⓒ인넥스트트렌드 제공
R&B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리더 정엽과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의 리더 유채훈이 지난 7~8일 한남동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콘서트 ‘Re:feel(리:필)’을 성황리에 마쳤다.

보석 같은 음색과 낭만적 감성의 소유자 정엽은 2003년 4인조 보컬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리더로 데뷔해 ‘정말 사랑했을까’, ‘마이 스토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솔로곡으로는 ‘낫띵베러(Nothign Better)’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 정엽은 ‘하나님의 시선’과 ‘우리의 고백’을 담은 CCM ‘날 지켜온’을 직접 작사·작곡해 발매하기도 했다.

라포엠은 성악 어벤저스로 불리는 크로스오버 그룹으로, 리더인 유채훈은 한양대 성악과 출신이다.

이번 콘서트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열린 콘서트인 만큼 양일 2,500명을 가득 채우며 그 열기는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같은 소속사 선후배 사이인 정엽과 유채훈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합을 주고받으며 노래와 멘트를 이어갔고,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도 박수와 싱어롱으로 함께 하나됐다.

이번 공연은 두 아티스트가 서로 음악적 취향이 같아, 함께해 보자는 의기투합에서 시작됐다. 60~70년대 모타운을 모티브로 한 공연인 만큼, 재즈 스테이지가 있는 올드 바를 그대로 옮겨 놓은 무대부터 연출, 의상, 선곡, 브라스밴드, 코러스까지 모두가 콘셉트에 충실했다.

공연의 시작은 한 편의 뮤지컬을 연상시켰다. 재즈 바에 손님이 앉아 있고 재즈 무대에서는 콘트라베이스의 연주로 레이 찰스의 ‘Hit the Road, Jack’을 시작했다. 정엽은 바의 문을 열고 등장했고, 손님으로 앉아 있던 코러스와 유채훈의 등장으로 흥을 돋우며 듀엣 무대를 만들었다. 이후 유채훈이 레이 찰스의 ‘Mess Around’를 재즈 스테이지에서 솔로로 부르고, 정엽이 스티비 원더의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를 이어갔다.

두 뮤지션은 각각 솔로로 노래를 부르는 동안 퇴장하지 않은 채 바 의자에 앉아 손님인 듯 노래를 경청했다. 이어 다시 함께 스티비 원더의 ‘Living For The City’로 한 편의 뮤지컬과 같은 신나는 오프닝을 마무리했다. 4곡의 오프닝으로 이미 시간과 장소는 모타운으로 이동했다.

유채훈은 “어릴 적부터 많이 듣고 해 보고 싶던 음악을 정엽 선배와 밴드, 코러스 팀 하모나이즈를 믿고 신나게 해 본다”고, 정엽은 “너무 오랜만에 서는 무대이고 특히 관객이 가득한 무대라 떨린다”라고 했다.

이후 사이먼 앤 가펑클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와 스티비 원더의 ‘Ribbon In The Sky’ 두 곡을 듀엣으로 부르고 곧바로 정엽의 무대가 시작됐다. 정엽은 오랜 경험을 통한 관록의 무대를 선보였다. 먼저 피아노 솔로에 맞춰 본인의 곡 ‘You Are My Lady’로 분위기를 집중시킨 후, 몇 년간 음악을 잠시 떠났고 코로나까지 겹쳐 활동을 많이 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전하고 지난해 다시 돌아와 사계절 에디션을 발매했다고 말한 뒤, 봄을 연상케 하는 ‘Waltz For You’와 가을 분위기의 ‘Look at the Sky’, 겨울 감성이 깃든 ‘Tonight’을 정엽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R&B 감성으로 이어갔다.

이후 유채훈이 등장해 정미조의 ‘귀로’를 본인의 서정적인 감성을 담아 불러냈다. 유채훈은 “이 순간을 기다렸다. 거리 두기 없이 정엽 팬, 유채훈 팬이 옹기종기 붙어 앉아 싱어롱을 함께할 수 있어 너무 기대된다”며 ‘이구아나’와 임재범의 ‘이 밤이 지나면’ 등으로 무대를 이어갔다.

이밖에도 유채훈과 정엽은 정엽의 ‘니 자리’, 라포엠의 ‘Dear My Dear’,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스페인곡 엔리크 그라나도스의 ‘Besame Mucho’, ‘우리들의 블루스’ OST로 사용된 이탈리아 가수 토니 레니스의 ‘Quando, Quando, Quando’, 피보 브라이슨의 ‘All She Wants To Do Is Me’, 신효범의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정엽의 ‘Nothing Better’, 빌 위더스의 ‘Just The Two Of Us’, 스티비 원더의 ‘Superstition’,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After The Love Has Gone’, 스티비 원더의 ‘Lately’ 등의 곡을 선보였다.

정엽은 “오랜만에 무대를 설 수 있게 해준 유채훈에게 감사하다”고, 유채훈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준 정엽 선배와 밴드, 코러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엽과 유채훈은 공연을 멋지게 만들어 준 스태프분들과 마지막으로 공연장을 채워주신 관객분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이번 정엽·유채훈의 ‘리:필’공연은 두 아티스트의 팀 활동과 개인 스케줄을 고려하여 추가 공연 지역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