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장애인의 날(20일)’이 있는 달이다. 이에 최근 나온 장애 관련 기독교 도서들을 간단히 소개한다.

꾸밈없는 사람들 희망 제작소 래그랜느
꾸밈없는 사람들

에드가 켈렌베르거 | 오민수·김옥기 역 | CLC | 232쪽 | 12,000원

‘성경과 고대 자료들 속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부제 그대로, 성경과 고대 근동 자료들에서 정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언급하고 있는지, 그들의 운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하는지, 현실에 비춰 무엇을 배울 수 있고 복합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신앙적으로 어떻게 접근할지 등을 다룬다.

다운증후군 아동을 입양해 키우다 은퇴한 목회자이나 구약학·고대근동학 학자인 저자는 성경이 수천 년 전 ‘정신 장애’의 개념이 없던 시절 쓰였기에, 이웃한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그리스와 라틴의 동시대 문헌, 중세 기독교 문화와 꾸란까지 살펴가며 관련 주제를 탐구하고 있다.

많은 병자들을 치료하신 예수님의 경우에는 어떨까. 저자는 “예수께서는 치료를 위해 침(spit)을 여러 번 사용하셨다. 그분은 자신의 침으로 귀 먹고 벙어리 된 자의 혀를 감촉하셨다(막 7:33)”며 “예수님의 정신 장애인 치료 이야기가 복음서에 없는 듯하지만, 복음서에 자주 언급됐던 예수님의 전형적 행동 방식에 주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 행동 방식은 예수님께서 사람을 신체적으로 강력하게 감촉(접촉)하셨고, 사람들도 예수님과 접촉하길 원했다는 것. “나는 장애아를 둔 아버지로서 신체적 접촉이 얼마나 훌륭한 의사소통 기본 방법인지를 고백한다. 특히 상호 간의 감촉(만짐)은 사람에게 중요한데, 이런 접촉은 언어를 넘어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한다.”

예수님의 강렬한 신체적 접촉이 우리가 아는 ‘치유’를 일으키진 않았지만, 도리어 기초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도왔다는 것. 그러면서 찾아온 어린이들을 예수님께서 축복하신 장면에 주목한다.

“공관복음서는 구체적으로 ‘예수께서 손을 그 아들의 머리 위에 두셨다(마 19:13-15; 눅 18:15-17)’고 한다. 마가는 예수께서 그 아들을 먼저 자신의 팔 위에 또는 ‘자신의 팔 안으로 안으셨다’고 더욱 상세히 이야기한다. 이는 고대에는 가장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에게 다가가는 방식이었기에, 예수의 행동은 사회적으로 승인된 틀로부터 벗어난 것이다. 예수께 이 아이들을 ‘어루만져’ 달라고 부탁한 것은 어떠한 의도가 있는가?”

저자는 제자들이 이들을 노여워하고 꾸짖으면서 (부모와 함께?) 쫓아내려 한 것에 주목해, 사람들이 당시 장애를 겪는 아이들도 함께 데려왔다고 추측한다.

이와 함께 자신의 아들을 비롯한 정신 장애인들이 성경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관찰한 뒤, “원칙적으로 성경은 정신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폐쇄적이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희망 제작소 래그랜느
남기철 | 아가페 | 232쪽 | 13,000원

“어디 가나 몸 성치 않은 애들은 집에나 있으라고 한다. 물론 우리 가족이 힘겨울 것을 걱정해서 하는 말인 걸 알지만, 그 아이들도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이다. 일할 권리가 있고 책임이 있고, 그리고 일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다. 부모가 없어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기반을 마련해 주려는 게 그토록 해서는 안 될 일인지 정말 모르겠다.”

사단법인 밀알천사를 설립해 1995년부터 자폐성 장애인들과 주말 산행을 다닌 저자가 2010년부터 자폐성 장애인들의 일터인 ‘래그랜느’를 운영하며 겪은 이야기를 남겼다. ‘래그랜느’란 씨앗들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Les Graines)이다.

빵과 쿠키를 만들고 팔기 시작한 래그랜느는 2012년 9월 서울시 일자리 창출형 예비 사회적 기업에 선정됐고, 1년을 버텨 정식 사회적 기업이 됐다. 이후 창립 6년만인 2016년 장애인시솔 보호작업장 승인을 받게 된다. 이와 별도로 저자의 아들 범선 씨의 저축을 기반으로 포천에 농장을 마련해 자폐성 장애인들이 땀 흘릴 장소도 마련했다.

두 책의 공통점은 장애를 가진 자녀가 있는 부모의 저술이라는 점이다. 특히 <희망 제작소 래그랜느>는 자폐성 장애인인 자녀가 땀 흘려 일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가는 아버지의 피나는 노력이 저술돼 있다.

더 이상 장애 부모의 개인적 노력으로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적으로 장애인들의 복지부터 근로, 일상생활까지 제도와 시설로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 국민들은 장애인들을 좀 더 따뜻하고 여유 있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품으면서 상생을 꿈꿀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