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
▲정재승 박사.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세이브더칠드런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뇌과학자 정재승 박사가 이번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전쟁의 트라우마가 우크라이나 아동의 정서와 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15일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의 공식 집계 기준 총 4,633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으며, 이 중 418명이 아동(162명 사망, 256명 부상)이다. 지난 7주 동안 우크라이나의 아동 750만 명 중 280만 명의 아동이 우크라이나 내 타 도시로 이주했으며, 200만 명이 인접한 이웃 국가로 탈출했다. 이는 현재 우크라이나 아동 절반 이상인 64%가 이동 중임을 의미한다. 또 18일 기준, 총 1,071개의 교육 기관이 폭격을 당했다. 전쟁이 시작되고 5주 동안 매일 평균 22개의 학교가 공격을 받은 셈이다. 미콜라이우(Mykolaiv)에서는 어린이병원이 공격을 당해 9살과 15살 여아가 심각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에 정재승 박사는 “어린시절의 전쟁 경험으로 인한 피해와 공포, 트라우마는 아동이 성장한 후에도 인지 기능과 정서 기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랑하는 가족이나 이웃을 잃거나, 전쟁의 잔인하고 참혹한 경험들은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혐오를 불러올 수 있으며, 어른으로 성장한 후에도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햇다.

정 박사는 “실제로 몇 해 전 내전과 킬링필드를 경험한 캄보디아에 방문해 전쟁 피해 어른들의 뇌를 조사해 본 결과,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들이 경험한 트라우마가 인지 기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한 적이 있다”며, 전쟁 피해에 치명적으로 노출된 우크라이나 아동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우크라이나의 병원과 학교를 대상으로 한 공격이 늘어남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아동들은 더욱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며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일어난 공중 공격은 아동을 위한 안전한 장소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폭력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서 분쟁 당사자들이 적대행위를 즉시 중단하는 데 동의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재승 박사는 평소 세이브더칠드런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국제 분쟁에 따른 아동들의 피해와 인권 파괴, 트라우마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으며, 지난 4월 10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의 출연료 중 1,000만 원을 우크라이나 아동을 위해 기부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1919년 전 세계 어린이의 구호활동을 목적으로 에글렌타인 젭이 창립했다. 에글렌타인 젭은 미션스쿨인 성 베드로 중학교(St. Peter's Junior School)에서 교사 생활을 하며 곳곳의 어린이들이 직면한 빈곤을 보며 교사는 자신의 사명이 아님을 깨닫고 이후 자선 단체 협회에 참여, 구호 활동을 시작했다. 그녀는 성 조지 공동묘지에 묻혔으며 그녀의 비문에는 마태복음 25장 40절의 인용문이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