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간 총 18시간 1,180km 운전해 이동
가족들과 강 건너 이바노프랑키비츠 도착해
안전지대 진입할 때쯤 비 그치는 역사 체험

우크라이나 서진택
▲하르키우에서 사역하는 모습. ⓒ서진택 선교사
2월 24일부터 전쟁 55일째인 지난 4월 19일까지 버티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를 빠져나온 서진택 선교사가 소식을 전했다. 그는 3박 4일간 가족들과 하르키우에서 이바노프랑키비츠까지 총 18시간 동안 1,180km를 운전해 이동했다.

서진택 선교사는 선교편지에서 19일 “나의 ‘고향’ 하르키우를 끝까지 지키려고 했지만, 속히 빠져나오라는 주님의 신호를 받고 말씀에 순종해 피난길에 올랐다. 전쟁이 시작됐을 때보다 떠나는 지금이 더 마음 아프다”며 “저희 가족 네 명과 장모님, 새 장인어른과 한나 선교사의 고모님과 함께 출발해 드네프로 강을 건너 가까운 도시 올레크산드리아로 잘 도착했다”고 전했다.

서 선교사는 “일반인 차량을 검사하는 검문소를 지나갈 때마다 군인들에게 통조림 고기와 과자, 전도지를 전달했다”며 “올레크산드리아 승리교회에서 숙소를 제공해 주셨다”고 보고했다.

우크라이나 서진택
▲하르키우에서 사역하는 모습. ⓒ서진택 선교사
그는 “여기서는 밤 11시까지 집 안에서 전등을 켤 수 있다. 우크라이나 군용기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지만, 포격 소리가 안들리고 도시에 신호등이 작동돼 빨간 불을 기다리고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가 작동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서진택 선교사는 “일단 드네프로 강을 건너니 안심이 됐다. 하르키우에서 출발해서 드네프로강을 건너기전까지 주님께서 저희를 비로 보호해 주셨다”며 “드네프로 강을 건너 좀 더 안전한 지역으로 진입할 때쯤에야 비가 그치는 주님의 역사를 보았다. 안개가 끼고 비가 올 때 폭격이 훨씬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피난길 첫날, 6시간 20분 동안 360km를 이동했다고 기록했다.

다음날인 20일에는 올레크산드리아를 출발해 빈니차에 도착, 숙소인 생명교회에 당도했다. 그는 “전쟁 후 요한이와 다윗이가 주변에 또래가 없어 외로웠는데, 이곳 숙소에서 또래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피난길에 처가와 함께 이동하고 있는데, 서로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우크라이나 서진택
▲서진택 선교사 일행이 하르키우에서 이바노프랑키비츠까지 이동한 경로. ⓒ서진택 선교사
서 선교사 일행은 20일 6시간 20분 동안 420km를 이동했고, 21일 빈니차에서 하루 더 머물렀다. 다음 날인 22일, 빈니차에서 이바노프랑키비츠 주까지 나아갔다. 이날은 5시간 20분 동안 400km를 전진했다.

그는 “이곳을 목적지로 결정한 이유는 바실리 사역자님께서 전쟁 시작부터 자택으로 피난 요청을 하셨고, 그나마 서쪽에 있는 다른 지역보다 하르키우에서 가깝기 때문”이라며 “이바노프랑키비츠 지역으로 진입하는데 황새들이 저희들을 맞이해 주었다. ‘이젠 진짜 안전지대’라는 뜻으로 보였다”고 했다.

서진택 선교사는 “우크라이나에서는 4월 24일이 부활절이다. 안정을 취하고 조금 쉬고 기도하면서, 서쪽에서 할 수 있는 사역이 무엇이 있을지 살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