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조약 통해 기독교 들어와 해양 문화 전환 계기
세계 경기 회복에 미중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
자국 중심 세력 규합하려는 대결 더욱 치열해질 것
남북한 화해와 협력 위해 미국과 중국 적극 설득을

한미사
▲기념촬영 모습. ⓒ순복음춘천교회

‘한미 수교 140주년 한국기독교 기념사업회(이하 한미사)’와 강원도기독교총연합회(회장 이수형 목사)는 ‘한미수교 140주년 회고와 미래방향’을 주제로 지난 20일 강원 순복음춘천교회(담임 이수형 목사)에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먼저 이수형 회장은 “140주년을 맞은 한미 수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그 중심에 교회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이루신 큰 은혜의 현장이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시작의 자리에 오신 모든 분들을 환영한다”고 인사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강연회와 오후 컨퍼런스로 구성되었다. 이수형 목사 사회로 진행된 예배에서는 이철 감독회장(한미사 대표회장)이 ‘예수가 답이다(히 12:1-3)’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후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한미사 기획위원장)가 ‘조미조약의 체결과 한국기독교’, 허문영 박사(평화한국, 한미사 사무총장)가 ‘절대 폭풍의 도래와 우리의 국가전략 방향’을 주제로 각각 강연했다.

오후 행사에서는 이수형 대표회장의 개회사와 이철 감독회장의 축사, 허문영 사무총장의 한미수교 140주년 기념사업 소개 후 ‘한미조약 역사와 기독교'를 주제로 한 1부 컨퍼런스에서는 박명수 박사(한미사 기획위원장, 서울신대 명예교수)가 ‘조미수호통상조약의 체결 과정과 그 의의’ 발제, 김창수 소장(평화한국 평화연구소)의 토론이 이어졌다.

한미사
▲이수형 목사가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순복음춘천교회
박명수 교수는 “조미조약을 통해 한국은 서구 세계와 만나게 됐고, 이 통로를 통해 서구민주주의와 근대 과학문명이 들어왔다”며 “조선은 처음에 기독교 선교를 거부했지만 결국 조미조약을 통해 기독교가 들어왔고, 이는 한반도를 대륙에서 해양 문화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조미조약은 중화질서를 무너뜨리고 한반도가 새로운 질서로 진입하는 첫 출발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내일의 한미동맹과 한미 기독교’를 주제로 최재덕 교수(원광대 한중정치외교연구소장)가 ‘미중 패권경쟁 전망과 한국의 외교전략’을 발제하고, 송영훈 교수(강원대)가 토론했다.

최재덕 교수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기후변화를 인류 생존의 문제로 자각하게 됐고 메타버스 세상도 앞당겨 경험하고 있다. 늘 그래왔듯 이번 위기 후에도 인류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 뉴노멀을 형성해 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세계 경기 회복과 맞물려 미중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자국 중심 세력을 규합하려는 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은 출범 직후 일본, 한국, 러시아와 차례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미중 경쟁에 있어 중요한 세 나라이기 때문”이라며 “일본과는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을 위해, 한국과는 중국에 경도되는 것을 방지하고 동맹 강화와 미국 중심 첨단기술 글로벌 공급망 형성을 위해, 러시아와는 안보적 리스크 경감을 위해 대면 회담을 진행하고, 중국과는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하면서 양국의 입장 차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이런 아태 외교전략은 한국에 실보다는 득이 많다. 한국은 미중 패권경쟁 상황에서 오히려 미중 양국에 중요한 국가로 인식되면서 지정학적 위상이 높아지고, 첨단기술 협력의 중요한 파트너로 전략적 레버리지가 상승한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한국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한 것은 반도체 수출이 기여한 바가 크다. 반도체는 미중 패권경쟁의 핵심인 첨단 기술경쟁과 AI, 로봇, 자율주행, 메타버스로 대변되는 미래사회 구현에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재덕 교수는 “인류가 점점 더 첨단기술과 미래사회를 지향할수록, 반도체 기술을 보유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국가의 위상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도체에 의존하는 사회가 도래하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협력 요구, 미국과의 민주주의 동맹 강화, 환경과 보건 분야 협력, 한중 경제협력 확대 등 미국과 중국의 제안을 검토하고 가능한 분야에서 협력해 외교적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한국은 중국에 대해 사드 추가 배치, 대중국 봉쇄망 가담,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의 연합 훈련 참가 등 중국의 핵심 이익 침해에 주의하고, 미국에 대해 민주주의와 인권 등 보편적 가치에 대한 합의, 한반도 안보 수호, 한미동맹 강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며 “중국도 한국의 안보는 한미동맹에 근간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우리는 그 전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중국에 미국의 모든 요구에 무조건 응하는 미국 편은 아니라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또 미국에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는 국가, 경제·안보 협력 파트너로서 미국을 지지한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이 앞장서서 대국인 미국과 중국에 대해 한국을 소국으로 설정한다면, 향후 한국은 미중의 요구에 순응하는 소국이 될 것이고 결국 우리가 우려하는 미중 선택의 딜레마에 빠져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중국이 한국을 국익 우선의 실용외교를 지향하는 실리 국가로 인식할 때, 한미·한중은 양국 발전을 위한 합리적인 제안과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사
▲최재덕 교수(오른쪽)가 발표하고 있다. ⓒ순복음춘천교회
그러면서 “지난 30년간 미국은 냉전 종식 후 세계 유일 패권국으로 자국이 구축한 자유주의 국제질서 내에서 리더 역할을 해왔고, 중국은 자유무역체제 속에서 급속한 경제성장을 구가해 왔기 때문에 한국을 포함해 유럽, 인도, 아세안, 호주, 남미 등 많은 국가가 미국과 안보협력, 중국과 경제협력에 치우쳐 있다”며 “따라서 미·중의 압력에 직면한 국가는 비단 한국만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미중 패권경쟁을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했다.

최재덕 교수는 “신냉전 도래와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과도하게 평가하는 것은 현 상황을 왜곡해 판단하고, 미·중 사이에서 성급하게 어느 한 편을 선택하는 잘못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전 세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의 대중국 경제 의존도가 더욱 상승한 상황에서, 경제와 안보의 이분법적 접근은 국가 안보에 심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 교수는 “세계 각국은 사안별로 자국의 이익에 따라 협력과 견제를 조율하고, 미·중의 편가르기에 적극 가담하지 않고 실리적 외교를 취하고 있다”며 “인권, 기후변화, 첨단기술 협력 또는 국제법과 국제질서 수호 등 인류가 공동으로 직면한 문제와 보편적 가치에 대해 미국과 같은 입장에 서지만, 중국과 깊은 경제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인프라 투자, 공산품 수출입, 관광과 교육 분야 등에서 중국과 급격한 디커플링을 추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유럽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들은 미국과 같은 편에 서서 중국의 발전을 막자는 미국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미·중의 군사적 긴장으로 자국이 안보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중 패권경쟁이라는 도전적 과제는 기회 요인과 위험 요인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재덕 교수는 “한국은 국가 발전을 심대하게 저해하는 위험요인을 관리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미래 산업을 함께할 매력 국가로 성장해야 한다. 미중 양국에 가치 있는 국가, 자국 발전을 위해 평화가 지켜져야 하는 국가가 될 때 우호적 동북아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남북한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한국이 적극 미국과 중국을 설득하고, 북한이 국제 무대로 나올 만한 협상 카드를 제시해 한반도 비핵화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교수는 “한국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미국의 가치 외교에 적극 동참해 전지구적 위기 극복과 세계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며 “아울러 신북방·신남방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해 장기적으로 한국의 경제적·외교적·안보적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두 달이 되어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다극 체제의 서막을 알리는 총성일지 섣불리 단언하긴 어렵다. 하지만 존 미어셰이머가 주장한 ‘공격적 현실주의(Offensive Realism)’가 21세기 국제정치에서 점차 실현되고 있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국제질서는 냉전 종식 후 미국의 일극 체제, 미국과 중국 중심의 양극 체제를 넘어, 지역 강대국이 다수 존재하는 다극 체제로 이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제질서에 혼란이 가중되고 안보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지역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서 핵포기가 불러올 참상에 대해 학습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약소국으로 전락한 이유가 1994년 핵을 포기했기 때문이라 생각할 것”이라며 “핵포기와 맞바꾼 미국의 안보 보장 약속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에서도, 2022년 우크라이나 본토 침공에서도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북한은 결국 준비된 과감한 군사행동은 성공할 수 있고, 미국의 영향력은 제한적이고, 서방은 직접적 군사 개입을 망설이며, 경제 제재는 인내하면 된다는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후 “북한은 올해 들어 열한 번째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며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성능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포함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동의를 얻어 대북제재를 강화하기도 어렵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만한 카드도 준비돼 있지 않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시절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이라는 기고문에서 ‘미국은 동맹을 강화하고 한국과 함께 설 것이며,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통일을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면서 ‘같이 갑시다’라는 한미동맹의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취임 후 1년간 한반도 문제를 멀리 밀어둔 사이, 북한은 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 유예(모라토리엄)을 파기했고, ICBM 시험 발사와 제재를 주고받으며 북미 관계는 다시 악화일로에 있다”고 전했다.

한미사
▲발제 후 기도하고 있다. 가운데가 최재덕 교수. ⓒ순복음춘천교회
최재덕 교수는 “‘북한과 마주 앉지 않는다면 긴장이 더 고조되고, 지금은 인내할 때가 아니라 북한과의 협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며, 미국은 북한이 협상에 복귀하게 만들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는 조셉 디트라니 전 미 국무부 대북담당 특사의 발언에 백번 동감한다”며 “한반도의 안보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 점점 부풀어 오르는 풍선은 언젠가 터진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하면 누가 가장 큰피해를 입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한반도는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이 지상에서 현실화될 수 있는 곳으로도 거론된다.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우리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면 반드시 폭발한다는 사실을 꼭 깨달아야 한다”며 “이러한 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그 지역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하고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만, 주변국들은 직접 희생하는 대신 침략국에 대한 제재를 논의한다. 한반도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남북으로 분할되고 남북분단이 고착화됐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따라서 한국은 지나치게 한편으로 기울어 반대편의 압력이 높아지도록 해선 안 된다. 국익 우선 실용외교로 여러 강대국과 협력함으로써,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압력을 분산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한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고 국제법을 존중하는 국가로서 대러 제재에 동참했다. 그러나 큰 틀에서 국익 중심 실용외교 노선을 분명하게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강대국 국제정치의 현실을 여실히 반영한다. 과거 냉전 시기와 달리 신냉전은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양 진영으로 명확하게 나눌 수
없고, 자국 이익만 내세우는 강한 국가들이 출현함으로써 다극 체제와 혼재된 성격을 띨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세계 질서에 안보 불안이 더 가중될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국제정치 환경의 변화를 넓은 스펙트럼과 긴 시계열 내에서 파악하고, 외교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한국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본질과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첨단기술 강국, 외교 강국, 문화 강국을 지향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미래 산업을 함께할 매력적인 국가로 성장해야 한다”며 “한국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제사회에서 ‘스스로 강해지기’로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미사는 140년 전 5월 22일 한미수교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9월 22일 순복음, 침례, 예장 통합과 합동, 감리회, 백석, 성결 등 7개 교단이 미국 교계와 협력하는 가운데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