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식 교리공부
문답식 교리공부

빌헬무스 스코팅후이스 | 개혁된실천사 | 264쪽 | 12,000원

후속 종교개혁 혹은 네덜란드 제2 종교개혁은 16세기에 일어난 종교개혁에서 멈추지 않고 교리적으로 또 교회적으로 개혁을 지속했던 이들, 가령 17-18세기 영국 청교도와 같은 무리가 일으킨 운동이다.

당시 종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지속적인 종교개혁은 단지 교회 내부 개혁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 시작은 언제나 성경의 진리로 교육하고 훈련하여 개인의 영성을 증진하는 것이었다.

빌헬무스 스코팅후이스의 <문답식 교리교육>은 바로 그런 후속 종교개혁의 핵심을 잘 보여주는 저작이라 할 수 있다.

조엘 비키를 비롯한 ‘네덜란드 개혁파 문헌 번역협회’ 대표들은 후속 종교개혁을 대표하는 신실한 목회자들(푸치우스, 호른베이크, 떼오도루스 아 브라켈, 야코부스 꿀만, 요도쿠스 반 로덴슈타인, 호데프리두스 우더만스 등)의 저작이 영문으로 빨리 번역되어 보급되길 희망한다.

청교도가 오늘날 많은 신자에게 영적·성경적 통찰을 제공한 것처럼, 네덜란드 개혁파 문헌이 소개돼 그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하신 놀라운 일들을 우리 세대가 맛보고 유익을 누리게 되길 기대한다.

저자인 빌헬무스 스코팅후이스는 1700년 2월 네덜란드 빈스호턴에서 독실한 개혁파 부모 아래 태어났다. 그가 어렸을 때 어머니와 아버지가 차례로 돌아가셨고, 은세공 일을 하다 신학에 헌신하게 됐다.

개혁파 목사의 딸과 결혼하고 뷔너의 목사직을 맡은 그는 자신의 거듭남이 불확실하다고 느꼈지만, 여러 사람의 도움과 하나님 은혜로 확신을 얻게 됐다. 그 후 그는 회개, 회심, 경건한 삶을 강조하며 부흥하는 사역을 감당했는데, 다소 엄격함이 과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나 신비주의적인 체험을 강조한 부분이 있어 그가 쓴 저작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몇몇 책들, 특히 <문답식 교리공부>는 호의적인 평가를 받고 널리 읽힌 교리서였다.

네덜란드 개혁파 문헌 번역협회 대표 중 한 사람인 제임스 데 용은 이 책이 “후속 종교개혁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에게 자료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번역되고 있는 일련의 과정 중 하나이며, 후속 종교개혁 문헌을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을 돕는 하나의 책(36-37쪽)”이라고 소개했다.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의 모습.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전경. ⓒUnsplash
<문답식 교리공부>의 원서 제목은 ‘Essential Truths in the Heart of Christian’이다. ‘그리스도인의 중심에 있는 필수 진리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개혁주의 신학의 필수 교리를 문답식 형식에 따라 짧고 명료하게 정리했다.

성경, 하나님, 삼위일체, 하나님의 뜻과 섭리, 율법, 행위언약, 타락, 죄와 형벌, 공의, 은혜 언약, 언약의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 그리스도의 직분, 본성, 낮아지심과 높아지심, 중생, 구원 얻는 믿음, 칭의, 성화, 기도, 인침, 성령, 세례와 성찬, 교회의 권징, 죽음과 부활, 마지막 심판, 영원한 멸망과 영원한 생명, 교회와 교회 정치 등 40장으로 정리된 교리를 읽으면서, 독자는 개혁주의 신학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예: 불가항력적 은혜).

한 가지 발견하게 된 사실은 저자가 이 책을 단순히 교리를 요약 및 정리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바른 교리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진리를 떠나면 진리를 따르는 삶을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삶과 전혀 관계없이 진리에 관한 정보만 나열하는 것도 문제다.

독자들은 성경이 말하는 보배로운 가르침이 실제 삶에서 어떻게 열매 맺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스코팅후이스는 각각의 교리를 정리하면서, 마지막에 거의 대부분 이렇게 묻는다. ‘이 교리가 당신을 어떻게 돕습니까?’ 실제 삶에서 어떤 의미가 되고 어떤 유익을 주는지 묻는 것이다.

가령 하나님의 이름들을 정리한 후 ‘하나님의 이름들이 당신에게 무엇을 가르칩니까’라고 물은 저자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예배하고 인정할 것을 가르칩니다. 우리 마음의 변화와 성화를 위해 그분의 이름의 능력 안에서 기도할 때 하나님의 선하심이 우리에게 계시될 것입니다(시 8:1)”이라고 대답했다(76쪽).

하나님의 이름들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 이름에 합당한 예배를 드리고, 그 이름을 신뢰하여 하나님의 능력과 선하심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이다.

혹자는 ‘종교개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도 종교개혁은 필요하다. 올바른 교리에서 점점 멀어지고 무엇이 참된 진리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시대에, 교회는 오직 성경을 기반으로 참 진리 가운데 굳게 서야 한다.

그리고 개혁은 아는 것을 변혁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진리가 삶에서 온전히 역사할 수 있도록 실천적인 영역에서 경건한 삶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하나님께서 그 일을 하실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바른 교리를 알고 그것을 어떻게 삶에 적용해야 할지 늘 연구하고 묵상하고 훈련할 때, 우리 안에서 소원을 두고 역사하시는 성령의 음성에 더 귀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몇 세기 전에 멀리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개혁이 이 책을 읽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대하며 서평을 마친다.

“오히려 저는 추수하는 주인이신 분이 제게 맡기신 양 떼를 위하여 이 책을 저술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저의 노력을 통해 만들어졌으며 저의 양식대로 쓰여진 이 책을 회중의 지침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는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제가 회중의 공통적, 개별적 영혼의 상태를 가장 잘 알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 각자의 무지함, 만족함, 권면을 수용하지 못함 혹은 수용함, 부지런함과 받아들임의 수준, 확신의 깊이, 회심의 참됨, 믿음의 여정 가운데 순례함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연민함과 온화함과 진지함과 신실함으로 여러분 가운데 시온의 왕의 권능을 더욱 드러내길 원합니다(42-43쪽)”.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