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내 살 중에 살” 이라는 성구에서 ‘살’을 ‘채소’로 바꾸고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해 논란이 된, 스페인의 버거킹 광고. ⓒJose Ignacio Munilla 트위터
글로벌 프랜차이즈인 버거킹이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을 광고 문구에 패러디해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스페인 버거킹은 고난주간과 부활절인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채식버거인 ‘더 빅 킹 베지터블’ 광고를 시작했다.

이 광고는 제품에 ‘고기 없음’ 및 ‘100% 맛을 지닌 채식주의’라는 점을 홍보하기 위해 “모두 다 가져가서 먹으라”는 문구를 그 앞에 사용했다.

또 다른 광고에는 “내 살 중에 살”이라는 문구를 사용했으며, ‘살(Flesh)’이라는 단어에 줄을 그은 뒤 ‘채소(vegetable)’로 대체했다.

특히 이 광고는 로마가톨릭 사제들이 성체성사를 집전할 때 사용하는 “너희는 모두 이것을 가져가서 먹어라. 이것이 너희를 위해 버려질 내 몸이니”라는 문구를 넣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버거킹은 현재 스페인에 200개 이상의 체인점을 가지고 있다. 이 광고는 스페인 전역의 버스정류장에 게시됐고, 인구의 60%가 로마가톨릭 신자인 스페인 국민들에게서 강한 반발을 받았다.

오리우엘라 알리칸테 교구의 호세 무닐라 주교는 트위터에 “음식에 대한 미각 상실과 종교적 정서에 대한 존중 결여가 함께 작용한 것 같다”면서 버거킹의 광고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자 버거킹 에스파나는 17일 트위터에 “부활절 베지터블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한 광고로 기분이 상한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우리의 의도는 누구에게도 불쾌감을 주는 것이 아니었고, 즉각적인 광고 철회를 이미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페인 보수 가톨릭 단체인 ‘시티즌고(CitizenGo)’는 이 광고를 “기독교인에 대한 모욕”으로 규정하고, 버거킹 인터내셔널 CEO인 다니엘 슈워츠에게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버거킹 총책임자인 조르지 카발로를 즉각 해고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모든 것이 팔기 좋은 것이 아니며,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그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가운데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명시했다.

또한 버거킹에 대해 “기독교인들을 위한 가장 신성한 시기에 그리스도의 죽음과 성찬례를 조롱하고, 성주간을 이용하여 홍보와 돈벌이를 위해 수백만 명의 신자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캠페인을 벌인다”고 비판했다.

청원은 카발로를 해고하라는 요청에 본사가 응하지 않을 경우, 버거킹과 거래를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청원은 19일 기준 2만 8천여 명의 서명을 얻었다.

미국에서 버거킹은 동성애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보수층의 비판을 받아 왔다.버거킹은 2014년 성소수자 운동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새겨진 포장지에 “우리의 내면은 다 똑같다”라는 문구를 담은 와퍼를 판매했다.

버거킹은 또 지난해 6월에는 ‘성소수자 프라이드의 달’을 기념하기 위해 ‘치킹(Ch’King)’ 샌드위치가 판매될 때마다 성소수자 옹호단체인 ‘휴먼라이츠캠페인(HRC)’에 40센트씩을 기부했다.

일각에서는 버거킹의 치킹 샌드위치가 경쟁사인 ‘칙필레(Chick-fil-A)’를 겨냥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버거킹은 트위터에 이 샌드위치 판매와 관련, “프라이드의 달(심지어 일요일에도) 동안에도 HRC에 수익금이 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기업인 칙필레는 주일에 영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칙필레 댄 캐시 회장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라는 전통적 결혼관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수 차례 밝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