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동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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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서 일어나서 나를 따라 힘차게 외쳐 보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다. 나는 이 세상에서 두려울 게 없다.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작은 목소리로 따라하던 소녀는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라고 외칠 즈음에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판사는 ‘외치는 판결’로 불처분 결정을 내렸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감동했다. 불과 한 해 전만 해도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간호사가 꿈이었던 소녀였다. 어느 날, 집으로 가던 길에 남학생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 그로 인해 그의 삶은 미래에 대한 절망으로 송두리째 바뀌었다.
재판장에서 판사는 말했다. “누가 가해자입니까? 이 아이의 아픔을 한 번이라도 헤아려 준 적 있습니까? 잘못이 있다면 여기 앉아 있는 여러분과 우리 자신입니다.” 눈물이 범벅 된 소녀를 앞에 불러 세우고 판사는 말했다.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중요할까? 바로 너야.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판사는 두 손을 쭉 뻗어서 소녀의 손을 잡아 주었다.
설동욱 목사(예정교회 담임, 남양주시기독교총연합회 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