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자연 김진홍 목사
▲예자연 공동대표 김진홍 목사는 11일 오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사임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동두천 두레마을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김 목사. ⓒ동두천=송경호 기자

김진홍 목사가 ‘예배 회복을 위한 자유시민연대’(예자연) 공동대표직 사임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김 목사는 11일 오전 경기도 동두천 소재 두레마을에서 크리스천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일은 오해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관계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 일의 경위에 대해 “며칠 전 신뢰하는 한 집사를 통해 A 변호사를 만났는데, 그에게서 예자연이 여러 가지 투명하지 못하다는 말을 듣고 내가 마음이 아파 흥분했다”며 “그래서 그 변호사를 믿고 ‘나는 빠졌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사임서를 쓸 것을 권하기에 대신 써 달라고 위임했다. 이게 보도돼 파장이 일어 자세히 알아보니 사실과 달랐다”고 했다.

이어 “예자연에 재정 부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소통이 원만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도 그간 (대표로서) 더 관심 갖지 못한 것에 책임감을 느끼고 사과했다”며 “대표직을 사임할 게 아니라 정식으로 실행위원회를 열어 사임을 취소하고, 예자연을 본래의 취지를 살려 한국교회에 유익하게 하려 한다”고 했다. 다음은 김 목사와의 일문일답.

두레공동체운동본부 김진홍 목사
▲김 목사는 예자연이 재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과 김승규 전 법무부장관 같은 분들이 법률 전문가가 아닌가. 피상적으로 보고 오해할 일은 아니”라고 했다. ⓒ동두천=송경호 기자

-최근에 목사님이 예자연 대표를 사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그 경위와 정확한 입장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안 당해 보던 일을 당해 당혹스럽다. 특히 (예자연 공동대표인) 김승규 장로님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쳐서 대단히 죄송스럽다.

며칠 전 제가 신뢰하는 한 집사님을 통해 A 변호사를 만났는데, 그가 ‘예자연이 여러 가지 안팎으로 투명하지 못하다’고 했다. 저는 50년 목회하면서 그런 점은 대단히 투명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한국교회가 그런 일로 논란이 되면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흥분했다. ‘예자연이 중요한 단체인데 불투명하고 보고도 안 하면 안 되지. 나는 빠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변호사를 믿었던 것이다. 서로 믿어야 되지 않는가. 그러자 그가 사임서를 쓸 것을 권하기에, ‘나는 그런 것 잘 모르니 대신 써 달라’고 위임한 것이다.

그런데 그게 보도가 돼서 파장이 있기에 자세히 알아봤다. 예자연 실무자를 불러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 보고 문서도 따져 보니 (투명하지 못하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더라. 재정 부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소통이 원만하지 못했던 것 같다. 소통이 잘 안 되면 불신이 자랄 수 있다.

예자연도 고충이 많더라. 나도 예자연 대표직을 맡아놓고 책임을 다하지 못해 상당히 부담을 갖고 있었다. 그간 관심 갖지 못한 것에 책임감을 느끼고 사과했다. 그리고 대표직을 사임할 게 아니라 정식으로 실행위원회를 열어 사임을 취소하고, 예자연을 본래의 취지를 살려 한국교회를 유익하게 하려 한다.

이번 일이 누구의 인격이나 도덕성의 문제는 아니다. 같은 배를 타고 하나님의 뜻을 이뤄가는 일꾼들은 목사, 장로, 변호사를 떠나 크리스천이지 않나. 중요한 것은 한국교회라는 공동체의 소통의 문제다. (제가) 대표직을 제대로 하고, 오해가 있으면 풀고, 순기능을 다하는 예자연을 이뤄갔으면 좋겠다. 예자연에 재정적인 부정이나 은폐하는 게 없는 걸 확인했으니,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려 한다. 또 이성희 변호사나 주위 분들에게도 사실은 그렇지 않고 서로 간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풀려는 생각이다

예자연이 예배 자유를 위한 재판을 여러 건 하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던데, 한두 사람이 아닌 법률 전문가들이 아주 신중히 검토를 거쳤다.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 김신 전 대법관, 김승규 전 법무부장관(전 국정원장) 같은 분들이 전문가 아닌가. 신중하게 대처했더라. 그러니 내가 신뢰가 간 것이다. 피상적으로 보고 오해할 일은 아니다. 주변 분들이 그런 내용을 잘 이해하고 소통이 되면 전화위복이 되지 않을까.”

-예자연은 방역을 명분으로 한 정부의 예배 제재로부터 교회를 지키기 위해 창립됐다. 그러나 이제 그 같은 제재가 사라져가고 있는 이 때, 예자연 대표로서 예자연이 나아갈 길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가.

“우리 하나님께서는 예배받으시기를 기뻐하시는 분이시다. 요한복음 4장에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자를 찾으신다’고 했는데, 예배는 교회의 본질이다. 초대교회나 북한 지하교회는 예배에 목숨을 걸었다.

방역 문제(로 인한 당국의 고충)를 이해한다. 바이러스가 더 확산되지 않게 하기 위해 단속하는 건 좋은데, 그동안 교회 예배에 대한 규제는 지나쳤다. 일종의 공권력의 횡포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또 한국교회가 국민 건강을 훼방하는 단체처럼 이미지를 흐리게 했다. 그러니 예배의 자유를 위한 모임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예자연을 세웠다. 이제 거의 마무리되어 간다.

공권력의 침해를 법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예자연에 큰 공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한국교회가 이런 사태를 맞이해선 안 되기에, 그동안의 활동을 담은 백서를 준비하고 있다. 그간의 자세한 과정, 협력한 분들 모두 백서에 담긴다. 후대를 위한 자료로서 정성 들여 남길 필요가 있다.

두레공동체운동본부 김진홍 목사
▲김 목사는 “예배를 지키는 것은 교회의 본질에 속하니,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예배의 존엄성, 소중함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두천=송경호 기자

그러나 전염병은 앞으로 또 올 수 있다. 예배를 지키는 것은 교회의 본질에 속하니, 예자연의 사명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예배의 존엄성·소중함을 되찾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혼란해지고 이념적으로 갈팡질팡하다 보니 이념 대결에 교회가 말려들었다. 교회로서는 선포해야 할 깃발, 기준이 있다. 성경을 바탕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기본 네 가지 가치인 정치제도로서 자유민주주의, 경제제도로서 열린시장경제·자본주의, 인권, 복지사회 이런 것들은 기본 아닌가. 교회다운 교회로서의 본질을 회복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다고 예자연의 사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고등학교와 대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예배의 분위기에 깊이가 있었다. 그런데 8, 90년대 교단과 신학교가 난립하면서 예배의 분위기가 산만해졌다. 얼굴을 찌푸리게 하고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예배 환경이 조성됐다. 신학적·성경적으로 본질적 의미의 예배 회복을 위해 신학자·목회자들과 함께 예자연이 해야 할 일이 있다.

교회가 사회에서 볼 때 존경스럽지 못하고 브랜드 가치도 떨어졌다. 내 대학 시절 교회의 신뢰도는 3등이었는데, 2년 전 조사에서는 20등으로 밀렸다고 한다. 교회가 부흥·성장한 것은 고마운 일인데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좌익들이 의도적으로 교회 이미지를 떨어뜨린 것은 있다. 의도적인 잘못된 견해로 비판하면 대처해야 하지만, 먼저는 우리 자신을 살피는 게 성경적이다. 교회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데 우리의 잘못은 없는지 반성해야 할 때다. 예배 회복은 그런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중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