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가 영과 진리 안에서 드려져야 한다는 의미는
인간 내면 심령의 일이자, 계시된 실재 향한 응답
예배, 더러워진 시공간 구속 사역으로 새롭게 창조
하나님께 오는 생명·기쁨 누리게 하기 위한 부르심

김남준
▲김남준 목사의 과거 강연 모습. ⓒ크투 DB
개혁신학회(회장 박응규 교수) 제36차 학술대회가 ‘예배 회복’을 주제로 9일 서울 사당동 총신대학교(총장 이재서 교수)에서 개최됐다.

학술대회에서는 ‘예배의 본질적 요소의 회복에 관한 연구: 예배에서의 복음과 능력의 회복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최근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 80쇄 기념 개정판을 출간한 김남준 목사(열린교회)가 주제발표를 전했다.

김남준 목사는 “신앙 중심부에는 예배의 대상이신 하나님을 향한 참된 사랑과 경배가 있다. 그리고 예배는 바로 하나님을 향한 경외심의 전형적인 표현”이라며 “오늘날 우리는 교회 안에서 누룩처럼 번져 가는 경박하고 의무에 매인, 아니 의무감에서조차 자유로운 예배 태도들을 본다. 이렇게 가다간 20년 후 텅 빈 교회당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라고 우려했다.

또 “요한복음 4장 23-24절에서 예수님은 예배가 ‘영과 진리 안에서(in spirit in truth)’ 드려져야 한다고 말씀하신다”며 “청교도들은 예배가 한편으로는 인간 내면에 관계된 심령의 일(heart-work)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뜻과 하신 일에 대해 계시된 실재를 향한 응답이며, 이것은 성령에 의하여 사람들의 마음에 적용된다고 보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그들은 그래서 단순하고 성경적인 예배를 고집했다. 성경이 모든 진리의 원천(fountain-head)인 것처럼, 예배에서 단순성은 이 같은 내적 성격(inwardness)을 지켜주는 보호 장치라고 믿었다”며 “시간이 흐르더라도 사람들은 더더욱 기독교 신앙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참된 기독교 신앙을 알고자 하는 자들일수록, 교회로부터 도움을 받을 필요성을 점점 덜 느끼게 될지 모른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므로 교회는 복음의 본질을 회복함으로써, 예배 속에서 그리스도의 참된 가르침이 무엇인지 정직하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의 예배가 ‘영과 진리’ 안에서 드리는 예배로 회복되어야 한다. 한국교회가 이러한 예배를 회복하기를 갈망한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영(성령)과 진리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남준 목사는 “하나님은 영이시기에, 예배를 주관하시는 성령에 관해 이해해야 한다. 예배 속에 임하시는 성령의 역사가 없으면, 우리의 예배는 결국 뇌물 개념의 예배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며 “성령의 역사하심을 통하여 하나님의 인격을 경험하지 못하는 예배가 인격적인 예배일 리 없고, 그러한 예배가 뇌물 개념의 예배로 전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예배는 하나님께서 죄로 말미암아 더러워진 시간과 공간을 그의 구속사역으로 새롭게 창조하시는 행위다. 예배는 또한 하나님을 필요로 하면서도 죄로 말미암아 그의 임재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사람들,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생명과 기쁨을 필요로 하면서도 죄로 말미암아 그것을 누릴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부르심”이라며 “성령께서 십자가에서 죽고 다시 사신 예수 그리스도를 오늘 자신의 삶과 관계 있음을 고백하고 받아들이도록 만들어 주신다. 죄에 참회와 신앙을 선물로 주시는 분도 성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교회는 성령께서 역사하심에 대한 영적 필요에 예민하지 못한 것 같다. 아무런 감화도 영혼의 변화도 없는 예배가 오랜 세월 지속되고 있음에도, 그러한 상황에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구태의연한 자기만족을 쌓아가는 차가운 종교의식을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예배가 성령 안에 드려지고 거룩한 감화가 회중 가운데 있으면, 반드시 정서가 깃든다. 그것은 신령하게 드려진 예배의 결과이다. 오늘날 우리는 잘못된 감정주의의 위험을 경계하다, 신앙에서 아예 감정적 요소를 천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리에 대해선 “예배 행위 자체가 성경 진리의 틀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 예배자가 예배 속에서 하나님의 진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두 가지를 의미한다”며 “우리는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심각해지는 동시에 기뻐한다. 그의 거룩하심은 두려움을 불러 일으키지만, 그의 은혜는 걱정스러운 두려움에서 자유를 준다. 예배 가운데 이 두 가지가 이루는 긴장과 모순을 어떻게 하나로 묶을 수 있는가? 그 답이 바로 성령”이라고 했다.

개혁신학회
▲기념촬영 모습. ⓒ개혁신학회
김남준 목사는 “하나님께서 당신을 알리고 싶어하는 열망은 예배자들의 깨달음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지식이 전달되는 가운데, 성령께서 역사하심으로써 두려움과 기쁨이라는 두 모순 사이의 긴장이 해결을 보게 된다”며 “따라서 예배 속에서 하나님과 예배자들의 만남은 단지 열광이나 신비만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무엇인가 백성들에게 말씀하려는 바가 없으시면 결코 찾아오신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예배 속에 깃든 진리의 요소는 설교에 의해 대표되고, 설교를 통해 주어지는 진리가 예배를 움직이는 본질적 요소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설교에 대한 예배자들의 지적 이해(understanding)가 있어야 한다”며 “뜨거운 열정뿐 아니라, 신앙적으로 정리된 지식이 필요하다. . 다양한 체험이 우리를 붙드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받은 진리가 우리를 붙들어 준다. 같은 성령의 체험을 하면서도 거기서 진리를 경험한 사람들이 견고한 삶을 살아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정직하게 선포되는 성경 진리와 거기에 대한 예배자들의 겸손한 반응, 그 위에 내리시는 성령의 축복이 있을 때, 하나님과의 만남이 있는 예배가 될 수 있다”며 “예배에 있어 진리의 요소는 설교자에게 참된 하나님 말씀을 전해야 할 의무를, 예배자들에게 그 말씀을 이해해야 할 의무를 가져온다. 하나님 마음으로 복음 진리를 전하고, 깨달은 바대로 즉각 순종하기를 원하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진리를 깨닫는 것이야말로, 예배에 있어 진리의 요소를 충족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성품을 체험한 거룩한 진리에 사로잡힌 설교자와, 예배를 통한 하나님을 갈망하는 예배자들과 그들의 만남에 찾아와 주시는 하나님의 임재하심 없이는 거룩한 예배가 될 수 없다”며 “하나님과 인격적 교제가 이루어지고 인간의 경험 세계 속에 자신의 성품과 하신 일을 알게 해 주실 때, 인간은 하나님을 경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정리했다.

학술대회에서는 이 외에 분과별 발표가 이어졌다. 1발표는 박형대 박사(총신대)가 ‘성전 청결과 예배 회복’, 주종훈 박사(총신대)가 ‘성령과 공동예배의 기도: 개혁주의 예배 회복을 위한 제언’, 홍주현 박사(새에덴교회)가 ‘도르트 총회가 제시하는 목회자 세움 방안과 예배 회복’ 등이 진행됐다.

2발표는 이신열 박사(고신대)가 ‘예배 회복을 위한 칼빈의 창조론적 제언’, 강대훈 박사(총신대)가 ‘하늘의 예배, 땅의 교회: 요한계시록의 예배 장면에 대한 연구’, 3발표는 송영목 박사(고신대)가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공공선교적 설교’, 정요한 박사과정(프랑스 아미엥대학)이 ‘교회 기도모범과 예배의 공적 기도에 관하여’가 각각 이어졌다. 논평은 남궁영 박사(칼빈대), 최승근 박사(장신대), 김재윤 박사(고신대), 문병호 박사(총신대), 안창선 박사(한국성서대), 김주한 박사(총신대), 김요섭 박사(총신대)가 각각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