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바디우 목사와 헬렌 바디우 사모.
▲드미트리 바디우 목사와 헬렌 바디우 사모. ⓒ페이스북
지난 3월 19일 멜리토플 자택에서 러시아 군대에 의해 납치됐던 드미트리 바디우(Dmitry Badyu) 목사가 석방된 뒤, 그의 아내가 SNS에 감사의 메시지를 남겼다.

헬렌 바디우 사모는 28일(현지시각) 페이스북에 “여러분들의 기도!!! 드미트리 목사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잘 지내고 있다. 여러분들의 관심, 동참, 도움과 사랑에 감사드린다! 선하신 하나님!!! 주님을 찬양!”이라고 남겼다.

미국 처치리더스닷컴에 따르면, 50세의 드미트리 바디우 목사는 소련에서 태어났고, 그의 가족은 그가 10대였을 때인 1990년에 미국으로 이주했다.

텍사스에 정착한 후 그는 미국 시민이 됐다. 이후 드미트리 목사와 헬렌 사모는 크림 반도와 우크라이나로 이주하여 여러 교회를 세웠다. 2017년 바디우 목사는 “우리는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신 모든 일을 한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납치되기 전 마지막 올린 SNS 게시물에서 그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자신이 목회하는 ‘생명의 말씀’(Word of Life) 교회로 대피할 수 있다고 알렸다. 그의 딸에 의하면 약 50명이 그 제안을 수락했고, 그는 그들 모두에게 식량을 제공하고 있었다고 한다.

바디우 목사의 가족은 그가 납치된 후 연락이 두절됐고, 통신 장애로 납치 소식도 천천히 알려졌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그의 납치 소식을 알고 있다고 밝혔으나, 개인 정보 보호에 관한 문제로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멜리토플은 우크라이나 도시로, 시장이 러시아군에 납치됐다가 러시아 군인 9명과 교환돼 석방된 바 있다. 바디우 목사는 우크라이나에서 잘 알려진 목사였다. 그의 딸은 러시아가 영향력 있는 그의 지위를 표적으로 삼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텍사스의 목회자로 바디우 목사 가족들의 오랜 친구인 오티스 길라스피 목사는 NBC 지역 매체와 인터뷰에서 “전쟁이 발발하자 사람들은 그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바디우 목사는 자신의 백성과 양떼들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길라스피 목사는 “바디우 목사의 카리스마와 기도의 능력이 그의 석방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자신을 인질로 잡은 이들을 사로잡은 것처럼 느꼈다. 또 기도가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바디우 목사의 석방 소식을 전한 순교자의소리는 “우크라이나의 개신교 기독교인은 소수지만, 러시아 정부는 이 기독교인들을 수상쩍게 여기고 있다”며 “이 성도들이 친미·친서방 성향이라는 소문이 도는 데다가, 소위 ‘러시아식 세계 질서’에 적대적인 외부 세력으로부터 자금과 지령을 받는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순교자의소리에 따르면, 러시아는 2004년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Orange Revolution: 친러 성향의 여당이 부정선거를 저지르자 국민이 격렬히 항의한 사건)에 많은 개신교 목회자들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유엔 주재 미국대사관을 비롯한 여러 기관들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소수 종교 지도자들이 ‘러시아의 적’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고,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리할 경우 살해되거나 투옥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