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이중직 (예장 합동)
▲이중직 경험 여부.
목회자 이중직 (예장 합동)
▲향후 이중직 수행 의향.
목회자 이중직 (예장 합동)
▲이중직 관련, 총회/노회에 바라는 사항(상위 7개).
목회자 이중직 문제를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오고 있는 예장 합동 총회(배광식 총회장)가 31일 오후 2시 대전중앙교회에서 ‘목회자이중직 신학전문위원회 2차 공개 세미나’를 개최했다.

교단 교회자립개발원 이중직지원위원회(위원장 정계규 목사)가 지난해 목회데이터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50% 정도가 이중직을 수행했거나 하고 있었다. 작은 교회 목회자의 90%는 향후 이중직을 선택하겠다는 의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직을 수행하는 데 총회나 노회 차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89.5%나 됐다.

예장 합동은 제103회 총회에서 미래자립교회 목회자의 생계형 이중직을 허용한 바 있지만, 교단 내에서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소극적 또는 부정적 태도는 여전하다. 위원회는 “경제적 필요 때문에 직업적 삶을 선택한 목사들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보다는 목회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교회의 공공성을 높이는 사역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전남권역 이중직 목회에 대한 인식과 실태조사’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전한 목회데이터연구소 김진양 부소장은 “이중직 목회자를 ‘안쓰럽다’는 관점이 아니라 ‘목회를 위해 남들보다 시간을 두 배로 쓴다’는 대견함으로 바라보길 원한다”고 전했다. 광주 전남권역 조사는 지난해 전국조사와 동일한 방법과 내용으로 전개됐다.

이중직 경험+의향 합치면 86.9%에 달해
이중직 개발, 총회법 허용 등 적극 요청도

조사 결과에 의하면 광주전남에서 현재 이중직을 수행하는 비율은 출석교인 50명 이하 교회 담임목사의 34.5%다. 과거 이중직을 하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재 중단한 경우(20.0%)를 합하면 절반이 넘는 54.5%의 목회자가 이중직 목사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이중직을 하지 않지만 향후 할 의향이 있는 32.4%를 합하면 86.9%에 달했다.

한국교회가 이중직 목회자를 위해 직업 교육, 일터 연결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선 75.9%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총회/노회를 향해선 이중직에 대한 신학정립(41.4%), 목사에게 적합한 이중직 개발(35.2%), 개인에게 적합한 이중직에 대한 상담 및 코칭(30.3%), 이중직에 대한 총회법의 완전 허용(29.7%), 이중직에 대한 정보 제공(21.4%) 등을 요청했다.

‘이중직’ 용어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한 이들은 대체 호칭으로 자비량 목회자(37.5%), 자립형 목회자(19.6), 일하는 목회자(8.0%), 텐트메이커(8.0%) 등을 선호했다. 배우자의 직업 보유 여부는 절반 가량인 51%가 있다고 답했다. 외부 재정 지원은 78.6%가 받는다고 답했으며 코로나19 이후 목회 포기를 생각한 이들은 약 17.2%였다.

이중직 많아질 것 96%, 신학적 고민은 여전
직종 찾는데 어려움 커, 2개 이상도 47.5%

목회자 이중직 (예장 합동)
▲수행한 적이 있는 이중직 업종.
목회자 이중직 (예장 합동)
▲이중직 업종/직종 결정시 겪은 어려움.
목회자 이중직 (예장 합동)
▲향후 이중직 동향에 대한 전망.
목회자 사례비 지급 여력 확충 이후 이중직 중단에 대해선 58.6%가 “그만두는 것이 옳다”, 29.7%가 “개인 의사에 맡기는 것이 좋다”, 11.7%가 “계속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향후 이중직 동향으론 “앞으로 이중직 목회자가 많아질 것”이라는 데에는 거의 모두가 동의했다(95.9%). 하지만 “신학적으로 문제 없다”라는 의견이 63.4%로, 신학적 확신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중직 수행을 결정할 때의 심정은 52.5%가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자존심 때문에 힘들었다”, 50%가 “주위 동료 목회자가 나를 어떻게 볼지 고민스러웠다”, 45%가 “교인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고민스러웠다”고 답했다. 직종 결정시 “목회에 지장을 주지 않는 이중직을 찾기 어려웠다”(50%), “별다른 재능/기술이 없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이중직을 찾기 어려웠다”(20%)는 답이 많았다.

경험한 이중직으론 단순노무직(27.5%), 택배/물류(15%), 전문직(12.5%), 농/임/어업(12.5%), 학원강사/과외(10.0%), 대리운전/택시(7.5%) 등이 차지했다. 수행중인 이중직 숫자도 2개 이상이라는 답변이 47.5%나 됐으며 비정규직이 77.5%, 풀타임 근무도 27.5%에 달했다.

이중직 목회자 가운데 교회로부터 사례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절반에 가까웠고(42.5%), 50만원 이하가 25%, 51~100만원 사이가 27.5%였다. 사례비를 받는 경우 평균은 70만원이었다.

이중직 수행에 대한 개인적인 자세는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있다”(95.0%), “일터에서 목회하는 심정으로 일한다”(90.0%), “일과 사역의 균형을 맞춘다”(82.5%)에서 보이듯 일터에서 목회자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고 목회에 소홀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보였다.

목회자 이중직 (예장 합동)
▲이중직 수행 결정할 때 심정 조사.
목회자 이중직 (예장 합동)
▲이중직 찬성 이유.
김성욱 교수 “모라비안선교회, 300년 전부터 선도”
김민석 교수 “사회변혁 시도, ‘공공신학’ 기여 가능”

선교신학 관점에서 이중직을 연구한 김성욱 교수(총신대학교)는 “지금보다 300년 전부터 세계선교를 위해 전문인 선교전략을 가지고 사역한 선교 공동체는 바로 모라비안선교회였다. 진젠도르프(1700-1760)의 선교사역을 통해 현대 선교역사에 새로운 패러다임인 전문인 비즈니스 선교의 실제를 보여 주었다”며 “현대 선교역사에 나타난 세계의 많은 선교사들이 이들의 영감을 받아 헌신을 다짐하고 위대한 선교사역을 수행하였다”고 전했다.

공공신학적 관점에서 이중직을 연구한 김민석 교수(한국공공신학연구소 소장, 스텔렌보쉬 대학 선임 연구원)는 “교회의 담장을 넘어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신앙을 실천하며 그 사회를 변혁하려 시도하는 공공신학에 이중직은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 직장 동료로, 사업체의 오너로, 지역 사업의 파트너로 만나게 된 목회자들은 선입견과 거부감이 없다”며 “단, 그 직업군이 공공신학적 실천을 용이하게 하는지, 아니면 반대로 부정적 영향을 주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한 한다”고 전했다.

‘목사 이중직, 뜻밖의 노동은 뜻밖의 사명으로 부르신다’를 주제로 발제한 구교형 목사(십자가로교회)는 “이제 목사들이 직접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총회가 이중직에 대해 형편이 어려워진 목사들의 생존수단, 그 이상으로서의 의미를 적극 개발하고, 발전시켜 목회의 한 형태로 제안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농어촌 목회 현장과 미래를 전한 오용균 목사(도암교회)는 “영농 목회를 하려거든 진짜 농사꾼이 되라고 말하고 싶다. 강단에 서면 목회자로 말씀을 전해야 하지만 들에 가면 진짜 농민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주님 몸 된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희생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