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 전 용서’ 설명에, 복음의 본질 느낀다는 확신
단순히 교리 쉽게 설명하는 책 아닌, 구원 교리가
내 삶 어떻게 변화시키고 일상에서의 적용점 찾아
교리, 고통과 위기의 현실 신앙으로 해석 능력 부여

서창희
▲서창희 목사가 코로나 전 말씀을 전하는 모습. ⓒ한사람교회

“신세대 목회자답다. 묵직한 표현이나 갑옷 같은 논리로 무장하지 않았다. 그 대신 누구나 겪음직한 일상생활을 이야기한다. 거기서 아무나 쉽게 떠올리지 않을 교리를 생각하게 해준다. 기독교 신앙의 뼈대를 잡아준다. 아무리 씨를 많이 뿌린들 줄기와 가지 없이 어찌 꽃 피고 열매를 맺으랴. 생각하며 예수 믿게 하는 책이다.” -김남준 열린교회 목사

“이 책을 읽으며 감탄에 감탄을 했습니다. ‘회개 속에는 나의 속죄가 없다!’ 서창희 목사님이 울었다는 대목에서 저는 숨이 막혔습니다. ‘회개 속에 나의 속죄는 없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만 있을 뿐이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이 책은 그 값을 충분히 합니다. 추천사를 쓰기 위해 이 책을 읽다, 저는 이 책 200권을 선주문했습니다.” -조현삼 서울광염교회 목사

“팀 켈러의 책을 읽으면서 한국에도 이렇게 상황화된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가장 잘 맞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서창희 목사일 것이다. 가장 예스러운 교리가 문화의 옷을 입고 가장 힙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렇게 교리를 전달할 수만 있다면, 많은 사람이 교리를 어려워하지 않고 사랑하게 될 것이다.” -고상섭 그사랑교회 목사

<일상에서 만난 교리> 추천사가 심상찮다. 이론과 실천의 최고봉에 있는 목회자들이 30대 젊은 목회자의 얇은 책에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박물관 속 과거 유물처럼 만질 수도 없이 박제돼 있던 ‘구원 교리’를 끄집어내, 누구나 쉽게 꺼내 쓸 수 있도록 동네 마트 매대에 잘 진열해 놓았기 때문이다.

저자 서창희 목사는 이미 <내 인생,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친구를 위한 복음>, <회복하는 교회(공저)> 등 3권을 펴냈으며, 이번이 4번째 저서이다. 서 목사는 전도사 시절 서울 낙성대역 인근에서 개척을 시작해 현재 70여 명이 모이는 한사람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다. 다음은 두 차례로 나눠 연재될 서 목사와의 일문일답.

일상에서 만난 교리
서창희 | 생명의말씀사 | 184쪽 | 11,000원

-무신론자 대학 친구들과 홍대 술집에서 만나 구원 교리 이야기를 나눴다는 서문이 인상적입니다.

“저는 일반 대학교를 나오고 회사를 다녀 믿지 않는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목사가 되어 매번 만나지 못하다, 어느 토요일 밤 홍대 술자리에 친구들이 오랜만에 불러서 부득이 나가게 되었습니다.

목사니까 당연히 복음을 증거하려 했는데, 사영리 수준의 복음 전도로는 뭔가 마음이 열리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교리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회개하면, 용서해 주신다’ 이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말해보라는 질문이었죠.

당연히 ‘맞다’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회개하기 전에 먼저 용서하신 것이잖아요? 다들 자신의 인생이 풀리지 않아 뭔가 하나님 앞에 꽉 막힌 느낌을 가지고 있었나 봐요. ‘우리가 회개하기도 전에 주님께서 먼저 용서해 주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복음의 본질을 느끼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갑자기 저희 술자리만 조용해지면서, 저를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 있었죠. 술을 먹다 말고 저희는 함께 영접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회심(?)한 친구들은 지금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 후일담이 궁금합니다.

“한 친구가 술자리에서 기도 후 ‘나도 정말 하나님이 계시다면 만나보고 싶다’고 말하니, 옆에 있던 친구가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게 아니야. 진짜로 만나면 넌 죽어. 생각해봐. 하나님을 만난다고? 넌 큰 일 나는 거야’라고 웃으며 이야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 친구들이 교회로까지 나오지는 못했지만, 하나님께서 ‘큰 일 날 때’를 예비하고 계시겠지요(웃음)?”

일상에서 만난 교리

-책을 쓰시게 된 동기와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일상에서 만난 교리>는 부르심, 성화, 칭의와 같은 구원의 교리들이 어떻게 내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 설명하는 책입니다. 단순히 교리를 쉽게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구원의 교리들이 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일상에서 적용점을 찾아가는 책입니다.

저희 교회에는 이 시대 서울에서 성공을 위해 열심히 사는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구원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줘야겠다 싶어서 교리 교육을 하려 했습니다.

세상에서 잘 나가고 똑똑한 친구들이니 교리 스터디를 잘 따라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많이 거부하더라고요. 이유를 물어보니, 교리 공부가 필요하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자신이 책을 사서 공부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목사님과 굳이 같이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었죠.

오히려 그들은 실제로 이것을 공부하는 것이 내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내 삶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때 저는 교리교육의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케케묵은 교리가 어떻게 내 오늘의 삶을 변화시키고 삶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묵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설교를 통해 저희 한사람교회 성도님들과 나눴고, 그것을 정리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입니다.”

-‘구원 교리가 내 삶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물었다는 성도님들의 질문은 많은 독자들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부르심, 거듭남, 칭의, 성화’의 의미를 제대로 알면, 우리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한 마디로 말해, 나의 현실을 신앙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많은 분들이 ‘나쁜 일이 생기면 하나님께서 나에게 벌을 주신다, 내 인생에 과거에 잘못된 일들 때문에 내 미래도 불안할 것이다, 아직 하나님 앞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질병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사실 회개를 하거든요.

그런데 회개는 내가 ‘속죄’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이미 속죄하신 것이죠. 그걸 명확히 알면.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상황은 형벌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 더 해야 복이 오느냐가 아니라, 하나님이 지금 내게 복을 주실 것임을 확신하고 나의 현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현실을 복음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교리의 가장 큰 힘입니다.

구원 교리는 칭의와 성화 등 성도님들께서 한 번쯤은 들어본 것들입니다. 하지만 ‘성화돼야지, 칭의받았지’ 이렇게만 생각하지, 한 번도 그 교리가 내 삶에 어떤 의미와 변화를 일으키는지는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렇지만 각 교리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실제 구체적으로 위기 때마다 우리 삶을 붙잡아 주는 핵심적인 메시지들이 있습니다.

서창희
▲2019년 인근 고등학교 장학금 수여식 모습. ⓒ한사람교회

예를 들면, 직장에서 이직이나 나의 정체성을 고민할 때, 혹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하나님께 너무나 죄송스러운 죄를 지었을 때, 단순히 어쩔 줄 모르고 기도는 하는데, 무엇을 붙들고 어떻게 기도하며, 어떻게 내 상황을 바라보아야 할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바로 그때 붙들어야 할 것이 교리입니다.

실제로 이런 다양한 케이스 속에서 어떻게 교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 책에서 다루어 보았습니다. 단순히 ‘말씀을 붙들어야지’ 같은 추상적 이야기 말고, 말씀과 교리의 어떤 원리를 붙들고 일어서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말씀처럼 우리는 안 좋은 일을 당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고난이 닥치면, 운명론이나 죄 때문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속죄와 회개, 남은 고난과 관련해 오늘날의 언어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영적인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라고 표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번 처리된 사건은 다시 다루어지지 않습니다. 더 쉽게, ‘낙장불입’입니다. 예수님이 나 대신 형벌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면 내가 다시 형벌받을 수 없습니다.

반면 예수님이 없는 사람들은 고난이 올 때마다 죄책감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내 형벌을 가져간 존재가 없기 때문입니다.

신자도 고난의 이유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늘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이 상황이 내가 지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형벌은 아니라는 확신입니다.

신자에게는 하나님의 진노로부터 오는 계획, 즉 형벌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오는 계획인 징계만이 있을 뿐입니다. 아무리 큰 잘못을 범해도, 그분의 속죄와, 그분의 사랑을 확신해야 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