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기독교인,
▲파키스탄 기독교인 가정(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ACN 제공
파키스탄 당국이 16일(이하 현지시각) 소셜미디어에서 신성모독적인 발언을 했다는 누명을 쓴 기독교인을 구타하고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천헤드라인의 보도에 따르면, FIA(연방수사국) 구즈란왈라 서클의 사이버 범죄 관계자들은 지난 2019년 라호르에 거주하던 판산 샤히드(54)의 자택을 급습해 그를 구금했다. 아내 사피아 샤히드는 그가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독하는 페이스북 댓글을 올린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샤히드는 “남편이 문을 열자 12명이 넘는 경찰이 안으로 들어와 그를 구타하기 시작했다”며 “두 아이와 나는 비명을 지르며 울었다”고 했다.

요원들은 샤히드의 휴대전화, 사진, 주민등록증을 압수하고 그를 차에 태웠다. 경찰들은 그녀에게 “샬콧 지역에 거주하는 이슬람 성직자가 남편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에, 그를 구즈란왈라시로 데려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그러나 사피아는 “남편이 2019년에 휴대폰을 분실했다”며 “남편은 휴대폰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았고 페이스북 계정도 로그인된 상태였기 때문에, 누군가 분실한 휴대전화를 악용해 신성모독적인 댓글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그런 글을 올릴 때 어떤 결과가 오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는 하나님의성회 소속 목회자였고, 판산은 무슬림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친구들도 대부분 무슬림이었다”고 덧붙였다.

8년 만에 파키스탄 철도에서 구매 담당관으로 일하다 은퇴한 그는 홀로 가족의 생계를 꾸려야 했으며, 이를 위해 일부 무슬림 친구들과 부동산 거래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피아는 “그는 모든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며, 어떤 위협이나 압박에 대해서도 언급한 적이 없다”고 했다.

17일 그녀가 구즈란왈라에서 구금 상태인 남편을 잠시 만났을 때, 그는 범죄 혐의를 자백하라며 고문을 당했다고 말했다고.

그러면서 “남편이 여러 가지 건강 문제가 있고, 신성모독 사건은 보석의 기회 없이 수 년 동안 이어지기 때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매우 걱정된다”고 했다.

사피아는 모닝스타뉴스(Morning Star News)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우리 가족은 남편이 이 거짓된 비난에서 빨리 석방되도록 금식하고 기도했다”며 “우리의 믿음은 우리 주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다. 주님께서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고 이 시련에서 구해 주시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사피아는 남편이 장기간 투옥되면 일자리 뿐 아니라 퇴직금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자녀의 미래와 재정적 안정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이 아직 공부를 하고 있고, 월세에 살고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면서 “우리 동네에는 다른 기독교인 가족이 없고, 집주인이나 무슬림 이웃들이 남편이 고소당한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 지도자들과 다른 기독교인들에게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가족을 위한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파키스탄의 주요 인권운동가 사이프 울 말룩 변호사는 가족들의 변호를 맡으며 희망을 전해 주었다. 파키스탄은 박해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가 올해 초 발표한 전 세계 기독교 박해국가 순위에서 8위를 차지했다.

이 나라는 2020년 10월 1일부터 2021년 9월 30일까지 진행된 조사 결과, 동일한 기간 620명의 기독교인 살해돼 나이지리아에 이어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83개 이상의 교회가 공격을 받거나 폐쇄된 파키스탄의 경우는 4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