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러시아 푸틴 대통령. ⓒpixabay.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백 명의 민간인 사망자를 낳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성경구절을 인용해 미화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영웅적으로’ 싸웠다”고 치하했다.

푸틴은 “이번 작전에서 우리 병사들의 영웅적인 행동을 목도하고 있다”며 “서로를 돕고 지지하는 우리 러시아군은, 필요하다면 형제처럼 전장에서 총알로부터 서로 보호할 것이다. 이런 단합은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알다시피 나는 성경말씀을 기억한다”며 “친구를 위해 한 사람의 영혼을 바치는 것보다 숭고한 사랑은 없다”며 “기독교 성경에 나오는 이 말씀은 기독교인들에게 매우 소중한 것”이라고 했다.

그의 발언에 관중석에서는 큰 박수가 쏟아졌다.

푸틴의 이러한 발언은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라는 요한복음 15장 13절 말씀을 인용한 것이다.

독립 뉴스 매체인 모스크바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의 연설 도중, 이를 내보내던 러시아24 방송이 같은 무대의 군악대 영상으로 전환됐다”면서 “러시아 국영 TV는 엄격히 통제되며, 이러한 방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이후 “서버의 기술적인 문제로 방송이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 경찰 당국은 이날 행사가 치러진 루즈니키경기장과 그 주변에 10만여 군중이 몰려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리아 노보스티 등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집회에 강제로 동원됐다고 한다.

한 여성은 소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우리를 버스에 가두고 여기로 데려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행사에 참석하는 명목으로 500루블(약 5달러)을 제공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816명이 사망하고 1,333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2,149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OHCHR은 성명을 통해 “기록된 민간인 사상자 대부분은 중포와 다연장 로켓시스템의 포격, 미사일 및 공습 등 충격 범위가 넓은 폭발성 무기의 사용으로 발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