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따라 제작진 태도 차이, 강한 정파적 성향
젠더 갈등에 국민의힘 암시 예고편, 너무 노골적
박원순·오거돈 피해자 외면 사실 보도할지 의문

MBC PD수첩 젠더 갈등과 여성가족부
▲예고편 중 한 장면.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라는 문구와 함께 국민의힘 로고가 그대로 보인다. ‘갈등을 부추기는 PD수첩’이 예상된다. ⓒMBC
MBC 제3노조가 자사 프로그램인 PD수첩에서 15일 ‘젠더 갈등과 여성가족부’를 주제로 방송을 계획한 것에 대해 ‘제2의 광우병 난동을 경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 측은 “문재인 정부 역시 출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의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나고, 일부 탈세 의혹도 제기됐다”며 “오죽하면 문 대통령이 ‘공직 배제 5대 비리’를 현실에서 그대로 지키기가 어렵다고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했으나, 이에 대해 PD수첩이 보도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정권에 따라 PD수첩 제작진이 보인 태도의 차이는 강한 정파적 성향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 이것은 우파 정권이 복귀하게 되면서 PD수첩에 의한 제2의 광우병 사태를 우려하는 이유”라며 “2008년 MBC 광우병 보도의 주역들이 회사 임원과 계열사 대표 자리를 얻는 등 승승장구하는 상황에서, 후배 PD들이 그런 보도를 출세의 길로 여기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PD수첩이 3월 15일 방송하겠다고 예고한 ‘젠더 갈등과 여성가족부’는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정치적 목적을 의심받고 있다”며 “예고 내용은 과격한 남성들과 고통받는 여성들을 대비시켜 감정을 자극한 뒤, 젠더 갈등의 정점에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한 국민의힘이 있다고 암시하고 있다. 그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방송 내용도 공정할지 자신할 수 없다. PD수첩이 과연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에 의한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들을 외면하는 등 여성가족부가 정치적 이해에 좌우돼온 사실을 보도할까”라며 “일부 조사에 따르면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도 여성가족부에 부정적인 인식이 더 많다는 사실을 보도할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MBC 노조 측은 “PD수첩은 스스로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라고 내세우고 있다. 그렇게 주장하려면, 최소한 정권이 바뀌어도 권력을 대하는 태도는 변치 않아야 한다”며 “우파 정권의 약한 고리를 찾아 출범도 하기 전에 뒤흔들려 한다는 의심을 받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며 신뢰를 되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그런 태도와 노력이 없다면, MBC노조가 국민과 함께 나서 ‘진실의 적들에게 준엄한 감시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제2의 광우병 난동을 경계한다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촛불 집회가 열렸다. 2008년 5월 2일 저녁이었다. 경찰은 당초 300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참석자 수가 무려 1만 명에 달했다. 사흘 전 MBC PD수첩에서 방송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감염 가능성 보도가 국민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던 것이다.

 광우병 시위는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뇌송송 구멍탁’ ‘미친 소 너나 먹어’와 같은 간단하고 자극적인 구호들 앞에 어떤 논리나 과학도 힘을 잃었다. 시위는 석 달을 넘긴 뒤 진정됐지만, 출범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이명박 정부를 레임덕에 빠뜨리는 데 성공했다.

PD수첩은 광우병 보도 이전에도 17대 대선을 전후해 이명박 정부를 거세게 공격해왔다. 투표 전날에는 이른바 ‘이명박 BBK 동영상’을 지루할 만큼 길게 틀고, 여당이 강행한 ‘이명박 특검법’ 제정 소식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다음 날에는 장관 내정자들의 부동산 관련 의혹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PD수첩이 과연 살아있는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그런 보도를 했을까?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의 보도를 보자. 문 대통령이 취임하고 엿새 뒤인 2017년 5월 16일 PD수첩은 [청와대에서 광화문으로]라는 제목으로 19대 대선 표심을 분석했다. 그리고 ‘경제를 살려줄 것이라 믿고 투표한 보수 정권은 권위적인 통치 및 국민과의 소통 부족을 가져왔고, 이로 인해 19대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2017년 6월 13일 [정유라와 거짓말]
2017년 7월 4일 [군함도, 그리고 아베의 역사 전쟁]
2017년 7월 11일 [4대강, 22조는 어디로]
2017년 12월 12일 [MBC 몰락, 7년의 기록]

뒤이은 보도들 역시 구 집권 세력을 공격하거나 반일감정을 조성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이 기간 문재인 정부 역시 출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의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나고, 일부 탈세 의혹도 제기됐다. 오죽하면 문 대통령이 ‘공직 배제 5대 비리’를 현실에서 그대로 지키기가 어렵다고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는 PD수첩이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정권에 따라 PD수첩 제작진이 보인 태도의 차이는 강한 정파적 성향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 이것은 우파 정권이 복귀하게 되면서 PD수첩에 의한 제2의 광우병 사태를 우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2008년 MBC 광우병 보도의 주역들이 회사 임원과 계열사 대표 자리를 얻는 등 승승장구하는 상황에서 후배 PD들이 그런 보도를 출세의 길로 여기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PD수첩이 3월 15일 방송하겠다고 예고한 ‘젠더 갈등과 여성가족부’는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정치적 목적을 의심받고 있다. 예고 내용은 과격한 남성들과 고통받는 여성들을 대비시켜 감정을 자극한 뒤, 젠더 갈등의 정점에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한 국민의힘이 있다고 암시하고 있다. 그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다.

방송 내용도 공정할지 자신할 수 없다. PD수첩이 과연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에 의한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들을 외면하는 등 여성가족부가 정치적 이해에 좌우돼온 사실을 보도할까? 그리고 일부 조사에 따르면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도 여성가족부에 부정적인 인식이 더 많다는 사실을 보도할까?

PD수첩은 스스로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라고 내세우고 있다. 그렇게 주장하려면 최소한 정권이 바뀌어도 권력을 대하는 태도는 변치 않아야 한다. 우파 정권의 약한 고리를 찾아 출범도 하기 전에 뒤흔들려 한다는 의심을 받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며 신뢰를 되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그런 태도와 노력이 없다면, MBC노조가 국민과 함께 나서 ‘진실의 적들에게 준엄한 감시자’가 될 것이다.

2022년 3월 14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