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혁 목사 “3.1 정신으로, 여야가 힘 합쳐야”
김영한 박사 “5년간 너무 갈라져, 국민 통합을”
정상운 박사 “서로 믿고 가족처럼 따르는 나라”
최더함 목사 “둘로 갈라진 나라 하나로 만들길”

이효상 원장 “서민들 눈물 닦아줄 각오 됐는가”

청와대
▲청와대의 새 주인이 결정됐다. ⓒ청와대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윤석열 후보(국민의힘)가 당선이 확실시돼 새로운 대통령이 5월부터 차기 정부를 이끌게 된다. 본지는 대통령 선거가 끝나지 않은 지난 8-9일, 교계와 신학계 지도자, 그리고 여성과 청년 목회자 등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그리스도인들이 차기 대통령에 바라는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했다.

여러 그리스도인들은 대체로 이념과 세대, 성별과 계급 등으로 첨예하게 나뉘어 있는 대한민국 사회 속에서 화합과 통합, 미래의 정치를 당부했다.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명예회장)는 “3.1절에 여러 종교 지도자들이 모여, 3.1 정신을 이어받아 여야가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누가 당선되든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며 “남강 이승훈 선생님은 독립운동을 하셨지만, 일본 사람들이 나쁜 건 아니라고까지 하셨다. 이승훈 선생님이 학교를, 하나님을, 나라를 사랑하셨듯 해야 한다. 이겼다고 독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지금이야말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와 하나됨을 이루기 위해 3.1 정신을 이어받아야 할 시기”라며 “여당 야당이 편을 가르는 것 자체가 문제다. 당선자는 너무 교만해지면 안 되고, 3.1 정신을 본받아 북한뿐 아니라 일본과 전 세계를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한 박사는 ‘국민 통합’을 주문했다. 그는 “지난 5년간 국민들이 너무 갈라졌다.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민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리고 헌법에 충실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1948년 제헌헌법에서 자유민주공화국을 천명했기에, 무슨 정책이든 자유민주체제와 시장경제에 입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대한민국의 지난 70년은 성공의 역사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들 중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선진국으로 위상이 올라간 나라 아닌가”라며 “이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G7으로까지 올라가서, 우크라이나 같은 국가들을 뒷받침해 자유민주주의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홍익인간’도 그런 사상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동북아의 나라로서, 이제 냉전 체제의 철지난 이데올로기에서 초극해야 한다. 소련 연방과 동구권이 몰락한 것이 이미 30년 전”이라며 “그때 이데올로기로 돌아가선 안 된다. 러시아 푸틴은 지금 시대를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을 그런 차원에서 이끌고 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정상운 박사(성결대 전 총장, 한국기독교한림원 원장)는 “정치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폈으면 좋겠다. 말과 행동이 같고, 모든 세대를 아울러 미래의 희망을 가져다 주는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며 “국민들이 너무 갈라져 있다. 이념과 세대로 너무 나뉘어 있는데,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해 달라. 서로 신뢰하고 믿고 가족처럼 따르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정장복 박사(한일장신대 전 총장)는 “하나님께서 주신 양심을 하나님 뜻에 맞게 꼭 간직하면서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해 달라”고 전했다.

최더함 목사(바로선개혁교회, 개혁신학포럼 책임연구위원)는 “나라가 절단이 났다. 지역으로 갈라지고 세대가 갈라지고 남녀가 갈라지고 계층이 갈라졌다”며 “이념으로 건널 수 없는 둑을 쌓고서 툭 하면 고성이요 비난이요 싸움”이라고 지난 5년을 개탄했다.

최 목사는 “여기에 저질 정치인들의 혀들이 선량한 백성의 마음을 찢는다. 너무나 뚜렷하게 반반씩 갈라져 어떻게 하나로 봉합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문재인 정부가 잘한 일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시종 내로남불의 언행으로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것과 네 편 내 편을 갈라 증오심을 부추기고 상대를 악인처럼 낙인을 찍어 무시하고 겁박한 것은 민족과 역사 앞에 반성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 대통령은 자신도 예기치 못한 상태에서 국민의 부름을 받아 국정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신선함은 있을지 모르나, 국정운영에 대한 자질이나 철학들이 부재하다 하여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며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하고 탕평책을 통해 다른 편의 인물을 발탁하는 용기를 보여, 둘로 갈라진 나라를 화합하는 일 하나만 잘해도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효상 원장(한국교회연구원)은 “권력은 왔다 가는 바람, 일장춘몽에 불과하다. 권력도 집중보다는 분산돼야 한다”며 “너무 갈등을 만들지 말고 진실하게 살자. 국민들이 바라볼 때, 정치인들의 삶에서 진정성이나 진심이 부족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원장은 “정치인들에게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각오가 되어 있는지 묻고 싶다”며 “민주주의와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만 생각하다 자칫 많은 것을 놓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대통령뿐 아니라 국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석열
▲윤석열 당선인이 유세 마지막 날인 8일 오후 서울시청 앞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상일 목사 “부유함 넘어, 북한 구원 복음 통일”
장선범 목사 “5년간 대한민국 50년 준비해 달라”
한 30대 목사 “실패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지원”
길원평 박사 “여성가족부와 인권위는 변화해야”
최가슬 대표 “낙태죄 복구, 결혼 포기 대책 필요”

50대 최상일 목사(은정감리교회, 서울기독청년연합회 대표)는 “르호보암은 인격적 결함은 있었으나, 유다 왕조의 정통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르호보암이 아닌 여로보암을 선택했을 때, 이스라엘의 타락과 쇠락으로 이어졌다”며 “오늘 대한민국 지도자에게는 윤리·도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요구된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켜내는 것이다. 단순히 잘 사는 나라 만들겠다는 구호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해 북한구원 복음통일을 이루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지역교회 청년부를 맡고 있는 40대 장선범 목사(포항 기쁨의교회)도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어 달라”며 “대한민국을 강탈하려는 북한과 중국공산당 등 외세의 야욕을 철저히 차단하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한미동맹을 강화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또 대한민국의 소중한 미래를 지키는 대통령이 되어 달라”며 “눈 앞에 보이는 당장의 인기에 영합하려 남발하는 포퓰리즘 정책에 모두 지쳤다. 미래 세대에 짐을 지우는 국가 운영이 아니라,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의 50년을 준비해 주시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30대 한 담임목회자는 “번영을 죄악시하지 않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며 “성공과 발전이라는 가치 자체가 탐욕이 될 수는 없다. 젊은이들이 건전한 성공관을 품고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 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목회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 현재의 안정을 위한 정책 지원보다,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며 “또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 현재 기성세대의 평등과 안전이라는 가치 속에, 아직 기회를 잡지 못한 젊은이들의 기회가 박탈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물질보다 중요한 가치를 추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획일적·물질적 성공뿐 아니라 예체능, 복지 분야 등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물질 문제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을 해 달라”고 소망했다.

길원평 박사(한동대 석좌교수, 진평연 집행위원장)는 “국민들이 행복하고 편안하고 정의롭게 살 수 있도록 정치를 해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여성가족부와 인권위가 올바른 인권, 올바른 여성정책을 펴는 부서로 변화될 수 있도록 해 주시면 좋겠다”며 “특히 차별금지법, 인권정책기본법,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같은 악법이 제정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40대 여성 박정민 씨도 “차별금지법이나 낙태법과 같은 악법을 만들지 말고 법을 잘지키는 나라, 북한 같은 핵보유국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보호해주는 나라, 사회주의 이념이 아닌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중심으로 하는 나라가 되게 해 달라”고 했다.

이상아 청년(청년진평연)도 “학생인권조례를 비롯해 현재 초·중·고교에서 무분별하게 시행되고 있는 교육법에 위반된 음란한 포괄적 성교육을 폐지하고, 이를 추진하고 배포한 청소년성문화센터와 여성가족부를 폐지해야 한다”며 “현재 여성가족부 소속 강사들은 교육법에 저촉되는 성평등교육과 동성애 옹호이론을 부모 동의 없이 교육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여성가족부 등은 청소년 첫 성경험 나이가 13.6세라는 거짓된 정보로 청소년 부모들을 겁먹게 하고, 섣부른 성교육으로 아이들을 조기성애화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청소년 성매매와 범죄율, 에이즈 환자 급등의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0대 여성 최가슬 대표(센saint언니)는 “결혼을 준비하고 해야 하는 시기다 보니, 남여가 젠더 갈등으로 싸우지 않고 아름다운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화합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면 좋겠다”며 “경력단절 여성들이 우울감을 느끼지 않도록 육아와 가사를 하면서도 집에서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워킹·교육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낙태죄를 복구시키고, 뱃속 태아도 생명이라는 윤리 교육을 젊은 여성들에게 의무화하길 바란다. ‘지나친 음주와 흡연은 건강을 해친다’는 경고 문구처럼, 낙태도 대국민 캠페인을 하면 어떨까”라며 “저출산 문제도 현실적으로 파악해 육아휴직과 수당지급 등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감시하고, 불응 시 시정조치를 내려주길 바란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포기하지 않도록 결혼 시 부모 노후 마련 가산 혜택을 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최가슬 대표는 “현재 국가 채무상황을 정확하게 열람할 수 있도록 대국민 공시를 하고, 현재 우리가 내는 연금 등이 노후에 실제로 받을 수 있는지 불확실하므로 국가 채무상황을 있는 그대로 공개해 달라”며 “제안이 탁상공론으로 끝나지 않도록, 각 부처 인사들과 리더십들을 현장에서 발로 뛸 이들로 세우면 좋겠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