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시위
▲서울에 위치한 주한러시아대사관 앞에서 벌어진 반전 시위. ⓒ크리스천투데이 DB

러시아의 정교회와 복음주의 교계 성직자 수백여 명이 전쟁에 반대하는 서한을 발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러시아정교회 대주교와 사제, 보제 284명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부터 6일까지 공개서한에 서명하며 “우크라이나에 있는 우리 형제자매들이 부당한 시련을 당한 것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성직자들은 서한에서 “최후의 심판이 모든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지상의 어떠한 권위나 의사나 경비대도 이 심판에서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며 “자신을 러시아정교회의 자녀라고 여기는 모든 이들의 구제를 염려하며, 우리는 그들이 어머니의 저주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이 심판 앞에 나타나기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찬식에서 세상의 생명을 위해 구주가 흘리신 그리스도의 피가, 살인 명령을 내린 사람들에게는 생명이 아닌 영원한 고통이 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말한다”고 덧붙였다.

또 양국 군인들에 대해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 모두 다치지 않고 그들의 집과 가족에게 무사히 귀환하길 바란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우리 자녀들과 후손들이 친구가 되고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기 위해 또다시 다리를 놓아야 할 것을 생각하면 슬프다”고 밝혔다.

러시아 복음주의 교계 목회자 400여 명도 “주권국가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이 목회자들은 서한을 통해 “우리 군대가 타국에서 전면적인 군사 작전을 펼치면서 이웃한 우크라이나의 도시에 폭탄과 로켓을 투하하고 있다”면서 “신자로서 우리는 작금의 일을 형제 아벨에게 손을 댄 가인의 죄에 해당하는, 동족 살해의 중죄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어떤 정치적 이익이나 목적도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을 정당화할 수 없다. 유혈사태와 더불어 주권국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은 자국민의 자결권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우리 민족 사이에 증오가 뿌려지고 있고, 이는 후대에 소외와 원한의 깊은 구렁을 만든다.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러시아인과 그들의 경제, 도덕성, 미래까지 파괴하고 있다”고 지탄했다.

앞서 세계교회협의회(WCC)도 러시아 정교회의 키릴 모스크바 총대주교에게 서한을 보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설득해 침공을 중단하도록 “목소리를 높여 달라”고 촉구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푸틴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러시아의 침공이 있기 전, 우크라이나의 한 기독교 라디오 방송은 양국의 기독교인들에게 국경을 뛰어넘는 단합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유엔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OHCHR)의 발표를 인용, 2월 24일 러시아의 군사 침공이 시작된 후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이 최소 351명 사망하고 707명 부상을 당했으며, 실제 피해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국제이주기구(IOM)의 발표를 인용해 지난달 24일 이후 125만여 명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하고 430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이 겪은 가장 큰 인도적 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