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한국교회 기도회
▲‘고난받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도회’가 6일 오후 4시 사랑의교회서 열렸다. 기도회에 참석한 성도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전쟁이 속히 종식되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러시아의 일방적인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를 위해 한국교회가 기도와 도움에 나섰다. ‘고난받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도회’가 한국교회봉사단(이사장 오정현 목사, 한교봉)과 한국세계선교협의회(대표회장 주승중, 사무총장 강대흥, 이하 KWMA) 공동 주최로 6일 오후 4시 사랑의교회서 진행됐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현지 인근에 긴급 구호 실사단을 파견키로 했다.

한교봉 대표단장 김태영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기도회에서 인사말을 전한 이사장 오정현 목사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동서쪽 끝에 위치한 우리 두 나라(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는 오랜 기간 고난의 역사도 같이하고 있다”며 “군사력을 믿고 패권을 휘두르며 남의 나라를 침략하는 국가를 하나님께서는 결코 좌시하지 않으실 것이다. 70년 전 공산주의로부터 우리나라를 지켜주신 것처럼, 위급 상황에 처한 우크라이나를 눈동자처럼 지켜 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최성은 목사(지구촌교회 담임)는 “전쟁의 위협이 끝나지 않은 세계 유일 분단국가로서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위해 중보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힘없는 이들이 생명을 잃어가고, 하루하루 죽음의 공포로 연명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통곡하며 한 마음으로 기도하자. 참혹한 전쟁이 속히 멈추고 황폐한 그곳에 장미꽃이 다시 피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설교를 전한 이영훈 목사(기하성 대표총회장)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우리 삶 가운데 모든 분쟁과 다툼, 갈등은 마귀의 역사다. 마귀의 역사는 다투고 싸우고 나뉘게 한다. 반면 성령의 역사는 하나되게 하고 상처난 것을 싸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예고 없이 침공해 피 흘리는 러시아가 빨리 회개하고 군을 철수하고 평화의 관계를 맺도록 기도하자. 만군의 하나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하면 전쟁을 멈춰 주실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남아 기도하고 의를 위해 핍박받는 그리스도인들, 눈물로 나라를 지키며 고난받는 그들의 고난은 값지게 되어 천국이 그들이 것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 우크라이나 대사 “신냉전 혹은 자유민주주의의 기로”
김평원 선교사 “3천만 기독교인, 악의 세력에서 구해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반인륜적 재앙, 침묵하지 말아야”

증언을 전한 직전 우크라이나 대사 이양구 집사는 “이번 러시아의 침공은 체제 전쟁이자 가치 전쟁”이라며 “그 향방에 따라 제3차 세계대전의 서곡, 신냉전의 시작이냐 자유민주주의 확산이냐를 가름하고, 홍해의 기적이냐 아마겟돈의 서막이냐를 가르는 중차대한 시기”라고 했다.

이 집사는 “제국의 탐욕, 지도자의 오만, 인간의 한계를 보게 된다. 외롭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는 우크라이나에게 전 세계가 빚을 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어느 편에 서 있는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확산의 소명을 감당하는 기적을 보길 원한다”고 전했다.

불가리아로 대피한 뒤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으로 이동, 난민들을 지원하다 귀국한 김평원 선교사(우크라이나 전쟁대책위원회 대외관계분과장)는 “우크라이나는 세계 제2군사 강대국 러시아를 맞아, 도저히 혈과 육으로는 대적할 수 없는 영적 전투를 치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버틴 것만으로도 하나님의 기적”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한국교회 기도회
▲한국교회봉사단 이사장 오정현 목사(맨 앞줄 오른쪽에서 첫 번째) 등 주요 관계자들과 성도들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두 손 모아 기도했다. ⓒ송경호 기자
우크라이나 한국교회 기도회
▲평화 호소 메시지를 발표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우크라이나에 다시 평화가 찾아오고 인종학살적 전쟁을 멈출 수 있도록 전심으로 함께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송경호 기자
그는 “민간인을 향한 살상·잔혹행위가 더해져 민간인 사망자가 2천여 명을 넘어섰다. 세계 유산이 가득한 키이우에 탱크가 가득 메웠고, 피난민만 1만여 명이 되었으며, 향후 전쟁 난민이 1천만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약소국 우크라이나의 아픔을 함께 부담하지 않으면, 전 세계 안전이 위협받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31년 이상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선교사로 일하며 지켜본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평화와 자유를 사랑하는 민족이다. 복음을 전하는 제사장 나라로 일어서고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가 되어 왔었다”며 “이 민족과 3천만 기독교인들을 악의 세력에 방치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평화 호소 메시지를 전했다. 우크라이나정교회 성도이도 한 그는 “러시아 공격으로 인한 반인륜적 재앙을 우리 모두는 침묵할 수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이들이 방공호로 피신하고, 물과 약이 없어 고통받고 있다. 많은 집과 학교, 유치원까지도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됐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는 국제법을 위반해 무력으로 자주적 정부와 영토를 빼앗아 점령·통제하려는 것이다. 이 끔찍한 전쟁을 함께 멈추고 승리를 이끌어내도록, 우크라이나에 다시 평화가 찾아오고 인종학살적 전쟁을 멈출 수 있도록 전심으로 함께 기도해 달라”고 전했다.

이후 강대흥 선교사(KWMA 사무총장)의 인도로 중보기도 시간을 가졌으며, 이봉관 장로(국가조찬기도회 회장)가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난민들과 국민들을 위해, 이창배 선교사(우크라이나 전쟁대책위원회 난민구호분과장)가 우크라이나의 전쟁 종식을 위해 기도했다.

우크라이나 한국교회 기도회
▲우크라이나 국기를 새긴 마스크를 쓴 성도들이 전쟁이 속히 종식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격려의 말씀을 전한 류영모 목사(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는 “우크라이나는 우리와 지정학점으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서방 국가와 공산국가 사이에 있다”며 “즉각적인 철수와 화해를 촉구한다. 한국교회는 러시아 전쟁 중단 촉구에 미온적일 수 없다. 분명한 정의와 가치의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정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소강석 목사(한국교회봉사단 상임단장)는 “국가 이익이 한 생명보다 귀할 수 있는가.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많은 죄 없는 어린아이, 여인, 꽃다운 나이의 젊은 군인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며 “이 정신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우크라이나 모금 공동대표), 윤선희 소장(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가 인사말을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 주변국에 파송되는 8명의 긴급 구호단을 위해 고명진 목사(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가 파송기도를 했다. 이들은 8일부터 13일까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 머무르며 현지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도움이 필요한 구체적인 사항을 한국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