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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굴복하는 추세 분명해지면 이란, 45년 경제 제재 풀려날 수도
터키, 줄타기 대신 서구 진영 동참: 중앙亞, 자원 넘겨 주고 경제 발전

다음 차례는 중국, 결국 굴복할 것: 평화 체제 정착, 중동 기독교 부흥?

푸틴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보도 화면. ⓒ유튜브

우크라이나 사태는 그것이 단기간 내에 잘 해결되든 그렇지 않고 장기간 계속되든, 세계 공동체에 미친 여파가 지대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사태는 돌발적이거나 충동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치밀하게 추진해온 글로벌 프로젝트로서, 이제야 수면 위로 부상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엘리트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통합을 위해 글로벌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으며, 근래에 거의 완성 단계에 다다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행동은 이러한 글로벌 프로젝트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난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왜 세계는 이렇게 끝없이 갈등하며 전쟁이 끝이 없는가?’라며 그 원인은 세계가 여러 국가들로 분열되어 있어 그런 것이니, 세계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 정치적·경제적 평화를 이루고, 세계는 완전한 인류 사회(perfect society)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고대 비전(ancient vision)은 2천 년 넘도록 정치인 및 지성인들에 의해 부단히 추진되어 왔다. 그리고 지금은 이 비전이 글로벌 엘리트들의 보편 비전이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공부한 그리스 황제 알렉산더는 무력으로 세계를 통합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이러한 무력 정복에 의한 세계 통합의 야망은 제국들에 의해 시도되었으나, 세계 평화가 아닌 제국의 평화로 끝나며 결국 실패했고 제국은 붕괴했다.

성급하게 무력으로 세계를 통합하려는 방법을 비판한 임마누엘 칸트는 “단번에 무력으로나 정치적 압력으로 세계 통합을 추구하려 하지 말고, 전 단계로 법적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래서 국제연맹과 유엔(UN)이 창설되고, EU가 등장했다. G7, G20 등은 세계 통합을 가속화하는 일종의 기구이다.

이전에는 각 국가가 고유의 문화적 규범으로 통치되었으나, 지금은 로마법 사상을 기조로 국제법, 국제평화 규범, 국제인권 규범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평화 염원은 절실해졌고, 세계 통합 기제는 부단히 구축되어 왔다.

이와같은 세계 통합 실현에 가장 큰 장애물은 세계 도처에 자리잡은 민족주의와 오랜 전통을 가진 거대 종교들이다.

한 국가에서 민족주의의 마지막 보루는 군부이다. 군부는 청년 때부터 사관학교에 입학하여 ‘민족의 영광을 위하여’ 목숨 걸기를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글로벌리스트들 입장에서 군부는 거세되어야 한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시민사회와 민주주의가 발달하면서, 2차 대전 이후 군부가 빠르게 거세되었다. 한국은 1990년대 초 김영삼 정부 때 거세되었다.

여전히 군부 세력이 지배하는 국가는 중동 아랍 국가들 중 아랍연맹 진영이었다. 2011년 미국 오바마 정부는 소위 ‘아랍의 봄’ 민주화 프로젝트로 아랍 민족주의 군부가 지배하고 있는 이집트, 튀니지, 리비아 군부를 전복시켰다. 이라크 사담 후세인 군부 정권은 이전에 제거되었다. 시리아 하나 남았는데 러시아의 개입으로 실패하였다.

아랍 세계는 왕조 국가와 대통령제 국가로 나뉜다. 아랍에서 대통령들은 다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나라들이다. 사우디 등 왕조 국가들이 이슬람 종교 통치를 내세우는 반면, 대통령들은 이슬람 종교보다는 아랍 민족을 우선시했다. 왕들은 무기가 없으나 군부는 무기를 가지고 있어 위험하다.

소련 해체 이후 동구 유럽을 유럽 진영으로 끌어들인 글로벌리스트들이 마지노선인 우크라이나를 NATO에 편입시키려 하자, 러시아가 글로벌리스트들의 프로젝트에 강력 저항하며 우크라이나에 무력 공격을 했다.

러시아는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벌써 푸틴은 세계에서 히틀러같은 나쁜 사람이 되었다. 러시아 국내에서조차 반동이 감지된다. 글로벌리즘은 보편주의이다. 특수주의가 보편주의를 이기지 못한다. 특수주의는 철학적·논리적 체계가 빈약하고, 감정적·충동적으로 비춰져 중장기적으로 지지자들을 규합하기 쉽지 않다.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결국 글로벌리스트에 굴복하면, 세계 거대 문명권의 요충지 유라시아 판세가 크게 바뀔 것이다. 만약 핵무기를 사용하면, 푸틴은 유대인을 말살하려 한 히틀러가 될 것이다. 푸틴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동구 유럽은 서유럽에 완전 편입하여 유럽은 미국처럼 강화될 것이고, 미국과 유럽은 고대 로마제국의 부활로 일어나 ‘제4제국’의 기치를 들고 세계 평화 체제를 완성할 것이다(단 7장).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 내 대서양파(atlantists)와 유라시아파(eurasianists) 간 국가 노선 논쟁이 있었다. 대서양파는 서유럽과 동유럽이 하나가 되니 러시아도 들어가서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살자고 했다.

그러나 유라시아파는 서유럽이 주도하는 유럽 공동체에 가면 2등 국민 취급받게 되니, 차라리 중앙아시아, 중국, 인도, 이란 등과 지내며 리더 역할을 하자고 했다. 문제는 EU가 러시아를 거부하면서 러시아 내 대서양파가 몰락한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글로벌리스트들의 함정에 빠져 이래저래 유라시아파가 염려했던 대로 통합 유럽 앞에 2등 국민이 되어 살아가게 될 운명에 처하게 됐다.

존경받는 나라만들기국민운동본부
▲시민단체들이 서울 정동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러시아를 규탄하고 있다. ⓒ크투 DB

러시아에는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러시아는 기독교 정교회 기반이나, 소련 해체 이후 개신교가 크게 부흥했다. ‘제4제국’의 찬란한 힘과 권세 앞에 굴복하여 암울한 시대를 맞이한 러시아 교회들이 ‘영원한 제국’ 천국 소망으로 부흥하게 될 것이다.

지난 30년 동안 소련 체제에서 벗어난 동구 유럽은 서유럽의 값싼 노동력으로 빈곳을 채우며 살아갔다. 불가리아 등 동유럽 여러 나라는 청년들 보기가 힘들다. 서유럽에서 노동자로 돈을 벌고 있다. 정상적인 가정이 많지 않다. 그래도 돈이 있어야 삼성·애플 핸드폰을 사고 LG 텔레비전이나 냉장고를 살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다.

나이 많은 부모들은 ‘이게 아닌데…’ 하며 신음하고 있고, 일부 청년들은 교회로 오고 있다. 아무튼 동구 유럽의 부흥은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앞으로도 부흥은 계속될 것이나, 돈이 진짜 많아지면 부흥은 멈추고 교회는 물질주의에 빠지며 세속화가 급하게 일어날 것이다.

중동 아랍 민족주의 국가들은 오랜 동안 친소련, 친러시아 경향의 국가들이었고, 왕조 국가들은 친미 국가들이었다. 아랍 민족주의 국가 군부세력이 정권을 잃게 되자, 아랍 왕조국가들은 매우 흡족해 했다. 그리고 이라크, 이집트, 리비아, 튀니지 등에는 이슬람이 강해졌다. 민족주의가 거세되자, 이슬람주의가 압도하게 된 것이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시리아에서 이슬람 반군 세력을 지원하며 민족주의 아사드 정권을 몰아내려 한 것을 다들 생생히 기억한다. 글로벌리스트들에게는 이슬람보다 민족주의가, 이슬람보다 기독교 복음주의가 더 문제가 많은 것이다.

힌두교, 불교, 이슬람은 세계종교 통합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리스 정교는 적극 지지한다. 가톨릭과 개신교 내 WCC는 주도적으로 글로벌리즘에 헌신한다. 그러나 러시아정교와 개신교 복음주의자들은 반대한다.

특히 예수만이 유일한 구세주라고 강력 주장하는 기독교 복음주의 진영이 완전한 세계 평화를 위한 세계통합 체제 구축의 전제 조건 중의 하나인 세계종교 통합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러시아 정교회도 통합주의 진영으로 넘어갈 것이고, 복음주의자(evangelists)만 마이너리티로 지구촌에 남아 생존 투쟁을 할 것이다. 중국이나 이란에서처럼 노골적 종교박해 때문에 생존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리스트들이 규정한 인권, 동성결혼 차별금지 등 ‘글로벌 규범(global nom)’ 때문에 ‘글로벌 왕따’가 될 것이다.

러시아가 굴복하는 추세가 분명해지면, 이란은 러시아 제재로 에너지 문제에 직면한 유럽이 미국을 설득해 45년간의 경제 제재에서 풀려날 수 있다. 굳게 닫힌 이란의 개방이 이루어지면, 6백만 명의 이란 내 그리스도인들이 보다 자유롭게 될 것이다.

1992년 2,500명에 불과했던 이란 기독교가 정치 종교적 억압에서 지난 30년간 폭발적 부흥으로 600-700만 명이 되었는데,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오면 일시적으로 수 년 부흥하다 부흥이 멈추고 서서히 세속화될 것이다.

터키는 EU 가입을 신청하고 40년 이상 기다렸으나 받아주지 않자, 최근 에르도안 정부는 NATO 동맹이면서도 유럽과 중동 사이,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전략적 줄타기를 해 왔다. 이제 서구 진영으로 중심축을 옮길 것이다.

중앙아시아는 러시아 영향권 안에서 러시아의 관리를 받아 왔는데, 미국과 유럽의 관리 하에 놓이면서 사우디처럼 석유 자원 등을 넘겨주고 경제가 발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NATO군이 중앙아시아에 주둔하며 중국을 압박할 것이다. 중국은 곤혹스런 세월을 보내며 결국 굴복할 것이다.

중앙아시아 교회는 일반적 세속화 물결을 이겨야 하는데, 지금 중앙아시아 교회의 영적 역량을 볼 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여호와 창조주 하나님을 믿었으나 2천 년간 흩어져 여호와 하나님께 버려진 채 지냈고, 1948년 복귀해서도 지난 80년 동안 팔레스타인과 사실상 전쟁 상황에서 갈등하며 지냈다. 오래 동안 전쟁에 지친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평화 샬롬(salom)보다 정치적 평화(peace)를 원한다.

유대인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사실상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그 중 대부분의 엘리트들은 유대 민족주의보다는 글로벌리즘에 적극 봉사하고 있다.

특히 유발 하라리 같은 유대인 엘리트 학자들이나 조지 소로스 같은 월스트리트 대표적 금융 거부들은 유대인이면서도 ‘여호와 신이 우리 유대인에게 해준 게 뭐가 있는가? 2천 년 간 고통했다. 유럽에서 유대인들이 고통을 받을 때 뭘 도와줬는가? 그런데도 여호와 신을 믿는 유대인들은 어리석은 놈들이다’라는 식으로 여호와 하나님과 유대인들을 증오하는 수준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에서도 랍비 등 정통 유대교파 소수를 제외하고는 유대교 전통 신앙에 관심이 없다.

아랍 왕조 국가들은 오래 전부터 이스라엘을 내심 인정하고 중동 평화 체제를 원했다. 아랍 군부 세력이 거세되었으니, 이란만 잠잠히 있으면 중동 평화는 정착된다. 본래 이집트,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에는 기독교가 상당 존재했다. 중동 평화 체제에서 기독교가 부흥할지는 불분명하다.

성경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교훈이 있다. 고난과 환란이 오면 교회는 부흥하나, 평화(peace)가 오면 명목상 기독교인들만 늘어나며 세속화되어 쇠퇴했다.

최바울 선교사
40년 이상 이슬람을 연구하고 활동한 이슬람권 전문가이다. 서울대, 고려대, 아세아연합신학교 강사, 호서대 및 한동대 국제학 교수와 국제중앙아시아학회(IACAS) 회장, 한국중동학회 및 국제 NGO학회 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인터콥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