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정
▲총무 이홍정 목사. ⓒNCCK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NCCK)에서 3.1절을 앞두고 3.1운동 103주년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한반도에 형성된 분단냉전체제 극복 없이는 남북의 화해와 자주적 평화통일도, 남남갈등을 치유하는 성숙한 민주주의도, 동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도 꽃 피울 수 없다”며 “일제강점기의 식민적 근대성과 분단냉전체제를 극복하고 온전한 자주와 해방, 민주와 평화를 이루는 것이 3.1운동 103년 역사 속에서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와 한반도의 민에게 부여하는 시대적 사명”라고 전제했다.

NCCK는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이 땅의 민(民)은 주권재민의 가치를 붙들고 일어나 위기를 극복하고 새 역사를 만들어왔다”며 “구한말 동학혁명에서 3.1운동을 거쳐 ‘촛불시민혁명’으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근현대사는, 일제강점과 분단냉전을 극복하고 자주와 해방, 민주와 평화를 이루기 위한 민의 혁명의 역사요, 한민족공동체를 발전시켜온 역사의 뿌리”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오늘 다시 한 번 총체적 생명위기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 감염병 위기와 기후위기, 분단냉전과 위험사회의 위기,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분열의 위기를 일상의 삶에서 구체적으로 경험하고 있다”며 “이 위기를 상생과 평화번영의 기회로 전환하면서 생명 중심의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 이번 대통령 선거의 과정마저, 구태의 반복과 반 민주, 반 평화로의 역사적 퇴행을 심각하게 노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3년 전 그 날, 종파와 계층과 지역을 초월하여 한 마음으로 떨쳐 일어났던 3.1정신을 지금 여기에서 구현하기 위해, 주권자인 국민의 공동의 증언, 새로운 에큐메니즘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한국교회를 위시하여 모든 종교와 시민단체들이 3.1운동 103년의 역사적 의미와 주권재민 가치의 빛에서 일심동체가 되어, 온전한 자주와 해방, 민주와 평화를 향해 후퇴 없이 전진함으로, 한민족 공동체의 오늘과 내일을 다시 한 번 새롭게 세워 나가자”고 권면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3.1운동 103주년 성명서
“주권재민의 터 위에 온전한 자주와 해방, 민주와 평화를 건설하자”

우리는 오늘 3.1운동 103년의 역사를 아프게 성찰하면서 한민족공동체의 오늘과 내일을 위한 하늘의 명령을 다시 듣습니다. 우리 민족은 구한말, 대한제국의 황권의 자주와 국권의 자립을 상실하고 일제에 의해 강점당한 채 36년 간 주권을 유린당했습니다.

1945년, 일제강점기를 자주적으로 극복하지 못하고 세계냉전세력들에 의해 분단국가로 나뉜 채 미완의 해방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형성된 분단 냉전체제의 극복 없이는 남북의 화해와 자주적 평화통일도, 남남갈등을 치유하는 성숙한 민주주의도, 동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도 꽃 피울 수 없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식민적 근대성과 분단냉전체제를 극복하고 온전한 자주와 해방, 민주와 평화를 이루는 것이, 3.1운동 103년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와 한반도의 민에게 부여하는 시대적 사명입니다.

103년 전 1919년, 한반도의 민은 비록 황권과 국권은 상실되었어도 민권은 살아있다는 각오로 주권재민의 기치를 들고 한반도와 세계 도처에서 독립운동을 펼쳐나갔습니다. 3‧1운동은 민족마다 자유와 평등을 누리는 것이 정당한 권리이므로 마땅히 독립해야 한다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른 저항운동이었습니다.

3‧1운동은 일제의 왜곡된 동양평화론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대한민국의 자주독립 없이 동양과 세계의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선언하였습니다. 3‧1운동을 도모한 종교계는 광명정대한 평화적 질서를 비폭력의 원칙으로 제시하며, 비폭력 평화정신을 상징하는 직접행동으로 만세시위를 전개하였습니다.

3.1운동의 역사적 유산 중 하나는 종교가 지닌 역사변혁의 힘입니다. 동아시아 근대사의 최대 사건 중 하나인 3.1운동은 기독교와 천도교와 불교가 주축을 이루면서, 이를 신뢰한 당대의 ‘인민대중’이 계층과 지역을 막론하고 참여한 통합적 비폭력 평화운동이었습니다.

당시 한반도의 민은 독립운동을 위한 새로운 연대를 결성하기 위해, 대중화, 비폭력, 일원화를 원칙으로 관계의 망을 총동원함으로 ‘경계 넘기’의 새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일제가 한반도의 지식인들에게 정치결사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체로 활약한 33인 민족대표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평민 출신 종교인들로 구성되었고, 바로 이들이 주권재민의 새 역사를 쓴 것입니다.

3.1운동은 일제의 황국신민화가 강제되던 시절에, 제국의 신민을 민국의 국민으로, 전근대적 봉건왕조국가와 제국을 주권재민의 공화국, 대한민국으로 전환하는 역사 변혁의 혁명적 단초를 제공하였습니다.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이 땅의 민은 주권재민의 가치를 붙들고 일어나 위기를 극복하고 새 역사를 만들어왔습니다. 구한말 동학혁명에서 3.1운동을 거쳐 ‘촛불시민혁명’으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근현대사는, 일제강점과 분단냉전을 극복하고 자주와 해방, 민주와 평화를 이루기 위한 민의 혁명의 역사요, 한민족공동체를 발전시켜온 역사의 뿌리입니다.

우리는 오늘 다시 한 번 총체적 생명위기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감염병 위기와 기후위기, 분단냉전과 위험사회의 위기,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분열의 위기를 일상의 삶에서 구체적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위기를 상생과 평화번영의 기회로 전환하면서 생명 중심의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 이번 대통령선거의 과정마저, 구태의 반복과 반 민주, 반 평화로의 역사적 퇴행을 심각하게 노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분단냉전시대가 가져온 분열의 권력정치를 극복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강제된 자국중심주의를 넘어, 온전한 자주와 해방, 민주와 평화를 지속적으로 건설하기 위해 올바른 역사의 길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매우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고 한민족공동체의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주권재민의 역사를 중단 없이 이어가야 합니다. 103년 전 그 날, 종파와 계층과 지역을 초월하여 한 마음으로 떨쳐 일어났던 3.1정신을 지금 여기에서 구현하기 위해, 주권자인 국민의 공동의 증언, 새로운 에큐메니즘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한국교회를 위시하여 모든 종교와 시민단체들이, 3.1운동 103년의 역사적 의미와 주권재민의 가치의 빛에서 일심동체가 되어, 온전한 자주와 해방, 민주와 평화를 향해 후퇴 없이 전진함으로, 한민족공동체의 오늘과 내일을 다시 한 번 새롭게 세워 나갑시다.

2022년 3월 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이홍정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