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 기독교 10대 정책 발표회
▲제20대 대통령 선거 기독교 10대 정책 발표회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장헌일 목사, 더불어민주당 고영인·김회재·김진표 의원, 소강석 목사, 국민의힘 이채익·서정숙 의원. ⓒ송경호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 기독교 10대 정책 발표회’가 14일 오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최됐다.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이 시작된 가운데, 이날 발표회에서는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이하 한교총)와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대표회장 소강석 목사, 이하 기공협) 주최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인사를 초청해 기독교 관련 정책들을 청취하고 질의응답 등을 진행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진표 선대위 기독교위 위원장을 비롯해 김회재·고영인 의원이, 국민의힘에서는 선대위 이채익 기독교위 위원장과 서정숙 의원이 각각 참석했다.

2부 정책 발표회에서는 대선이 20여 일 남아서인지, 기독교계 최대 현안인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종교사학 건학이념 및 정체성 수호 등을 놓고 여야 의원들과 객석 등에서 날선 의견 대립이 펼쳐지는 등 뜨거운 분위기도 연출됐다.

◈차별금지법·건강가정기본법 등 악법 제정
국민의힘, 이재명 후보 과거 발언 놓고 공격
더불어민주당, 대다수 의원 반대한다 반박

먼저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기독교위원장 김진표 의원은 “헌법상 평등원칙이 각 분야에서 실현돼야 하므로, 차별금지법은 제정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흐름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발의된 차별금지법에 대해 기독교계의 오해가 없도록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며, 제정 과정에서 폭넓은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밝혔다.

김진표 의원은 “우려하시는 바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충분한 대화와 소통으로 합의를 이루는 과정을 충실히 이뤄나가면,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다. 곡해가 제거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법 제정을 서두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며 “이재명 후보는 지난해 한교총을 방문해 이러한 입장을 표명했고, 며칠 전 TV토론에서도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할 것이 아니다’고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에 대해선 “‘가족’ 개념을 삭제하여 동성애와 동성혼을 합법화한다는 종교계 일각의 우려를 알고 있다”며 “현재 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종교계의 오해와 곡해가 없도록 충분히 토론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기독교 10대 정책 발표회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왼쪽에서 두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이에 이채익 의원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적극 반대한다. 엊그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거론한) 이재명 후보 토론을 보면서, ‘말의 유희, 말의 잔치’라고 생각했다”며 “이재명 후보의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진정성 있는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채익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세 의원이 차별금지법을 연이어 발의하며 논란을 키웠음에도,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한 번도 없었다”며 “국민의힘은 차별과 불평등에 절대 반대하고 성소수자 인권도 존중·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인권위법에서 성적지향 포함 19개 영역에 대한 차별을 명백히 금지하고, 20여 개 넘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별도 법안 제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그럼에 성소수자·동성애자 보호를 위한 법 제정을 하자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특히 반대자들을 처벌하는 것은 반인권·반민주적이고 또 다른 차별을 야기한다. 김진표 의원님께서는 당연히 반대하시겠지만, 민주당에서 발의한 의원들이 직접 나와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그들은 이재명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과 TV토론단장 등 최측근으로 있기에, 찬성·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차별금지법과 건강가정기본법 등에 대해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합의 절차 없이 일방적 추진으로 엄청난 교계 분열과 국민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법안 제정에 반대한다”며 “거대 여당이 공수처 신설,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얼마나 많은 악법을 날치기 통과시켰나. 차별금지법마저 통과시킬 경우, 국민적 저항이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김회재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찬성하는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20대 국회 시작부터 제가 주도적으로 반대 활동을 해 왔고, 한교총과 더불어 토론회나 설명회를 여러 차례 실시했다. 민주당 내에는 같은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 대다수”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도 차별금지법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는지 여부는 공개된 바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보수 진영 내에서도 확장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고, 금태섭 전 의원도 먼저 차별금지법을 논의하자고 한 적이 있다”며 “정의당 외에 차별금지법을 당론으로 정한 정당은 없다. 그 생각의 강도는 여야가 아니라, 개별 의원의 성향에 따라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숙 의원은 “윤석열 후보는 2월 7일 ‘성소수자 인권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일부 정당에서 별도로 추진중인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주목적인 동성애자 보호와 반대자 처벌은 강행 규정으로 또 다른 역차별이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으므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분명히 발언했다”며 “반면 이재명 후보는 ‘제정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당연한 이야기를 선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도 상대 당 의원들이 가족 개념을 해체하고 구성원을 달리 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법안을 발의하셔서, 저도 발의했다. 1인 가구가 많이 생겼다지만, 그들을 담아낼 방법은 다른 법안으로 해야 한다”며 “성소수자와 양성애자 등을 다 품어야 하는가. 동성 2명이 동거해도 가족이라면, 자라나는 자녀들이 ‘가족’을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국회의 직무유기로 (공백 상태인) 낙태법도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소개했다.

◈종교사학 건학이념 수호 등 사학법 개정안
더불어민주당, 탄력적인 시행령·규칙 제안
국민의힘, 일방적 법안 통과 강도높게 비판

종교사학 건학이념과 정체성 수호에 대해 김진표 의원은 “사립학교 교사 채용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1차 필기에 한해 시도 교육감에게 위탁하여 실시하도록 했다”며 “타종교자나 사이비 종교자가 들어와 종교교육 실시에 큰 부담을 초래한다는 우려가 있어, 현재도 시도 교육감 승인 시 필기시험을 포함하지 않거나 교육감에 위탁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예외 인정을 폭넓게 운영할 수 있는, 탄력적인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기독교 10대 정책 발표회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이에 이채익 의원은 “민주당의 일방적 사학법 통과에 대해 참으로 통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종교사학 등 사립학교 인사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고 민주당은 이야기하지만, 침해될 수밖에 없는 법안이 제정됐다”며 “저희는 민주당과 입장이 다르다. 우리 당은 사학 개혁을 내세우지만, 사학 자체를 부정하고 말살하려는 개악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이채익 의원은 “교계에서 채용만 문제라고 지적하시는데, 위원회를 정치화하고 사무직원 징계에까지 간섭할 수 있다. 국가가 사립학교 교사를 뽑는 나라는 자유민주주의 선진국 중에서는 없다고 파악하고 있다”며 “일부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명분으로 전 교원을 선발하겠다는 것은 잠재적 범법자로 취급하는 것이다. 사립학교 자율성을 빼앗아 말살시키려는 법 제도를 되돌리는 것이 차기 정부의 과제”라고 말했다.

◈신천지·무속 문제
더불어민주당, 윤 후보 신천지 수사 ‘미온적’ 주장
국민의힘, 보건복지부 장관 정식 공문 때문 반박

신천지와 무속 문제도 언급됐다. 김회재 의원이 “정치에서 주술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계속 있어왔는데, 이런 고리는 끊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후보를 거론하는 것은 그렇지만, 코로나19 관련 신천지 수사 당시 대검에서 ‘강제수사 시 사전 보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검사장 출신으로서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생각한다. 수사하지 말라는 사인을 준 것 아닌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이채익 의원이 “이는 사실과 다르다. 윤 후보는 신천지에 포렌식 전문가를 투입해 방역을 적극 도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보건복지부 장관이 강제수사 미뤄 달라고 정식 공문을 보내 따른 것이고, 압수수색보다 더 광범위하게 신천지 과천본부 서버를 받아냈다”며 “신천지를 방임했다거나 무관심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후에도 서로 공방이 오가는 등 과열 양상으로 흐르자, 소강석 목사가 총평 발언으로 이들을 진정시켰다. 그는 “뜨거운 토론이 의미있게 진행되다 보면 분위기가 래디컬하게 갈 수도 있다”며 “우리가 다 같은 신앙을 가진 형제이고, 참석하신 분들도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진 너무 존경스러운 분들”이라며 “오늘은 신앙보다 정치적 진영 논리에 가깝다 보니, 감정이 격해질 수 있는 부분은 약간 아쉽다”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는 “무속이든 차별금지법이든 저도 목사로서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이 또한 정치 논리에 휩싸일 수 있다. 누가 무슨 말을 했든, 지금이 중요하다”며 “최근 발언도 중요하겠지만, 오늘 발표한 공약과 답변서가 공약적 측면이 있으니 이대로 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소 목사는 “양당 장로 의원님들께서 서로 잘하기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서 하는 것 아닌가. 한순간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후보가 내 편이어서가 아니라 기독교적 양심과 가치관과 세계관을 갖고 부족한 부분은 타일러 주시고 설득해 주시면서 각 당 기독인회 의원님들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도 서로 자주 보시는데, 국민 모두가 원하고 기독교적 가치관이 담긴 미래 사회를 위해 힘써 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정책 발표회는 김상복 목사(세계성시화운동본부 대표회장)가 공명선거 및 투표권 행사 호소문을 발표하고 기념촬영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