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인 것만 관심 갖고 현실 무시해선 안 돼
진로, 인간관계, 가정 문제 등 터놓고 대화를
교사들, 죽을 각오로 ‘가르치자’? ‘살아가자’!
교사들부터 삶 보여주며 24시간 360도 케어

다윗대통령의 저자 최하진
▲최하진 교수는 지난해 <다윗 대통령의 귀환>을 펴내기도 했다. ⓒ크투 DB
학생들에게 교사란 어떤 존재일까? 가까이하기엔 너무 멀게 느껴지는 분?

교사가 단순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업에 대한 상담만 한다면, 얼마나 삭막하겠는가. 교사 이상의 목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마치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세 번씩이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물으셨고,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셨다. 크리스천 교사의 정체성도 바로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월급 받는 직업적인 교사 이상의 사역자가 바로 예수님이 원하시는 교사가 아닐까. 주일학교 교사들 역시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학교를 운영하면서 실행한 양들(학생들)을 먹이고 보살피는 사역을 몇가지 실행했는데, 그 결과가 너무나 좋아 지면을 통해 몇 가지를 아래와 같이 나누길 원한다.

1. 교장실을 ‘우유 카페’로 만들어라

처음에는 ‘학생들과 가까이하는 교장이 되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고, 지금은 각 교사들도 교장실에서 ‘밀크 타임(milk time)’을 가지며 학생들과 화기애애한 시간을 갖는다. 교장실을 쉬는 시간 학생들을 위한 밀크 타임 공간인 우유 카페로 제공한다.

바쁜데 학생들이 시간을 뺏는다고 생각하지 말라. 그래 봤자 쉬는 시간 10분 정도다. 각 교사들은 이 시간을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한다. 우유와 간식을 먹는 동안에 아이들과 함께 대화를 이어나간다.

대화 주제는 그때그때 아이들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우유를 마시는 것은 배고픔을 채우는 것도 있겠지만, 선생님들과 교제하는 매개체이다. 자녀와 대화 없는 가정에 문제가 많듯, 학교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대화가 많은 학교는 행복한 가정과도 같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첫 번째로 말씀하신 ‘내 양을 먹이라’는 말씀은, 아마 사람들의 현실에서 필요한 것들을 먹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이었다고 해석하고 싶다. 마치 물고기를 구워 아침식사를 제자들에게 제공하며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셨듯 사람들에게는 각자 해결해야 할 인생의 문제들이 있는데, 영적인 것에만 관심을 가지고 현실적인 것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학습 및 진로 문제, 인간관계 문제, 가정의 문제 등 학생들에게도 해결해야 할 장벽들이 참 많이 있음을 발견한다.

2. 예수님이 자기 양을 위해 죽으러 오셨듯… 기독 교사의 삶이란?

만방국제학교에는 한줄의 교사선언문이 있다. “오늘도 학생을 위해 죽을 각오로 살아가자.”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내 양을 치라’고 하신 말씀에 대한 실천적 각오가 필요하다. 죽을 각오로 가르치자’가 아니라, ‘죽을 각오로 살아가자’인 점에 대해 의문이 일지 않는가?

학교 교육의 핵심은 교사다. 교사는 그저 교실에서 강의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부모들에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런데 그 리더십은 헌신에서 나온다. 교사들부터 자신의 삶을 보여주는 가르침이 필요할 때다.

학생들의 음주와 흡연을 단속하면서 부모나 교사가 애주가나 애연가라면, 그 말에 무슨 권위가 서겠는가? 교권이 무너졌다고 한숨이나 푹푹 쉴 시간에 학생 한 명에게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븐파워교육 디톡스교육
만방국제학교는 교사들이 매일 돌아가며 ‘일일 사감’을 한다. 학생들에게 보다 깊이 다가가기 위해 만든 제도이다. 김주현 교사가 사감을 하며 체험했던 이 야기를 들어보자.

“만방학교 교직원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바로 사감의 역할이다. 학교 교실에서 만나는 학생들과 생활관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 학생들은 생활관이 곧 제2의 집이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롭고 편하게 느낀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학생들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또 다른 재미도 있고, 친밀한 관계 형성에도 한 몫을 한다. 또한 학생들의 생활 전반을 면밀히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부임 후 첫 학기 사감을 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김없이 순찰을 하던 중 어떤 한 방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것을 보았다. 방에 들어가 보니, 방바닥에는 누군가가 구토를 하였고 그 더러운 바닥을 방장인 학생이 담담한 표정으로 묵묵히 걸레질을 하고 있었다. 방장 학생에게 상황을 물어보았다.

“무슨 일이니?”

“점호 이후 취침 시간이 되어 잠을 자고 있는데 2층 침대에 있는 동생이 갑자기 바닥에 구토를 했어요. 저는 1층에서 자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내가 치우는 것을 도우려고 했지만, 방장은 이왕 자신이 시작했으니 본인이 마무리까지 하겠다고 했다. 나는 일단 아픈 학생에게 약을 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 학생은 곧 다시 구토하기 시작했다. 큰일 나겠다 싶어, 학생을 사감실로 데리고 와서 사감실 침대에 눕혔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학생의 옆에서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그 학생은 자는 중간에도 뒤척였지만, 다행히 잠을 잘 잤다. 얼른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길 기다렸다. 아침에 서둘러 의무 담당 선생님께 보냈는데, 심한 배탈이 원인이었다. 이후 그 학생과 같은 셀그룹이 되면서 더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그날의 사건 때문인지 학생도 나를 더 좋아해주고 믿어주는 것 같아 기쁘다.”

3. 360도 이상의 MRI 케어

병원에 가서 MRI를 찍는 것은 우리 몸을 360도로 온몸 곳곳을 스캔해 질환을 발견하여 치료 방안을 내기 위해서다. 인간은 영혼육의 합일체이다. 그렇다면 360도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24시간이라는 시간의 차원이 추가되어야 한다. 즉, 24/360이라는 4차원 MRI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 외에도 자세와 언어습관, 식습관, 친구관계, 신앙상태 등을 스캔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상처에 대해 잘 알고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학생 스스로도 자신이 어떤 상처에 시달리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학생들의 라이프 스캐너가 되어야 한다. 학생과 가장 많은 시간을 공유하는 것은 가정보다 오히려 교사다. 만방국제학교의 24/360 케어링 시스템으로 변화된 한 학생의 편지를 소개해 보자.

“요즘 생활하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이전에 살던 때보다 훨씬 즐겁고 좋습니다. 만방에 오기 전 항상 잘못된 태도로 살았었는데, 이곳에서 점점 나아지고 있는 저를 보면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항상 남을 질투하고, 시기하고, 증오하며 살았고 경쟁하며 살았습니다. 더럽고 치사한 방법까지 쓰면서 이기려고까지 했습니다. 남의 말을 믿지 않았고 항상 의심했습니다. 왜냐하면 공부, 성적, 순위 때문이지요. 하지만 만방에서는 경쟁이 아니라 서로 축복을 해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서로 ‘성적을 떨어뜨리려고’가 아니라 서로 ‘올려주려고, 도와주려 고’ 합니다.”

4. 내 양(학생)을 어떻게 먹일 것인가?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세 번째 질문과 함께 ‘내 양을 먹이라’고 다시 말씀하신다. 결국 살리는 것은 영이다.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다. 인간의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진 보화,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을 인간답게 한다. 땅의 것에 목표를 두기보다는 하늘의 것을 향해 달려 나가는 그리스도의 진정한 제자가 되어 간다.

교육의 성공과 실패는 무엇으로 가늠할 수 있을까? 명문대학에 몇 명을 보냈느냐는 더 이상 기독 학교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지 못한다. 예수님 같은 사람을 만드는 것이 기독 학교의 목표가 아니겠는가?

많은 기독교 학교들이 교육에 대해 말할 때, 다음 구절을 인용하여 예수님을 모델로 내세운다.

“예수는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 가시더라(누가복음 2:52)”.

정말 우리 마음에 딱 와닿는 말씀이다. 몸짱, 머리짱, 영성짱, 인기짱의 자녀가 되는데, 누가 싫어하겠는가. 부모로서 자기 자식이 그야말로 ‘4짱’의 인생이 되는데 말이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어떤 동기가 있는지. 신앙도 좋고 공부도 잘해서 세상에서 성공한 인생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것만으로는 좀 부족한 것 같지는 않은가?

다윗 대통령의 귀환
▲저자가 강조하는 ‘세븐파워 인재상’. ⓒ출판사 제공
필자는 단순히 ‘4짱’의 인재를 기르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진짜 예수님을 닮은 사람’으로 만들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어떤 분이셨는지를 알고, 교육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첫째, 예수님은 다문화적(cross-cultural)이셨다.

예수님은 원래 인간의 문화가 아닌, 신성한 문화만 가지고 계신 분이셨다. 그러나 우리의 죄악으로 인해 친히 인간의 문화로 내려오기로 하신, 성육신 사건을 잘 알 것이다.

뿐만 아니다. 예수님은 주로 대화하실 때 아람어를 사용하셨는데, 아람어만 하신 것이 아니다. 십자가에 쓰인 ‘유대인의 왕’은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로 쓰였다. 예수님은 십자 은혜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모든 언어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전달하신 것이다.

우리 자녀들에게 스테레오타입(stereotype, 정형화)의 문화가 아닌, 유연한 자세로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다가가야 한다. 타문화권 사람들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로 자라나야 한다. 우리의 다음 세대야말로 전도와 선교의 귀중한 자원이 되기도 한다.

둘째, 예수님은 글로벌 비전을 갖고 계셨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사도행전 1:8)”.

예수님은 온 세상 사람들, 즉 하나님과 관계가 멀어진 지구상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과의 연합’의 축복을 주길 원하셨다. 마찬가지로 우리 자녀들도 당연히 글로벌한 비전의 사람으로 키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단순히 영어나 중국어를 잘해서 성공하고 출세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와 내 가족만 아는 폭 좁은 사람이 아니라, 타민족과도 하나 될 수 있는 진정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길러야 하는 이유가 있다. ‘땅끝까지 이르러 예수님의 증인 되기 위하여!’

셋째, 예수님은 ‘섬기는 자’로 오셨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들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가복음 10:45)”.

우리 역시 자기 이름을 높이고 떵떵거리며 소위 성공했다는 소리를 들어가며 사는 것이 인생의 진정한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섬기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온통 자기 자신만 생각한다. 그러면 짜증과 불평과 두려움과 불안과 초조함이 가득한 인생을 사는 경우를 매우 많이 발견한다. 섬기는 자가 되는 순간부터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예수님은 철저히 다문화적으로, 글로벌 비전을 가지고, 섬김의 삶을 사셨다. 우리 자녀들은 부모의 이기적인 욕구나 채워주는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이다.

우리의 다음 세대를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가? 자녀들이 타문화를 이해하며 포용하고, 글로벌 비전을 가지며 ‘4짱’의 능력을 기르고, 섬기는 자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모든 크리스천 부모들과 교사들의 소원이 되길 바란다.

우리 자녀들이 ‘꿈 너머 꿈’을 꾸는 자들로 만들어야 한다. ‘내가 세상에서 잘되는 꿈’ 너머, ‘하나님의 온전한 사람으로 온 세상에 복을 전하는 하늘의 꿈’을 꾸는 자들, 오천 명분을 혼자 먹는 자가 아닌 오천 명을 먹이고 살리는 하늘에 속한 사람들, 우리 대한민국에 차고 넘치길 기도한다.

최하진 박사
KAIST 박사, Stanford 포스트닥터를 역임한 그는 보장된 성공의 길을 뒤로하고 가족을 이끌고 해외로 자원봉사를 떠난다. 자신만을 위한 ‘저수지 인생’이 아니라 복을 흘려보내는 ‘통로 인생’의 기쁨을 누리겠다는 결심과 함께 미션필드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청년 대학생 제자들을 가르치며 섬긴다.
교육을 통해 변화되는 대학생 제자들을 보며 더 어린 청소년기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다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인재들로 자라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그는 대학교수에서 청소년 교육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중국 허허벌판에 깃발을 꽂고, 헌신된 제자들과 함께 힘을 합쳐 다음 세대를 위한 만방국제학교를 설립한다.
만방국제학교는 기존 교육 시스템에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특별한 교육 성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학생들을 배출해 내는 철학과 교육 방법을 궁금해하는 수많은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네 인생을 주님께 걸어라』, 『반응』, 『세븐파워교육』, 『디톡스교육』, 『다윗 대통령의 귀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