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체인지 한국교회
빅체인지 한국교회

최윤식·최현식 | 생명의말씀사 | 464쪽 | 27,000원

해마다 연말이 되면, 미래 예측서들이 쏟아져 나온다. 과거 20여 년 전까지는 이러한 종류의 책들을 탐독하였었다. 그러나 일반 소시민이 미래 예측서들을 읽는다고 하여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약간의 지적인 만족만을 느낄 뿐이었다.

어제 도서관에 들렀더니 신규 도서 코너에 이 책이 눈에 띄었다. ‘한국교회’라는 문구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대출을 받아 어제와 오늘 쭉 읽어 보았다.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필자의 기억으론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주제가 등장했다. 당시 모 정치인이 방송에서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하면서, 여기저기서 ‘4차 산업혁명’이 방송을 탔던 걸로 기억된다.

5-6년이 지난 지금, 선진국들을 필두로 4차 산업혁명에 속도가 서서히 붙는 것 같다. 이것이 ‘빅체인지’이다. 산업의 구조 자체가 바뀌고,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에서 저탄소와 무탄소 에너지를 향해 전환이 시작된 가운데, ESG라는 새로운 명분의 정치와 경제 질서를 앞세워 거대자본들의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진행 중이다.

1·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자크 엘룰은 ‘기술’의 가공할 위력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기술과 인간의 미래에 대해 암울한 경고를 외치는데 온 힘을 다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준 부와 편리함에 취해, 기술이 저지른 끔찍한 만행을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지경이 되었다. 그리고 본서는 그 기술의 발전이 점점 신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본서는 창세기 1장 28절을 인용하면서, 하나님의 창조적 위임에 대해 ‘다스림’을 주목하며 ‘경계, 대비, 이끎’이라는 주제로 교회와 기독교의 대 사회적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거대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교회가 빅체인지 되어야 할 부분에 대해 ‘신중년 리트릿’, ‘가정 회복’, ‘메타버스 영성’, ‘통일 준비’, ‘지구 회복’으로 제시하고 있다.

로봇 AI 손 인간 파트너 기계 관계 기술 인공지능 과학 무신론 호모 데우스 사피엔스 피조물 하나님 철학 도구 인류 타락
▲저자는 문제가 인공지능이 아니라, 신이 되려는 타락한 인간에 있다고 말한다. ⓒ픽사베이
본서에서도 밝히듯 코로나19는 말로만 떠들던 ‘4차 산업혁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모든 예측에는 오류가 동반된다. 그러나 큰 틀에서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내용들은 이미 글로벌 기업들, 자본가, 정치인들이 짜놓은 시나리오이고, 상당 부분은 현재 진행 중에 있다.

본서는 ‘교회의 생존’과 ‘교회의 본질’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필자의 목회 현장은 본서의 내용들과 상당히 큰 간격이 있지만, 본서는 세상의 흐름이 현재 기본적으로 어떻게,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큰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본서는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지만, 사실 신학자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의 대부분은 신학적인 주제들이다. 섣부른 경계, 대비, 이끎으로 해석하고 결론 내려서는 안 되는 주제들이다.

강도헌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초장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