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2022년 1월 다섯째 주
▲소강석 목사가 한기총과의 통추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다.”

얼마 전 제 친구 목사님 한 분이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목사님. 여전히 연합기관의 통합을 포기하지 않았죠? 어쩌다 이런 어렵고 큰 꿈을 꾸고 큰 일을 짊어지느라 마음고생을 하십니까? 목사님이 뭐가 부족해서 남에게 사정사정을 하고 다닙니까? 그리고 잠 못 이루는 밤을 경험하고 불면의 밤과 싸울 때도 많다지요.”

그 친구의 여러 조언을 들으면서 통합의 꿈이 마치 제 꿈인 듯, 제가 감당해야 할 미션처럼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믿음의 선배들이 갈라놓은 연합기관을 우리가 다시 하나로 만들 수 있다면 우리 생애 최고의 영광이고 가슴 뭉클한 감격과 보람이라는 사실에 심장이 뛰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방안일까 깊게 고민하면서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추진 방안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목요일에 한기총과 한교총의 통추위원 모임을 할 때 제가 이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존경하는 통추위원 여러분, 저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는 수년간 한국교회에 봉사하다가 일을 멈추고, 하나님 편으로 갈 겁니다. 조심스러우나 우리 같이 이런 꿈을 꿔 봅시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통합하되 그 안에서 다투지 않고, 자리다툼이나 돈 선거로 오욕이 없고, 대형 교단이나 작은 교단들이 각각 연합에 만족하면서 ‘형제의 연합과 동거함’의 선함과 아름다움을 꿈꿔 봅시다. 총회 정치판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목회를 하면 행복한데, 총회에 오면 가슴이 찢어진다’ 이 말이 바뀌어, ‘목회를 해도 행복하고, 연합기관이 잘 되는 것을 보면 든든하고 믿음직하여 배가 부른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연합기관을 만들어 봅시다.”

여러 이견들이 나올 수 있었지만, 부족하지만 제가 진정성이 담긴 간절한 마음으로 통합추진 방안서를 발표하자, 통추위원들께서 모두 동의해 주시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 주셨습니다. 이 회의를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신 분들도 계셨는데, 적극 지지하고 동의해 주셨습니다.

기본 추진 로드맵은 기본 합의서를 통해서 하는 것이고, 어쩌면 여러 번의 반복이 있을지 모르지만 세부 합의서 절차를 거친 후 임시총회를 통해 통합 총회를 하게 되는 거죠. 저는 통추위 위원장으로서 현 대표회장님과 충분히 논의를 거쳐서 진행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코로나를 기점으로 문화사적 대격변기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미래를 위한 전략적 플랫폼을 준비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하나 되어 ‘한국교회 미래전략연구소’, ‘기독교 사회문화연구소’와 같은 싱크탱크를 만들어서 반기독교 세력의 공격을 차단하고 한국교회 생태계를 보호해야 합니다.

창의적인 하이 콘셉트, 하이 터치를 통하여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며 허들링해야 합니다. 대정부, 대사회를 향한 원 리더십을 행사해야 합니다.

“지금이 좋은데 왜 연합기관을 통합하려고 하느냐”고 하면서, 좋은 말과 화려한 언어로 통합을 반대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분들의 의견도 충분히 들으면서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의 현실에만 안주 한다면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습니다.

짐 콜린스는 ‘Good to Great’(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을 썼지 않습니까? 그는 이 책을 쓰기 위해 5년에 걸쳐 2천여 명의 심층 인터뷰와 6천여 관련 논문을 보며, 20년 동안 살아남은 기업을 총체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좋은 것에 만족하며 위대한 삶으로 나아가지 않은 개인과 기업은 쇠락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짐 콜린스는 이 책에서 유명한 교훈을 남깁니다. “Good is the enemy of Great(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다).”

좋은 것에 취해 더 위대한 것을 생각하지 않는 기업이나 공동체는 망하게 된다는 것이죠. 한국교회 역시 좋은 것을 넘어 위대함의 세계로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연합기관의 통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이루어야 할 시대적 사명입니다. 그 역사적 사명이 저와 통추위원들 그리고 한국교회 교단장들을 통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이 일을 위해 지금까지도 매진해 왔지만, 앞으로도 더 노력할 것입니다.

좋은 것이 위대한 것의 적이기 때문에 저는 좋은 것을 넘어 위대한 세계의 길을 열어 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저의 노력과 열심으로만 되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셔야 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눈시울을 적시며 하나님께 기도를 합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