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31주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31주년 기념사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1991년 1월 박진탁 목사가 국내 최초로 생면부지 타인을 위해 신장을 기증하면서 세운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올해로 31주년을 맞았다.

이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이하 본부)는 최근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창립 31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참석 인원은 최소로 제한하는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진행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도너패밀리(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와 새생명나눔회(본부를 통해 신장을 기증하고 이식받은 이들의 모임) 및 후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30여 년간 장기기증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서 생명나눔 운동을 개척해온 본부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그간의 희망의 결실을 기념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1부 감사예배에서는 ‘한국교회 사랑의 장기기증 활성화 위원회’ 고문을 맡아 생명나눔 사역을 함께해 온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목사)가 ‘사랑과 용서와 드림과 나눔의 제물 되는 삶과 죽음’이라는 설교하고, 2부에서는 가천대길병원 흉부외과 교수이자 1997년 국내 최초로 심장·폐 동시 이식수술을 성공한 박국양 교수가 ‘심장 건강과 심장이식’을 주제로 강의했다.

박진탁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창립 31주년 기념사 중인 본부 이사장 박진탁 목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3부부터는 본격적인 창립 31주년 기념식이 진행됐다. 본부 이사장 박진탁 목사가 기념사를 통해 “지난 30여 년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생명나눔운동은 사명이자 보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진 ‘생명나눔 STORY’에서는 먼저 순수 신장기증인 구신용 목사(인애교회 담임)와 본부를 통해 신장을 이식받은 김용섭 목사가 함께 단상에 올랐다. 김 목사는 “암흑 같았던 인생이 장기이식이라는 한 줄기 빛을 만나 다시 밝게 빛날 수 있었다”며 신장이식 이후 달라진 삶에 대해 이야기한 데 이어, 기증인에게 보내는 감사편지를 낭독했다. 이에 구 목사는 “김 목사님처럼 제 신장을 기증받은 이식인도 건강하게 살아가실 것을 생각하면, 생명을 나눈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김 목사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김동엽 구신용 김용섭
▲(왼쪽부터 순서대로) 본부 김동엽 목사, 순수 신장기증인 구신용 목사, 신장이식인 김용섭 목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이날 행사에는 도너패밀리 강호 목사와 장부순 씨도 참석해, 뇌사 장기기증으로 사랑하는 자녀와 가슴 아픈 이별을 했던 경험을 나누며 생명나눔의 고귀한 가치를 알렸다.

끝으로 연예인 중 장기기증 캠페인 최다 참여자이자 본부 홍보대사인 방송인 에바 포피엘 씨를 비롯해, 고액 후원자 모임인 ‘그린도너스클럽’의 회원이자 그동안 8천명이 넘는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를 모집한 김일두 씨(암웨이미래재단 친선대사), 최근 ‘그린도너스클럽’ 회원이 되어 생명나눔 활성화를 돕고 있는 이택헌 대표(화이버텍 대표이사)가 나서 기부의 의미를 나누었다.

본부 상임이사 김동엽 목사는 “본부의 기적 같은 생명나눔의 역사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동역해 주셨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 만들어갈 새로운 역사에도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함께해 준다면, 질병으로 고통받은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물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장기기증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본부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을 시작해 지난 31년 동안 110만 여 명의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모집했다. 또한 생명나눔 문화 활성화와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을 위한 예우를 강화하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조례 제정 및 장기이식법 개정에 힘쓰며, 생명을 나누는 아름다운 실천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