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대법원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
▲미 연방대법원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
미 연방대법원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이 올해 은퇴한다. 대법관은 종신직으로 스스로 사임하기 전까지 공석이 발생하지 않는데,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후임 대법관을 임명할 기회를 얻었다.

에포크타임스에 따르면, 척 슈머 미국 상원의장(민주당)은 26일 성명을 내고 브라이어 대법관이 올 여름 회기가 끝나면 대법관직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에서 진보 그룹에 속하는 브라이어 대법관은 올해 83세로, 9명의 연방대법관 중 가장 고령이다. 지난 1994년 민주당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지명을 받아 28년째 근무 중이다.

브라이어 대법관의 후임으로는 ‘흑인 여성’이 거론되고 있다. 백악관은 작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동안 연방대법원에 공석이 생기면 흑인 여성을 후임에 지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후임자에 대한 의회 승인은 상원에서 결정되는데,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은 50대 50으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갖고 있다.

좌파 활동가들과 진보 측 의원들은 2020년부터 최고령자인 브라이어 대법관의 사퇴를 요구해 왔다.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의 흑인 여성 대법관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대법원에 공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법원은 보수와 진보의 구도가 6대 3이다. 그러나 진보 성향 브라이어 대법관은 대법관들이 정치적 판단을 내린다는 주장에 반대했다.

그는 과거 하버드대 로스쿨 강연에서 “판사로서 30년이 넘는 경험을 통해 남녀 판사들 모두 사법 선서를 할 때 진심으로 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은 자신을 임명해 준 정당이 아니라 법치주의에 따른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이 판사를 ‘법복 입은 정치인’으로 본다면 법원과 법치에 대한 신뢰는 하락하고 입법부와 행정부에 대한 견제자로서 법원의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대법관은 스스로 사법부를 약화시키는 어리석은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