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의 설교와 예배
작은 교회의 설교와 예배

윌리엄 윌리몬, 로버트 윌슨 | 전의우 역 | 비아토르 | 192쪽 | 10,000원

얼마 전 읽은 책은 사회 상황을 서술한 글을 어떤 책에서 인용했는데, 지금의 사회현실을 제대로 묘사한 것같아 강한 공감을 느꼈었다. 그 책에서 인용한 시대는 무려 수십년 전 사회상황을 분석한 것이었는데, 지금의 시대 상황을 묘사한 듯 느껴져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런 것 같다. 가끔 책 중에서도 옛날 책이면서도 지금 읽어도 신선하고 시대적 간극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책이 있다. 심지어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도 지금에도 별반 수정 없이도 무리 없이 거의 그대로 적용해도 무방할 듯한 것들도 있다. 그것은 현상만 다를 뿐 문제는 반복되고, 그 원인도 그럴 때가 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새로운 이단 같지만 교부 시대에 존재했던 이단이 그저 약간의 스타일과 형식만 달리할 뿐 거의 똑같은 가르침의 모습을 보일 때가 적지 않다.

그러기에 이단과의 싸움에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그들 개개의 교리와의 싸움도 중요하겠지만, 오히려 복음이 무엇이고 우리가 지금 붙들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되새기는 것이 더 근본적일 때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교회와 공동체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도 그렇다.

이번에 읽은 비아토르에서 나온 윌리엄 윌리몬과 로버트 윌슨의 <작은 교회의 설교와 예배>도 그런 책에 속한 것 같다. 이 책은 코로나 상황에서 대형집회와 예배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비대면이나 소규모모임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현대 교회의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 여러 가지 형태의 작은 교회들의 등장과 그 대안 모임이 조금씩 더 주목받는 시점에서, 교회에 대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보게 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처음에 이 책에 대한 소개를 보고 주제와 관점에 괜찮아 보여 구입해 읽다 보니, 미국이란 상황의 작은 교회라는 특수성이 우리나라의 지금 상황에 놓여 있는 작은 교회들과는 미세한 차이가 느껴졌다.

그러다가 우연히 원서의 출간일을 확인해 보니, 1980년임을 알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1983년 번역 출간되었던 책을 다시 번역해 출간한 것이다(번역을 전의우 목사님이 하셔서 더 신뢰하고 읽을 만하다).

작은 교회 언덕 해 빛 햇살 구름 하늘 소금
▲ⓒ픽사베이
40년이란 큰 시대적 간격을 둠에도 이 책은 올드하지 않고, 목사들이나 작은 교회 리더들이라면, 아니 모든 평신도들이 꼭 한 번쯤 읽으며 같이 나누어 볼 만한 책이다.

이 책에서 언급하듯 공동체가 작은 교회로 존재하는 이유는 서로 다를 수 있을지 모르고, 그로 인한 열등감이나 위축, 큰 교회에서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이나 이점을 갖지 못해 오는 답답함이나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작은 교회가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공동체성을 이루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꼭 작은 교회가 아니더라도 교회와 공동체 속에서 가지고 있는 여러 예배의 요소들의 의미와 본질, 또 그것을 어떻게 잘 행해 나갈지를 보여준다.

그런데 저자는 작은교회가 그리 인기있을 수 없음을, 또 복음의 원칙을 지켜나감이 그렇게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없음도 이야기한다(특히 설교에서).

앞서 시대와 상관없이 교회와 공동체의 문제는 반복되듯, 무엇보다 구약의 선지자뿐만 아니라 예수님도 그러셨듯 적지 않은 경우 복음의 메시지는 성전이 아니라 광야에서 선포되고 또 그 선포는 인기 없었던 것처럼 이 시대는 교회의 외형과 그 안락함, 그리고 목회자의 세련된 화술에 현혹될 때가 많았음을 우리는 상기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교회 환경의 변화, 그리고 교회의 많은 실수와 죄로 인한 이 시대 사람들만이 아니라 성도들도 교회에 대한 회의를 많이 느끼는 시점에서, 이 책은 다시 우리들이 주목하고 읽어야 할 책이다.

문양호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함께만들어가는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