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로이드 존스의 복 있는 사람
마틴 로이드 존스의 복 있는 사람

마틴 로이드 존스 | 홍종락 역 | 두란노 | 196쪽 | 11,000원

새해가 되면 우리는 서로에게 복을 빌어준다. 우리는 얼마든지 서로를 위해 복을 빌어줄 수 있지만, 복을 실제로 주는 이는 따로 있다. 세상은 누가 복을 주는지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뭔가 서로에게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복을 빈다.

그리스도인은 어떤가? 그들은 “온갖 좋은 은사와 온전한 선물이 다 위로부터”, 곧 하나님께로부터 내려온다는 걸 알고 믿는다(약 1:17). 복 주는 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이들과 아는 이들이 비는 소원은 뭔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시편은 믿음의 선배들이 하나님과 친밀한 사귐 속에서 그리고 그들의 삶 속에서 하나님께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드린 찬양과 탄원과 감사가 담긴 찬송시다. 다윗, 솔로몬 그리고 여러 저자를 통해 하나님은 성령의 감동으로 신적 권위와 무궁한 지혜가 담긴 시를 모든 믿음의 후손에게 남겨주셨다.

총 150편의 시의 서론이며 전체적인 핵심을 요약한 시로써, 시편 1편은 우리가 매년 아니 항상 바라는 ‘복’을 노래한다. 그리고 20세기 최고의 강해 설교자 마틴 로이드 존스는 이 시편을 통해 참된 복이 무엇인지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야 하는 복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전달한다.

두란노에서 2021년 출간된 <마틴 로이드 존스의 복 있는 사람>은 한 달 전에 출간된 <마틴 로이드 존스의 내 구주 예수>와 비슷한 구성을 갖춘다.

총 4장으로 1장은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라는 제목으로 ‘행복한 삶을 위한 유일한 길’을 설명하고, 2장은 ‘바람에 나는 겨와 같도다‘라는 제목으로 ‘하나님 없는 자들의 실상’을 묘사한다. 3장에선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되어’라는 제목으로 ‘영원히 마르지 않는 인생의 복’을 그리스도인이 얻었다고 선포하고, 마지막 4장은 ‘의인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의 길은 망하리로다’라는 제목으로 ‘우리 앞에 놓인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촉구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마틴 로이드 존스의 복 있는 사람>은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가 시편 1편을 네 차례 설교한 내용을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참고: https://www.mljtrust.org/audio-sermons/psalms/1/).

그러므로 1-4장 각각이 훌륭한 강해 설교로서 기승전결을 가지고 있고 시리즈 설교로서 전체적으로 참된 행복(원제 True Happiness)이 무엇인지 핵심적으로 다루고 있다.

로이드 존스 목사의 특징은 구어체 설교가 문어체로 읽기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허튼소리가 없고 불필요하거나 장황한 설명이 없으며, 핵심을 정확하게 그리고 호소력 있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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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복 있는 사람>을 읽을 때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로이드 존스가 ‘겨와 같은’ 악인의 삶을 얼마나 생생하게 묘사하는지(전적 타락), 또한 ‘시냇가에 심겨진 나무’인 의인의 삶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심겨야’ 한다는 것, 즉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와 주권적인 역사가 임해야 한다는 것을 얼마나 강조하는지 깊이 체험했을 때이다.

청교도 신앙을 이어받았다고 평가받는 로이드 존스는 개혁주의 신학의 정수인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그리스도, 오직 성경,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매 설교 때마다 탁월하게 강조한다.

또한 로이드 존스는 이 설교와 책을 통해 청자와 독자에게 선택을 요구한다. 사도의 복음 전파는 듣는 이들의 이해와 감동뿐만 아니라 의지적인 순종을 요구했는데, 마찬가지로 저자는 독자가 책을 통해 설명한 무의미하고 하나의 가치도 없는 겨와 같은 인생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은혜로 시냇가에 심겨진 나무처럼 형통하고 마르지 않는 잎사귀를 가진 영생의 삶을 누릴 것인지 선택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철저하고 신실한 강해를 통해 복과 화를 분명하게 제시했기 때문에 누구나 ‘복’을 선택할 수밖에 없으나, 죄인은 빛을 미워하여 어둠 가운데 머물기를 원하기 때문에 저자는 은혜받은 죄인으로서 은혜가 필요한 또 다른 죄인이 성경의 부르심에 귀를 기울이길 간절히 원하는 마음으로 호소한다.

세상 모든 사람은 복을 원한다. 심지어 악한 일을 행하는 이도 그 동기는 자기의 유익, 자신이 얻을 복에서 흘러나온다. 유한한 인생을 살면서 일시적으로 누릴 복을 추구하는 인생은 영원의 관점에서 복이 없는 인생이다. 모든 걸 누려봤던 솔로몬이 말한 것처럼 헛된 삶을 사는 것이다.

왜 그런가? 그리스도인이 믿는 것처럼 모든 복의 근원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그분과 관계가 단절되어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날리는 겨와 같은 삶이 어떻게 복이 있겠는가? 모든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께 심긴 자, 예수님의 표현에 따르면, 그분 안에 거하는 자는 참으로 복이 있다.

영원히 떠나지 않고 그리스도 안에서 무궁하고 풍성한 사랑을 끊김 없이 쏟아주실 분과 맺어진 영원한 관계 때문이다.

처음에 <복 있는 사람>을 읽으면서 ‘저자가 시편 1편을 풀면서 너무(?) 복음에 관한 내용을 쏟아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하지만 복음 없이 복 있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복음이야말로 참된 복 중의 복이고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이며 이생과 내생에 받을 모든 복의 뿌리가 되는 복이다. 그러므로 복음을 떠나 복을 얻기를 바라는 것, 복음을 듣지 못한 채 복을 추구하는 인생은 터무니없고 가망이 없다.

새해 우리가 비는 복이 어떤 복인지, 또 어떤 복에 근거하는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로 인해 하나님 은혜로 풍성히 누리고 있는 복을 제대로 누리게 하는 복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새해 복음으로 얻은 최고의 복을 간과한 채 터진 웅덩이 같은 복을 구하지 않고, 도리어 복중의 복인 복음 안에서 이미 얻은 모든 복을 풍성히 누리기를 서로를 위해 빌어주기 원한다. <복 있는 사람>을 통해 받은 복을 헤아려 보는 시간을 모든 독자가 갖기 원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